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리라하우스~
1.
오랫만에 아버지와 라면가게에 갔다. 잇푸도(一風堂:잇푸도는 일본의 초 유명 라면 체인점-역주)
라는 가게다.
아버지 「어이!」
아들 「아! 아버지다. 여기야 여기! 왜 늦었어?」
아버지 「미안-, 역시 난 몹쓸 아버지라···.」
아들 「아니아니,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어요.」
가게 안
아버지 「이런 가게는 여자친구랑 다니겠지?」
아들 「여자친구 없어」
아버지 「에이, 이 아빠한테 숨길게 뭐 있어. 있지?」
아들 「응, 있어」
아버지 「좋구나, 21세. 청춘이야―.」
아들 「그래?」
아버지 「아무렴, 좋지. 봄을 파는 그대의 이름은 청춘-」
아들 「봄을 팔다니! 그건 매춘이잖아! 도대체 무슨 말하는거야. 하여간 주문부터...」
아버지 「좋아, 주문하자. 웨이트레스씨- 저기, 연대 보증인이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들 「무슨 부탁을 하는거야! 메뉴를 보고 말해! 난 보통 라면」
아버지 「그럼 나는 보통 컵라면.」
아들 「컵라면이 라면집에 왜 있어!」
웨이트레스 「잘 알았습니다.」
아들 「있었나!」
아버지 「아, 미안, 여기 맥주 있습니까?」
웨이트레스 「네, 있어요」
아버지 「그럼 됐어」
아들 「뭣때문에 물어본거야!」
웨이트레스 「잘 알겠습니다」
아들 「당신도 뭘 잘 알겠다는거야! 으하!」
아버지 「그렇지만 조금 놀랬는데. 니가 날 불러내다니」
아들 「아,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아버지 「아니 설마. . . 난 진짜 아버지가 아니라던가. . .」
아들 「말 끊지 마요! 내 장래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 .」
띠리리릿- 띠리리릿-
아버지 「잠깐만. 회사에서 온 전화다. 네, 여보세요 잇푸도입니다.」
아들 「아빠 여기 점원 아니잖아!!」
아버지 「여보세요, 이봐! 지금 식사 중인거 보고도 몰라!? 끊어!」
아들 「아빠, 전화인데 뭘 보고도 몰라요!」
전화를 끊고-
아버지 「미안, 미안. 그래서 이야기가 뭐야?」
아들 「아, 나 음악 쪽으로 나갈 생각이야.」
아버지 「뭐? 잘 못들었어. 뭐라고?」
아들 「에- 음악 쪽으로 나가고 싶다구요! 그래서 여기 데려온 거에요.」
아버지 「그런가, 난 찬성이다! 다만 네 아버지가 알면 뭐라고 말할까. . .」
아들 「당신 누구야!」
문득 아버지가 옆을 지나가던 웨이트레스를 불러서-
아버지 「아, 웨이트레스씨. 이걸 저쪽의 손님에게」
아들 「응? 뭔데? 뭘 건내주라는거야?」
아버지 「계산서」
아들 「계산서 건네주지 마!」
웨이트레스가 가버리고-
아버지 「물론 그건 농담이고, 오늘 라면값은 이 아버지가 더치페이로 쏘마」
아들 「더치페이로 뭘 쏜다는거야! 다 산다면 모를까」
아버지 「그래 그래, 내가 다 쏠께」
아들 「됐어요, 제가 초대했으니까 제가 낼께요 」
아버지 「아, 신경쓰지 마. 어차피 더러운 돈이다.」
아들 「뭐가 더러운 돈이야!」
아버지 「다 먹었으면 슬슬 돌아가자구. 그런데 밴드라면 난 드럼을 맡으면 되는거야?」
아들 「아빠는 됐어!」
2.
여고생 흉내를 내고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
나 「안녕하세요. 아야카라고 하는데요, 문자 친구를 갖고 싶어서 문자 보냈어요.
괜찮으면 답장해 주세요 >o< 」
그러자 곧 답장이 왔다.
아버지 「난 대학생인데, 괜찮다면 이쪽에서 먼저 부탁하고 싶은걸?」
...아버지....
3.
