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제목으로 쓰면 이를 보고 댓글로 소설을 쓰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글 중 하나를 번역했습니다.
책게에 소설 등 읽을 것들이 잘 올라오기에 이곳에 올립니다.
더 알맞은 게시판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알려주시는 대로 그곳으로 옮기겠습니다.
참고로 오유엔 제목 길이 제한이 있다 보니 제목이 저 모양이지만 원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3월 17일: 15번은 문제없이 처리됨. 경찰은 1번, 2번, 4번 사이의 연결점을 찾은 모양. 처음에는 너무 어설펐음. 어리석음.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임. 인제 와서 어쩔 수 없음. 경찰들 수사를 관찰하고 후에 재검토해야겠음. 그래도 앞으로 몇 주 편할 것.
4월 3일: 다시 근질거림. 15번의 비명이 더는 생생하게 떠오르지 않음. 녹음한 내용으로는 부족함.
새 상대 필요. 7번이 일한 곳 근처? 괜찮은 가능성이 있는 자리 같음.
4월 5일: 아직 입질 없음. 괜찮은 사냥감은 몇 있으나 너무 활발함.
경찰이 진전을 보이는 지금은 특히나 더 조심해야 함. 날 뭐라 부를지? 내일 11번 부모의 이웃집에 들러야겠음.
4월 9일: 가능성 최고인 사냥감 하나. 30대 중반, 평균 체형, 갈색 머리, 백인. 여름 바람 향.
친구 없음, 이웃과 관계없음. 몇 시간 동안 정원의 수국에 물을 줌. 정찰을 지속해야 함. 만에 하나의 경우가 없을 확신 필요.
4월 17일: 사냥감이 11번의 부모와 연관 없음을 확인. 좋음.
경찰들이 4번과 9번이 같은 직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냄. 너무 위험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름.
하지만 9번에겐 그럴 가치가 있었음. 충분하고도 남았음.
4월 30일: 생활 상태는 최적. 직장, 식품점, 도서관에 갈 때만 집을 나섬. SF 장르의 광팬. 현재 아시모프 책을 몰아서 읽는 중.
뒷마당에 과일도 재배함. 맛있음. 이제는 더 상세히 행적을 좇을 때.
5월 14일: 2주 어치 일정표 확인 완료. 기존 행적에서 일탈하는 경우 미미함.
식품점이나 도서관 직원들과도 교류 최소. 직장에서도 조용함. 실종 시 찾을 사람 전무.
5월 16일: 경찰이 9번 발견. 하고 많은 시체 중에서 하필 9번. 이럴 것 같았음.
몸을 좀 더 확실히 처리했어야 했음. 하지만 할 수 없었음. 9번만큼은.
5월 22일: 사냥감의 모든 행동이 예상 가능. 정찰 완료. 더 상세히 신원 조사할 차례.
우연히 다른 희생자와 연결되는 고리가 존재해선 안 됨.
5월 28일: 괜찮아 보임. 하지만 문제 있음.
11번 부모가 경찰과 대화한 후로 주변에 방해물이 많이 돌아다님.
존재감이 소멸할 때까지 기일 연기.
6월 6일: 경찰들, 11번에서 찾을 실마리는 없다고 결론 내림. 돌다리 두들긴 보답.
그동안 사냥감의 행동 양식에는 변화 없음. 내일 이 시간에 사냥감은 정식으로 16번이 될 예정.
6월 7일: 계획 중단. 오늘 9번의 장례식 존재. 참석하지 않을 수 없음.
16번은 내일.
6월 8일: 16번... 사라짐. 9번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건 고작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음.
9번은 언제나처럼 아름다웠음. 하지만 16번이 사라짐.
차는 여전히 같은 자리. 수국에는 물 뿌려지지 않음. 정문 잠겨있음.
이해 불가. 인내 필요. 상황 이해 필요.
6월 11일: 여전히 16번 흔적 없음. 집 주변의 행적 전무.
직장에 출근 안 함. 도서관에서 대여 안 함. 식품점에서 장 보지 않음.
흔적 없이 사라짐.
6월 18일: 참을 수 없는 미스터리임. 2개월간 완벽했던 일관성, 파괴됨.
9번의 장례식과 같은 날 16번 없어짐. 이해 불가. 이해할 수 없음.
6월 21일: 아무도 16번을 찾지 않음. 아무도 실종을 눈치 못 챔. 마치 16번이 존재한 적 없던 것 같음. 하지만 16번은 존재했음.
16번이 수국에 물을 줌. 이제 수국은 죽었음. 16번은 어디?
6월 25일: 다른 사냥감을 찾아야 함. 16번은 잊어야 함. 경찰은 9번의 장례식 후로 수사 종료. 실수가 없다면 잡힐 걱정 없음.
16번을 찾으려 하면 안 됨. 하지만 16번은 완벽했음. 완벽.
6월 29일: 오늘 16번의 집 안에서 움직임 포착. 확인해야 함.
16번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내야 함. 미스터리 풀어야 함.
"진짜 통할 것 같냐, 그래디?"
"믿어 봐, 홀트. 이 새끼가 어떻게 머리 굴리는지는 다 아니까. 라일리 양을 찾아내기 전까진 절대 포기 안 할걸."
"그래도 안전 가옥으로 옮겨드린지 벌써 3주잖아.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고. 우리가 여기 온다고 바뀔 게 뭐가 있다고?"
"지금 이 순간, 놈이 이 집을 보고 있다에 20달러 건다."
"콜. 그 돈 잘 받아......"
그 순간, 문이 삐걱하며 열렸다.
두 경관은 순식간에 일어나 침입자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어리석음. 부주의. 지나친 호기심. 하지 말았어야..."
남자가 중얼거렸다.
"여, 홀트 선생. 20달러 빚지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