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나 웃기는 소리냐면...
1. 기원전 5년에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용돈 받은 로마시 시민만 32만명
[호민관 특권을 수여받은지 19년째 되는 해로 열두번째 집정관에 재직중일 때, 나는 로마시의 시민 32만명에게 일인당 240세스테르티이를 시여해주었다.] - 아우구스투스 업적록
근데 이 숫자가 11세 이상의 성인 로마시민만 계산한 숫자임... 즉, 당시 로마시 인구를 계산하려면 저 32만명에서 + 여성, 어린애, 외국인, 노예까지 계산해야함...
로마시 인구가 10~12만이면 로마시는 용돈을 꼼수로 3번이나 삥뜯는 11세이상의 얌체 남성만 사는 도시라는 이야기가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구스투스 호구설 + 로마시 군대설인가...)
2.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로마시가 1년에 소비했던 곡물이 6천만 모디우스
요세푸스가 쓴 유대전기에보면 이집트가 일년에 로마시로 2천만 모디우스의 곡물을 보내는데 이게 로마시에서 소비하는 곡물의 1/3이었다고 함. 그럼 로마시는 1년에 곡물 6천만 모디우스를 소비했다는 이야기
6천만 모디우스라고하면 감이 잘 안올수도 있는데 당시 로마시민 1인당 평균 곡물 소비량이 1년에 40모디우스임. 단순히 계산해보면 150만명의 로마시민을 1년간 먹여살릴수 있는 양의 곡물이 매년 로마시에서 소비되고 있었다는거임..
로마시 인구가 10~12만이면 로마시민 다 과체중으로 성인병 걸려 죽었음...
3. 카이사르 당시 로마시에서 지정한 생활보호대상자만 32만~15만명
빵과 서커스라는 말은 워낙 유명하니 다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로마시는 빈민들을 위해 곡물을 싼 가격에 공급하는 '곡물법'이라는 일종의 사회보장제도가 있었음. 근데 이게 선거때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되버려서 막 퍼주다 보니까 기원전 46년에 32만명이나 곡물법의 혜택을 보는 사태가 발생함.
이게 국가재정에도 상당히 영향을 끼친 터라 빡친 카이사르가 작정하고 당시 서민/빈민들이 모여살던 인술라 지역 인구조사를 집중적으로 해서 로마시민 아닌데 받는놈, 로마시 안사는데 받는놈 다 족쳐내고 아래 설명할 모종의 특단의 조치까지 취해서 곡물법 해당자를 17만명이나 줄임.
근데.. 뺄셈 할줄 알면 알겠지만 그렇게 정확하고 악착같은 조사에서도 남아있는 '빈민'만 15만명임..
로마시 인구가 10~12만이면 로마시는 센트럴 파크 북쪽 뺨정도는 야무지게 날려버리는 빈민가임 ㅋㅋㅋㅋㅋㅋㅋㅋ(카이사르고 아우구스투스고 크라쿠스고 전부 사회보장대상자 ㅋㅋㅋㅋㅋ)
4. 위에서 이야기한 카이사르가 행한 특단의 조치가 로마시 빈민 8만명을 해외 식민지로 방출한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마시 인구가 10~12만이면 8만 방출하고 4만명이 옹기종기 살았다는건데....(이걸 방출이라고 할 수 있나? 걍 도시를 통째로 옮긴거지ㅋㅋㅋㅋㅋㅋㅋ)
5. 마지막으로 테오도시아누스 법전에 의거하면, 전성기에 비해서 인구 유출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419년 로마시 곡물법 수혜자들이 12만명
로마시 인구가 10-12만명이 되려면 로마시는 황제를 호구로 아는 11세 이상의 가난한 빈민 남성들만 사는 군대 저리가라는 도시구조를 무려 400년 이상 유지해온 어마어마한 도시가 되는 수밖에... ㄷㄷㄷ 무섭군요...
ps. 이것저것 비교해서 추정해보는것도 좋지만, 역사를 다룰때는 결국 '유물'과 '기록'이 우선임.
가설을 사색의 우선원리로 삼는 사람들은 매우 정교한 공상을 만들어낼지 모르지만, 그렇다해도 공상은 공상일 뿐이다.
-로저 코츠. 아이작뉴턴경의 <수학의 원리> 제2판 서문 (1713)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