우리 아버지(50세), 요즘들어 애니메이션에 슬슬 취미가 동하는지 짬이 나면 거실에서
애니를 보고 있는 내 옆으로 다가와 같이 시청을 하곤 해.
그렇지만 재미가 없다 싶으면 10분도 못 견디고 금방 자리를 떠. 온전히 끝까지 본 건
「충사」하나 뿐일 정도야. 그나마도「어느 놈이 우리 편이고 어느 놈이 적인지 전혀
모르겠구만」같은 푸념 뿐이었지.
그러나 하루히의 우울 제 4화. 아버지는 하루히 첫 시청이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난해한
작품이다보니 이런 저런 질문을 해왔는데「어째서 저 애는 간호사 옷을 입는거야?」같은
질문도 하면서 군데군데 몇몇 장면에서 킥킥 웃기까지 하는거야.
아무래도 마음에 드신 것 같다.
No.2140236 사실은 아저씨 전용 애니였단 말인가! ...라고 말하는 나도 서른이지만...
No.2140238 1화부터 보는 것보다 4화부터 보는 게 이해가 빠를지도.
No.2140242 난해하달까, 설명이 없어.
No.2140250 부모님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다니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No.2140258
>부모와 함께 애니메이션 보다니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내 여동생은 저녁 식사 때 가족을 모아놓고 EVA 감상회를 열고 있었던...
지금은 탈 오타쿠화했지만, 그 때 이야기를 하면 울상을 지으며 당황하기 때문에
재밌다.
No.2140292
>그나마도「어느 놈이 우리 편이고 어느 놈이 적인지 전혀 모르겠구만」
가르쳐 줘 ㅋ
No.2140307 아버지가 우주 전함 야마토 오타쿠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무의식 중에
오타쿠 영재교육을 받았다. 현재 서른살의 이 몸은.
No.2140309 우리 집은 어머니가 타카하시 루미꼬 빠순이라...
(타카하시 루미코: 란마 1/2, 메종일각 등:역주)
No.2140382 우리 부모님은 명작 극장같은 한가한 스토리 템포이거나 한 눈에 좋은 놈
나쁜 놈을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 조형이 아니면 뇌가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 잘생긴
적 캐릭터같이 선과 악의 구분이 바뀐 디자인이면「어째서 나쁜 놈인데 멋지게 생긴겨?」
라면서 이해 불능
No.2140384
> 아버지가 우주 전함 야마토 오타쿠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무의식 중에 오타쿠 영재
교육을 받았다. 현재 서른살의 이 몸은.
나는 그 반대. 어릴 적엔 아버지가 채널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없었다 (몰래 보다가 걸리면 주먹이 날아왔지) 회사에 취직하고 나서는 곧 자취를
시작해서 첫 보너스로 비디오 데크와 24인치 TV를 사서 그대로 쭉...orz
No.2140386 아버지(50세)는 너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공통의 화제를
갖고 싶어서 말이야. 비유하자면 접대 애니메이션 시청이랄까. 4.
225 이름: 생선 입에 문 무명씨:2005/09/09(금) 18:31:55 ID:g8cLtsdM
우리 아버지와 그 친구와 함께 셋이 술을 마시고 있었어.
그런데 헤롱헤롱 취한 아버지의 친구가, 실은 아직도 아버지가 아직 동정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부정했지만 아무래도 사실인것 같다.
52살에 아직 동정이라면, 남은 인생 중에 동정을 버릴 수 있을 리 없다.
설마 가족 중에 평생동정인 녀석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쇼크를 받았다.
226 이름: 생선 입에 문 무명씨:2005/09/10(토) 12:22:47 ID:Y8Srgw27
쇼크를 받아야 할 부분이 조금 틀린 것 같은데…
5.
방금 전에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어.
"외국 인터넷에는 어떻게 접속하는거야? 출장때문에 외국에 있는 호텔을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싶은데,
역시 영어 PC가 아니면 안 되겠지? 여보세요? 왜 웃는데?"
6.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는 그녀를, 모처럼 자택에 초대해서 식탁에서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뽀오오옹-
전원 「······」
분명히 여자친구다. 그녀의 엉덩이에서 난 소리다. 틀림없다.
