안녕하세요
처음 써보는 글입니다.
치덕치덕 비가 오는 쬰쬰한 오늘 업무가
마무리되고 회사 컴 깨작깨작 거리고 있는데
문자가 하나 오더군요.
"붕어야 혹시 오빠 돈 좀 빌려줄 수 있어?
월요일 안에 줄 수 있는데."
빠밤~ 드디어 저한테
사기치는 놈이 나타난겁니다.
빠밤은 개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려는 찰나
예전에 봤던 스팸전화 역관광 글이 떠오르더군요!
(그림파일 참조!)
이자식 한번 엿 먹어봐라! 이 생각에
저는 붕어가 빙의되어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얼마?"
그러자
"얼마나 빌려줄 수 있어?"
팔십정도 필요한데.." 라고 답문이 오더군요.
저는 입가의 조커의 웃음을 띄우며
"통장에 180정도 있어. 80만 빌려주면 되?
빌려주면 뭐 해줄거야?" 라고 애교드립을 쳤드랬죠.
바로 날아오는 문자 왈
"ㅋ오빠가 뽀뽀해줄께 농담이고
맛난 거 사줄께 그럼 백이십까지
빌려줄 수 있어?"
여기서 제 머리 속에 햄스터 쳇바퀴가
덜그럭 거리면서 신속하게 회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아! 가상으로 살을 내주고 뼈를 가르는 전법으로(맞나?)
나가기로 했죠!
그렇게 머리속 햄스터를 채찍질 하고 있을 때쯤
전화가 왔습니다!!
콩닥콩닥!
전화는 일단 받지 않고!
"나 회사라 전화 못받어 지금 여분 통장에
180있는데 20 넣어주면 200 쏴줄께 계좌번호 줘ㅋ
나 회 사줘야 해!!" 라고 애교 뿡뿡 꼈습니다.
그러자 조금 이따가
"회 콜ㅋㅋ 쌩유 국민0000000000
백팔십만 빌려줘 지금 바로 계좌로
쏴줄 수 있어?" 라고 하더군요
이봐 내가 정말 붕어로 느껴지는가...
후후후후후.... 철저히 짖밟아 주겠서!!
저는 약간 시간의 뜸을 들인 후 " 이거 적립식 통장이라
200 채워야 인출 가능해;;; 신한000000000 여기로
20넣으면 바로 200쏴줄께" 라고 칸느 남우주연상급 연기로
혼을 실어 손가락으로 적었습니다.
(적립식 통장이 어느정도 금액이 차야 인출가능하단 말도 안되는
드립을 친게 약간 마음에 걸렸죠;;;)
이러고 시간이 10분 넘게 흘렀죠.
저는 시간이 좀 흐르자 사기꾼 눈치 챘군 쳇... 이러면서 마저 업무를
하고 있었죠.
드르르르륵 문자가 왔습니다.
오
설마
걸려든건가!!
" 민영아 보냈어 근데 예금주가
다른 성씨야.. 잘 보낸거지? 암튼
빨리 좀 부탁해."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성공!!!!!!!!!
통장을 확인해 보니!!
20만원이 입금되어있었습니다!!
저는 그리스전 골을 넣었던 박지성 세레모니를
하며 혼자 신나 하였죠.
이 멍청이 사기꾼!! 으하하하하하
근데,
읭?
읭?
읭?
민영?
민영?...............민영!!!!!
(민영은 가명임)
왓 더 뻑!
순간 갑자기 빙의되었던 제 붕어의 혼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버렸습니다...
2년 전 폰을 바꾼 후 자꾸 모르는 분들이 연락이 왔었더랬죠
(빌어먹을 대리점이 전에 쓰던 폰번호를 준겁니다. 이건 대책이 없다고
하여 그냥 쓰고 있었죠..)
허구헌날 "민영아 뭐해?" 이런 문자가 수시로 왔더랬죠.
(가끔 남자가 유혹하는 문자도 오고..... 어린이집 문자도 오는데 말이죠...후...)
제가 이 번호를 2년 동안 쓰는 동안에도 잘못 온 문자오면 생까지 않고
정중히 민영씨 폰 아닙니다라고 하며 제발 개인정보랑 지인 연락들이
저한테 오고있으니 민영씨 만나면 연락처 바뀌었다고 사람들에게 알리세요. 라고
전해달라고 답문을 보냈습니다.( 내 문자료!!!!!!!!!)
그니까 음...... 아.....
사기꾼이 아니라 전 핸드폰 주인 지인에게
제가 사기친 꼴이 된거죠......
아......
망할......
갑자기 사기꾼을 처단하려는 처형자의 마인드에서
염통이 긴장되어 쫄깃해 오는 사기꾼이 되버린 이 기분....
소심한 저는 바로 20만원을 그 분에게 입금 한 후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장난 치는 줄
알았는데 전 핸드폰번호 지인이셨군요;;라고
다시 그 분 계좌로 돈 20 다시 넣어드렸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김민영씨 폰 아닌가요?"
아...
저는 제 폰번호 전에 쓰시던 분이 그분이라고
저는 그 사람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화나고 황당하셨는지
다음부터는 알아보고 장난치라고 하더라고요
당하는 사람 입장 생각해보라고..
저는 재차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저는 항상 하던데로 그 분께 김민영씨 정보 문자와
지인 연락이 저한테 온다고 좀 연락처 바뀌었다고
알리고 다니라고 부탁드렸습니다.(이제 이 말 지겨워!!!!)
저 진짜 김민영 씨 (가명) 이 분 만나뵙고싶습니다!!!
덕분에 강남구청에 제 폰번호가 등록되어 자외선 경보 내리면
문자로 알려줘요... 심지어 해제되었다고도...
그 놈의 마에스트로 아저씨 정장 세일한다고 문자 자주 오고!
킴스클럽 세일정보 제발 그만!!!!!
출신 대학교 정모 소식 으아아아악!!
난 남잔대 여자대학교 정모 몰래 갈 수도 없다구!!!
이상 내 나이 29
얼떨결에 사기꾼이 되버린 경험기였습니다.
뒤늦게 오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유인들 참 좋아요~
하지만 저주는 사양하겠습니다.
저 11월에 품절됩니다.
지은아 사랑해!!!
으아 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