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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903607
    작성자 : 칫솔과치약
    추천 : 16
    조회수 : 3456
    IP : 112.147.***.4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21/05/06 02:15:09
    http://todayhumor.com/?humordata_1903607 모바일
    야!! 나 진짜로 잤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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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일천구백구십육년, 
    대학 2학년 때의 일입니다.
    저는 입대를 3학년 1학기(IMF 펑~)를 마치고 했기 때문에
    2학년 때는 남자동기들은 대부분 군입대를 하고
    남은 몇  안되는 95학번 남학생이었던 관계로
    선배들이나 여자동기들의 이쁨(?)을 살짝 받던 시절이 었지요. 

    제가 2학년 때부터는 기숙사를 안들어갔는데요.
    새벽까지 알바를 해야하는데 기숙사는 자정부터 출입금지라
    기숙사를 나와 대학원선배들 일 좀 도와드리고
    대학원실에서 잠을 잤습니다.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기도 하고 맛난 것도 많이 얻어먹었지만
    술도 엄~청 얻어마셔서 3학년 올라갈 쯤에는 몸이 망가진게 느껴지더군요. 

    아니...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니라..
    대학 2학년 긴팔티를 입으면 살짝 땀이 흐르던 초여름...
    그날도 새벽 1시까지 과외를 하고
    터벅터벅 대학원실에 가고 있는데
    이과대 건물앞에서 왠 여학생이 술에 취해
    춤추는 바람 인형 놀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자세히 보니 제 동기 A이더군요.
    A! 여기서 뭐해?하니
    자취방 가야하는데 밤길이 무서워서 여기서 자려고...라고...ㅡ..ㅡ;
    아니 이런 미친ㄴ.. 야! 앞장서 데려다줄게.
    하고 함께 그 친구 자취방으러 갔습니다. 

    방문 앞에서 
    "얼른 들어가 쳐자 이 새끼야."
    하고 돌아서는데...
    그 친구가 황도 먹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황도??
    황도.. 노랑 복숭아... 맛난거...
    저녁도 못 먹었는데...
    오~ 황도가 있어? 빨리 말하지... 하면서 방에 들어가
    황도캔 하나 까먹고 헛소리하는거 맞장구 좀 쳐주다가
    2시 반쯤 "나 5시 반에 배달가야해."하고 일어서니
    친구가 피곤하겠다 그냥 여기서 자고 바로 배달가~
    하길래... 

    거 좋은 생각이네!! 하고 바로 두루마리 화장지를 베고 누웠지요.
    간만에 온돌방에서 자니 너무 좋더라구요.ㅎㅎㅎ
    이히히히 

    바로 잠듬.zzzzz 

    그런데 꿈에 대학원 선배가 심부름을 시켜서
    선배 책상 위에 논문을 올러두는데...
    현실에서 누워있던 제 몸이 옆으로 돌아갔습니다.
    잠결에 제가 몸을 옆으로 돌린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몸이 옆으로 돌.. 아.. 가다가...
    뭔가 물컹하고 부드러운 물체에 걸러서 안돌아가드만요...
    눈을 떠보니 제가 A의 몸 위에 올라타는 듯한 자세가...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 났는데 A는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이 새끼가 침대를 두고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술김에 잠들었나? 

    조용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뒤에서 들리는 A의 목소리... 

    문.. 잠그고 가... 

    어?? 아... 알았어.. 더.. 더 자... 

    하고 바로 우유배달 갔습니다.ㅠㅜ 

    배달을 마치고 학교 식당에서 라면 하나 사먹고
    벤치에서 잠깐 자다가 1교시 수업을 들어가니
    A가 있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불러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잠결에 여차저차해서 이런 일이 있었다.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이에 A가 낄낄 웃으며 제 어깨를 두드리더니
    '괜찮아. 난 자느라 몰랐어.'
    하드라구요. 
    크으~ A 너는 참 좋은 친구로구나 내가 한 달간 우유 공짜로 넣어준다.
    물론 한 달 뒤부터는 돈내야됨.
    하고 좋게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그날 하루 A랑 함께 다니면서 점심도 얻어먹고
    겨울방학 때 야메로 쌍수한 이야기도 듣고...
    어쩐지 눈두덩이가 뱃살 접힌 것 같다고 했다가 등짝도 맞고...
    한 달간 우유도 공짜로 넣어줬습니다. 

    그른데... 그 일이 있고 두 달쯤 지났을 무렵
    A의 절친인 B와 술 한잔 하고 있는데...
    B가 갑자기 이런 말을... 

    B : 치약아.. 그때 A... 안자고 있었대.
    치약 : 뭐야?? 안잤어? 왜???
    B : 그 상황에서 잠이 오겠니?
    치약 : 난 잤는뎅?
    B : 진짜 잤어? A는 너도 안자고 있었다고 생각하던데?
    치약 : 뭔소리여~ 완전 정신 없이 잤구만.
    B : 너도 대단허다. 그 상황에서 잠이 오냐?
    치약 : 몇 시간 있으면 배달가야하는데 자야지! 자야 일을 하지!
    B : 그냥... A한테는 안잔 걸로해.
    치약 : 아니 잤다니까!! 쿨쿨
    B : 그냥 잔걸로해!
    치약 : 그래 잤다니까!
    B : 아니 아니 안잔 걸로해! 쌍놈아!!
    치약 : 어...

    그냥 안자고 있었던 것으로...
    하고 평소처럼 편히 지내다가
    A가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이랑 사귀면서
    좀 멀리하는 것 같더니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면서 연락이 끊겨버렸네요. 

    왜 그랬을까.. 안자고 있었으면서 왜 잤다고 했을까..
    왜 나도 안자고 있었다고 생각했을까..
    내가 잠결에 방구꼈나?? 그래서??
    아내 말로는 아마 방구꼈을 거라고...ㅡ..ㅡ;;

    야!! 나 진짜로 잤다니까!!!
    .
    .
    .
    .
    맥주 한 잔 했더니 잠이 안오다가... 
    이제 오기 시작합니다. 
    안녕히들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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