그러나 그 순간 어머니가 아버지의 무릎을 탁 치며「아니 여보! 이런 실례를!」하며 재빨리 커버!
나이스다. 과연 어머니! 센스최고! 나는 어머니와 하이파이브라도 하고 싶은 느낌이었지만 참았다.
그러나 아버지는「아니, 나 아냐! 왜 이래?」
아아, 아버지. 왜 거기서 정색을 하십니까? 모처럼 좋게 좋게 흘러가는 분위기였는데?
설마, 장래 며느리될 사람에게「난 방귀따위는 뀌지 않는 멋쟁이 시아버지입니다」라고 말하고
싶기라도 하신 겁니까?
그 상황에서 내가 초조한 나머지「미안, 나야!」라고, 나라도 커버해줄 생각으로 말했지만, 그녀는
「···죄송합니다. 저였습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해 버렸다.
내가 그녀를 어떻게든 구하려고 고민하고 있던 그 상황. 아버지는「어제는 김치 먹었어? 그런 냄새가
나는데?」하고 혼자 껄껄 웃으면서 말씀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때 아버지가 정리해고 된 이유를 실감했다.
7.
한달 전 쯤인가? 갑자기 옛날 패밀리 게임들이 하고 싶어져서 대뜸 본체와 트윈비 게임을 중고로 샀다.
하지만 막상 사놓고 나니 하기가 싫어져서 그냥 내 방에 쳐박아두었는데...
어느 날 집에 돌아와보니 아버지가 내 방에 멋대로 들어와 트윈비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마침 잘 왔다는 듯이 물었다.
「야 마침 잘 왔다! 아들, 여기는 어떻게 하면 깰 수 있냐? 매번 같은 곳에서 죽거든?」
화면을 보자 데모 화면이었다.
8.
아버지가 회사에서 받아온 생활 조사류의 소비자 앙케이트(좋아하는 기업은? / 무엇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즐겁습니까? / 어떤 기업의 제품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까? 등의 앙케이트)를 하시던 중이었다. 50페이지에
달하는 질문 책자에 열심히 임하고 있하던 아버지였지만 잠시 후, 너무 질문이 많아 짜증이 나셨는지
「이런 건 누가 대답해도 마찬가지니까, 니가 좀 해줘」라고 나에게 맡겨왔다. 어쩔 수 없이 앙케이트를 받은
나는 아버지가 지금까지 앙케이트에 어떻게 대답하고 있었는지를 넘겨봤는데...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의 경우
「명예를 얻는 것」
「많은 소득을 얻는 것」
「사회와 어울리는 것」
「취미를 즐기는 것」
등의 많은 끌리는 선택사항이 있었음에도
「내 아이」라는 보기에 ○가 붙어 있었다.
그 외에도
「당신의 인생을 바꾼 사람은?」
「당신이 가장 소중히 하는 시간은?」
이라는 질문에
「아내」
「아내와 보내는 시간」
이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나중에 몰래 어머니에게 그것을 가르쳐주자 어머니는 이상할 정도로 수줍어하면서
좋아하셨다. 거기까지는 무척 아름다운 장면이었지만...
그러나 앙케이트의 후반은 내가 전부 대답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아하는 기업이 디즈니·닌텐도·코나미·남코·시세이도에다가 콜라겐이나 히알론산의 기능에 이상할 정도로
관심많은 57세 남성이라는 기분 나쁜 인물상이 완성되어 버렸다.
9.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건축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이
「오늘은 교도소 보수공사에 다녀올거야. 좀 늦을지도 모르겠어」
라며 아침 일찍 나간 그날 저녁. 저와 유치원생인 딸이 버스를 타고 있을 때, 갑자기 딸이 던진 한 마디.
「아빠, 오늘 빨리 교도소에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미묘하게 얼어붙은 버스 안의 분위기. 그렇다고 해명하기도 그렇고, 전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습니다.
10.
지부리에서 애니메이션 화까지 된 바 있는 2차대전 배경의 반전소설 "반딧불의 묘".
그 원작자 노사카 아키유키에 관한, 유명한 일화.
노사카의 딸이 학교에서 국어수업을 하던 도중, 아버지의 그 작품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선생님이
「이 작품을 집필했을 당시, 저자의 심경을 대답하라」
라는 문제를 숙제로 내었는데, 딸은 집에 돌아가서 곧장 아버지에게 물었다.
「그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마감에 쫓겨 필사적이었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서 그대로 답한 딸은 오답판정을 받았다.
11.
우리 집의 고양이는 귀가하는 아버지를 현관에서 마중나가는 것이 일과였다.
오늘도 저녁의 그 시간이 되면 현관 앞에 앉아있었다.
그렇지만··· 더이상 기다려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아.
양복에 털이 묻는 것도 개의치 않고 너를 안아올려 줄 일은 더이상 없다구.
퇴근길에 선물로 사 온 닭꼬치도 더이상 맛볼 수 없어.
이제···그만둬···
아버지는 정년퇴직으로 쭉 집에 계시거든.
12/
8살 무렵.
가족과 식사 중에 실수로 된장국물을 옷에 흘렸다.
원인은 TV를 보면서 먹고 있었기 때문.
그것을 본 아버지는 대분노,「음식 먹는 버르장머리가 그게 뭐야!!!!!」
아버지는 나의 옷깃을 잡아끌어, 그대로 밖으로 나와 차에 태웠다.
말 없이 어디론가로 달리길 30분.
도착한 곳은 어느 깜깜한 산 속, 나는 차에서 질질 끌려나와 땅바닥 위에 누웠다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만보던 아버지는「거기서 반성해라!!!」라며, 그대로 차에 탑승해서 돌아가버렸다.
그로부터 20년………
지금은 산의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져서, 그 나름대로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아버지………고마워요……………….
86
>85
익숙해졌냐www
87
인터넷은 어떻게 하고 있는거야w
13.
아버지와 어머니의 연애담.
당시 우리 아버지는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어머니에게 한 눈에 반했다.
그래서 동사무소를 드나들며 의미도 없이 어머니가 있던 창구에서 툭하면 주민등록등본을 뗐다.
3개월 째에 처음으로 말문을 틔웠고,
4개월 째에 겨우 간단한 잡담을 하는 사이가 되었으며,
반년 째에 간신히 식사 제의를 한 후에,
1년 째에야 간신히 고백했다고 한다.
책장에서 100장 가까운 아버지의 주민등록등본이 끼워진 파일이 찾아내어「이거 뭐야?」라고
물었을 때 어머니가 가르쳐 주셨습니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벼, 별로 소중하게 생각해서 보관한 건 아냐! 웃지마! 에이, 이런 것, 버려도 돼!」
라고 소리치셨습니다만…
그날 밤, 그 파일을 남몰래 장농 안에 숨기는 아버지의 모습이.
14.
요즘 한창 이유없는 투정을 부리는 3살짜리 우리 딸.
오늘도 평소처럼 밥을 먹자고 해도 들은 척 만 척, 억지로 식탁에 앉혀도 식사는 하는 둥 마는 둥 자리를 떠나
놀기 시작합니다. 주의를 주어도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전혀 들은 척도 안 합니다. 숟가락을 손에 쥐어줘도
내던지기까지.
할 수 없이 마음을 다잡고 화난 척을 했습니다.
「이리 와!
식사 중에는 아빠가 어떻게 하라고 했지?
아빠는 이렇게 버릇없는 OO쨩(딸 이름)이 싫어!」
하고 소리지차, 딸은 문득 표정이 변하더니 울먹울먹.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나에게 안기더니
딸 「그치만, OO쨩은 아빠의 대 팬이에요!」
아···너무 귀여워···더 이상은 안 돼···
내가 졌다··· 완전히 패배···
보고 있던 아내는 나를 보며 웃었다w
15.
우리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다.
그 때문인지, 난 사춘기 때 꽤 반항적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도 엄하셔서 내가 교복 스커트 길이를 짧게 줄이면
나를 심하게 때린다던지, 머리카락을 살짝 갈색으로 물들이면 머리에 먹물을 끼얹는다는지 하는 그런 분이셨다.
그렇게 아버지가 엄한 것도, 피가 이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엔
대화도 없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 때 운동을 하고 있던 난, 대회의 연습 때문에 매일 귀가가 늦어졌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날도 역에서 집까지의 길을 약 15분 정도 걷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 쫒아온다! 방향도 똑같다! 하지만
어두워서 얼굴은 안보였다. 일부러 밝은 쪽으로 걸어가면 그 사람은 숨고…. 다음날도 그랬다. 그 다음날도….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에게 그걸 말하자 범인은 아버지였다. 매일 귀가가 늦은 나를 걱정해서, 회사에서
잔업도 빠져가며 역에서 집까지 매일 1시간 걸쳐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절대 그 일을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 같다.
새침떼기 아버지에게 반했다.
덧붙여서 아버지에게 그 일을 말하자, 아버지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되었다.
16.
우리 아버지는 발뒤꿈치의 각질이나, 자른 손발톱을 제대로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어지른 채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는 화내는 것도 귀찮아졌는지, 흩어진 발톱 등을 청소하면서
「00현에 거주하는 주부(55세)가 자택에서 인체의 일부를 발견해…」
라는 식으로 뉴스 어조로 말한다. 매일매일이 대사건.
17.
어제 있었던 일인데, 데이트 하고 돌아온 다음에 남자친구한테 문자를 보내려다 실수로 아빠한테 보내버렸다....orz
게다가 평범한 문장도 아니고, 분위기가 한참 고조되었을 때라서 애교를 부린답시고「OO했다냥♪」라는 식의
애교문자를. 당황해서「아빠! 조금 전에 보낸 문자 절대 읽지마!!」라고 다시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의 답신.
「유감! 벌써 읽어봤다냥♪」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쪽팔려vfbfj!
18.
작년에 가족 여행을 가서 오징어 낚시를 처음 해봤다.
아내와 딸(7살)은 배멀미를 하는 탓에 나만 여행 마지막 날에 오징어 낚시를 갔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철 안. 만원 전철이라 3명 모두 앉지 못하고 서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철이 크게 흔들려서 어린 딸이 넘어질 뻔 했었다.
아내 「미키, 아빠와 손을 잡고 있어」
나 「미키, 위험하니까 아빠 손 잡아」
딸 「·······엄마 손 잡을래··」
아내 「아빠 손 잡으라니까」
딸 「싫어····엄마 손 잡을래 (울상)」
아내「엄마가 고집 피우지 말랬지! 짝! (등을 한대 친다)」
그 순간부터 무서운 참극이 시작되었다·····
딸이 울면서 외친다···
딸 「아빠 손, 오징어 냄새나서 싫어!」
동요하는 나·····
나 「어이 어이 오징어 냄새가 난다니·· 오징어를 잡고 왔으니까 다,당연하잖아!」
주위에서 왁자지껄 웃음이 터진다·· 아내는 '오징어 냄새'라는 말이 가진 또다른 이상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추궁··
아내 「손에서 오징어 냄새 나는게 그렇게 이상해?」
나 「이제 됐어. 이제 됐으니까 그만 말해!」
거기서 나를 침몰시킨 뜻밖의 일격···
아내 「당신이 이상한 걸 만졌으니까 오징어 냄새가 나는 거겠지!」
자살해도 좋습니까···
19.
얼마 전에,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비행기로 다녀왔는데, 내 뒷 자리에 4, 5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애와 그 아버지가 앉았다.
(*′∀`*) 「봐 봐! 비행기 날개야! 엄청 크다!」
(´・ω・`)「크네」
(*′∀`*) 「와! 이제 하늘을 날아! 대단해!」
(´・ω・`)「대단하네」
이륙
(*′∀`*) 「와~ 난다 날아! 우리 집이 점점 멀어진다! 저 밑의 건물이 엄청 작게보여!」
(´・ω・`)「작다」
(;′∀` )「응? 왜 그래? 졸려?」
(´・ω・`)「응」
참고로-
(*′∀`*) → 아버지
(´・ω・`)→ 여자애
시종일관 좋아 어쩔 줄 몰라하는 아버지와, 침착한 딸 아이의 관계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웃었다.
20/
조금 연세가 많으신 우리 아버지. 자취 중인 나한테 가끔 전화를 하시는데, 오랫만에 자동응답전화
메세지 서비스 센터에 접속하자 3건의 메세지가 있었다. 전부 아버지로부터.
1번째 전화
「음―…아빠다 (* ′∀`) 허허허」
특별히 이야기할 것도 없었던 것일까. 이후 당분간 침묵.
「음… 뭐 이걸로 좋아. 여보, 끝났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샾 버튼을 눌러요!」←멀리서 작게 어머니의 목소리
「뭐? 뭘 누르라고? 이거? (픽) 이거?(폭) 이거?(팍)」
닥치는대로 이것저것 난타
「(픽뽁) 여보! (팍폭) 에이 제기랄! 숫자로 말해! 뭘 누르라는건지 모르겠어……」
삐이이이!!! 메세지는 이상입니다.
웃겨서 일단 그 메세지는 보존해두었다.
2번째 메세지. 역시
「에헴(헛기침) 그래-아빠다(* ′∀`) 」
인사를 한 후 간단한 안부를 물은 다음에는 또 침묵.
「여보-음! 이거 누르면 돼지―?」
「그래요―」←멀리서 작게 어머니의 소리
「그렇지, 세울 입(立) 자 비슷하게 생긴 거 누르라는 거였지. 옳지, 요거구나! 좋았어!」
메세지는 이상입니다.
세울 입(立) 자 비슷하게 생긴거 #←이거 말하는 건가.
웃겨서 또 보존.
마지막 3번째 메세지.
「그래―, 아빠다(* ′∀`) ! 어디, 잘 들어갔냐?」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역시 잠깐 침묵. 이번에는 어머니에게 얘기하지 않고 자력으로
「세울 입자 비슷하게 생긴 거 앗…싸!」(←게임하면서 필살기를 쓰는 느낌으로)
3부작 완결. 역시 이 메시지도 보존해 두었다.
21/
「방금 전에, 네 2학기 수업료를 입금했다.
졸업반인데다 취업자리도 정해졌으니 충실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인이 되면 모두 자신의 책임이 되니까 최선을 다해 노력하거라.
그럼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고, 건강해♡」
뭐랄까…문자 중간까지는 참 엄격한 아버지가…
22/
아버지가 내 생일을 축하한다며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경축! 제조 연월일」
뭐, 사실 나를 제조한 날이 생일날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23/
아버지는 발매 당일, 패미컴용 드래곤퀘스트4를 사오셨다.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 형제는 물론 아버지도 돌아가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했는데, 나와 동생이
차례로 게임을 클리어 할 때까지도, 아버지는 왠지 쭉 게임 초반부에서 레벨 노가다로 5~6만에 이르는
골드를 모으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2를 할 때도 멤버 전원의 레벨을 MAX까지 올리거나 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런 단순 작업을 좋아하는 편이신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한번 클리어 한 이후
에도 나나 동생이 다시 한번 플레이를 할 때 캐릭터가 강하거나 돈이 많으면 또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애정으로 우리 형제를 위해 그런 플레이를 하셨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덧 나와 동생도 모두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 생활하고 있었던 무렵, 아버지가 입원했다.
문병선물로 왠지 나는 게임보이와 드래곤 퀘스트 1,2,3를 사서 가져갔다. 병실에 들어가자 아버지는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내가 선물을 건내주자 매우 기뻐하셨고, 지루한 입원생활을 그것과 함께
보내신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나와 동생을 위한 돈 모으기 플레이 따위는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버지.
마음껏 모험을 떠나세요, 아버지.
아버지는 더이상 식사를 하지 못하고 영양주사로 식사를 대신하게 되자, 자기가 캐릭터 이름을 마음대로
붙일 수 있는 드래곤 퀘스트3의 캐릭터들에게 이런 이름을 붙였다.
용사 고로케, 무투가 핫바, 승려 돈까스, 상인 오뎅
「아 빨리 건강해져서 이거 먹고 싶어」하며 웃는 아버지. 뼈만 남았을 정도로 야윈 아버지의 모습을 본
것은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지금은 당시 아무 것도 먹지못했던 그 때의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이 체중도 폭발적 증가! 퉁퉁해지신
상태로「아들아, 드래곤 퀘스트8은 아직 출시 안 됐냐?」하고 전화하시는 아버지입니다.
퇴원 축하합니다.
24/
통금시간을 어긴 날, 아버지가 팔짱을 낀 채 화난 표정으로 현관에 서 계셨다.
위험하다고 생각해서「잘못했어요」하고 솔직하게 사과했지만 아버지는 대분노.
아버지「여자애가 어디를 싸돌아다니는거야! 통금시간은 내가 10시라고 했지! 어째서 넌 시간을 안 지키냐!」
잠시 뜸 들인 후,「어쨌든 걱정하니까 늦을 때는 연락정도 하거라. 흠흠」 하고 말씀하곤 서재에 들어가셨다.
거실에 가자 어머니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계셨다.
25/
동생이 버려진 개를 주워왔다. 그때 아버지의 행동.
아버지 「뭐 그런 개를 주워온거야……투덜투덜」
(부엌에 가서 접시에 우유를 따라왔다)
나 「아버지, 고양이도 아니고 강아지한테 우유는 좀……」
아버지 「……」
(말없이 다시 부엌으로 가서 햄을 한 장 가져와 개에게 준다)
아버지 「이런 더러운…… 이거 어떻게 하지……투덜투덜」
(말은 그러면서도 가장 먼저 개를 어루만지는 아버지)
아버지 「뭐 어쩔 수 없으니까 오늘 하루만 집에 묵게 하지만, 내일부터는 받아줄 사람을 찾아봐」
그날 밤, 아버지는 싫어하는 강아지를 무리해서 자신의 옆에서 재우려고 악전고투하셨다.
그리고 벌써 10년이 지났다. 아버지의 강력한 주장으로 루팡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 개는, 아버지에게
몹시 사랑받으며 오늘도 우리 집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 개를 좋아하면 처음부터 좀 솔직해지세요……w
26/
큰언니의 결혼식 전날, 갑자기 온데간데 없이 연락조차 없이 사라진 아버지.
가족이 총출동해서 수색, 결국 회사(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겨우 찾았다.
결혼식 당일도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 두통이 있다, 등등 거의 초등학생 수준의 꾀병을 부려가며 결혼식에
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어필 ('A`)
결국 결혼식장에서는 대통곡.
아직 시집가지 않은 동생들이 나를 포함해서 3명.
이런 소동이 앞으로 3번이나 또 있지 않기를 빈다.
27/
내가 만든 도시락을 매일 직장 사람들에게 자랑하셨던 아버지.
반쯤은 장난으로 생일선물로 드린 도라에몽 트렁크스 팬티를, 태그조차 떼지않고, 그럼에도 출장가서 동료직원
에게 과시하시기도 하셨던 아버지.
나와 내 남자친구와 함께 셋이서 공연을 보러갔을 때, 내가 자리를 비운 틈에 진지한 얼굴로 남자친구에게 「저
애를 잘 부탁한다」라고 말씀하신 아버지.
매일 아침 내가 골라드린 넥타이를 기뻐하며 매셨던 아버지.
나와 둘이서 나들이 가기로 한 아침, 갑자기 없어졌다 싶었더니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손질하고 오신, 서투르고
멋부리는데는 능숙하지 않지만 귀여우신 아버지.
그 데이트의 일주일 후에,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와의 그 추억은 저의 보물입니다.
28/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무렵, 어머니가 한동안 병원에 입원하셨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하필 그 때가 내 소풍날과 겹치고 말았다. 어렸던 나는 혼자 간식도 사러 가지 못했고 그냥 찬장에
보관해 두었던, 오래되어 눅눅해진 먹다 남은 다과용 과자만 적당히 비닐에 싸서 배낭에 담았다.
그리고 밤늦게 귀가하신 아버지.
「이야···우리 아들내미 내일 소풍이냐」하고 중얼거리며 배낭 안을 들여다 보셨던 아버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셨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자 버렸다.
다음 날, 배낭을 열어본 나는 무척 놀랐다. 어제 넣어둔 간식의 라인 업이 완벽히 변한 것이었다.
이런저런 과자에 작은 초콜릿에, 사탕에, 음료수에··· 아버지는 내가 잠든 후 편의점에 다녀오신 것이다.
사실, 나는 먹다 남은 그 다과라도 상관없었는데.
그 때, 아버지가 어떤 기분으로 편의점에 다녀오셨을까 하고 생각하면,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28/
몇 년 전, 나에게 첫 남자친구가 생겼을 무렵.
그때까지 액세서리라고는 단 1개도 몸에 걸친 적이 없던 나였지만, 남자친구로부터 커플링을 받아 손가락에
끼웠다. 그리고 며칠 뒤, 아버지 회사의 동료와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사람 왈.
「지난번에 OO씨(아버지)와 마시러 갔을 때, OO씨 몹시 취해서 울었어.
"딸한테 남자가 생긴 것 같아. 반지를 끼고 있지 뭐야. 나 어떻게 하면 좋아..." 라면서」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 가족이나 친구한테도 말한 적 없었는데 그걸 간파하다니, 아버지.
평상시에는 거의 대화도 없고 나한테 무관심한 것 같아서 절대로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29/
돌아가신 아버지는 어릴 적 나를 곧잘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을 사주시곤 했다.
그건 참 좋았지만 아버지는 먹는 것이 정말 빠른 편이라, 먼저 다 먹고는 조용히 다소 화가 난 듯한 얼굴로
내가 먹는 것을 바라보시곤 했다. 마치「빨리 좀 먹어라」하는 것 같아서 조금 싫었다.
지난 번에는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라면집에 갔는데, 아들은 그게 참 맛있는지 이마에 땀까지 흘리며 면발을
한 줄 한 줄 오물오물 참 열심히도 먹었다. 라면 한 줄기 쪽 먹고는 물 마시고, 땀 닦고 라면 먹고. 다 먹은 후
에는 그 작은 손으로는 사발을 잡고 국물까지 하아하아 하며 겨우겨우 마셨다.
참 귀여웠다
그랬더니「근데 아빠는 왜 나를 그렇게 빤히 보고 있는 거야? 화났어?」
아버지····
30/
나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나와 쌍둥이 여동생이 태어나기 훨씬 전에 이미 암에 걸려, 우리들 남매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한다.
우리들 남매가 초등학생이 된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동생과 함께 집에서 놀던 중, 옆 집에 불이 났다.
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 집에도 옮겨 붙었다. 어머니는 일로 집을 비우신 상태였다.
여동생의 손을 잡고 방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방문 손잡이가 화재의 열기로 녹아버려 나갈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손에 화상을 입었다) 방은 2층이었고, 어린 아이들이었던 우리는 창문으로 탈출할 수도 없었다.
난 누군가 도우러 올 때까지, 열로부터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이불로 여동생을 감싸고 필사적으로 껴안았다.
그러나 이제 나도 여동생도 서서히 한계가 머지 않았다··라고 생각한 그 때. 누군가 내 몸을 감쌌다.
우리들은 무사히 살아났지만, 어떤 경위로 집에서 탈출했는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지 희미하게 기억
나는 것은 훌쩍훌쩍 우는 얼굴의 어머니, 그리고 화재 속에서「그 손, 아프지·· 훌륭하구나. 남자의 손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있는거야」라는 말과 함께 쭉 누군가가 꼭 껴안고 있어 준 것,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인상이 반 삭발에 조금 쳐진 눈, 그리고 왼쪽 눈 아래 작은 상처가 있었던 것이라는 것 뿐.
그리고 세월이 흘러 다 큰 우리들에게, 어머니는 아버지가 생전에 남기신 편지를 보여주셨다.
그것은 우리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무렵, 그리고 아버지 당신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의 편지였다.
그 안에는 가족 사진이 몇 장 들어있었다.
흔히 있는 전개지만, 사진 속의 웃는 아버지는 반 삭발에 조금 쳐진 눈, 그리고 왼쪽 눈 아래 작은 상처가
있는 분이었다. 배움이 얕으셨던 탓인지 맞춤법도 엉망진창이었던 그 편지는 읽기조차 힘들었지만 편지
맨 마지막의 문장만큼은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남자의 손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귀신이 되어서라도, 나는 가족을 지킨다」
나에게 아버지는 없다.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위대하고도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셨다.
아내와 곧 있으면 태어날 아이를 이 손으로 지켜 나갈 것이다, 아버지를 본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