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야지 말해야지 해놓고.. 도저히 입이 안떨어지고..
너무 미안하고.. 헤어지자고 할까봐 겁도 나고.. 그래서..
도저히 못말하겠더라구요..
일어나자마자 말해야지.. 자기전에 말해야지.. 씻고나오면 말해야지..
얼굴 보는 순간 미안함과 죄스러움에..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그저께..새벽4시에 퇴근하고.. 오빠랑 밥먹고..
안자고 9시까지 버티다가.. 병원갔다 왔어요.
그때 치료 계속 받았으면 괜찮았을텐데
중간에 치료도 쉬었고 일하느라 몸도 피곤하고..밥도못먹고 그 영향이 있었는지
더 심해졌더라구요.. 독한 약물로 약물치료 하는 내내 따갑고 서럽고 미안하고..
꼴에 잘못한건 알아서..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고 찔끔찔끔 눈물짜면서 치료받고 나왔어요.
나왔는데..
딸기파는 트럭이 있더라구요.
그냥 지나가려다가.. 딸기향이 너무 달콤해서... 순간 아, 오빠 사다줘야겠다...
싶어 두 소쿠리 낼름 샀네요.. 집에와서 먹이려니 쿨쿨 자고있길래..자는모습이 넘 이쁘길래..
더 미안해지고.............................
내일 고향에 내려갈때 빈손으로 가기가 좀 그래서 부모님 드릴 선물사러 갔다왔는데
약물치료한곳이 너무 쓰리고 아픈데 차마 내색을 못하겠더라구요.. 참다 참다 몸살났는데..
내가 끝까지 말 안하고 있으면.. 혹시나 오빠가 옮았다면.. 오빠가 증상을 보인다면
오빠도 이렇게 아플텐데.. 빨리 말해서 치료받게 하자 싶더라구요..
남자들은 증상이 거의 안나타나는 병이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그리고 내가 완치해도..
오빠가 만약 옮아있다면.. 다시 재발이고..
오늘 방금 말했네요...
병원갔다왔는데. 사실 좋은이야기 못듣고 왔다.. 병인데 오빠도 옮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맹세코 오빠 만나기 전이나 후나.. 일하면서 2차간적 없다.. 믿어달라..
옮았을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병원가서 검사받고.. 옮았으면 치료받자..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죽고싶을만큼 많이 미안하다..
이해는 안해줘도 용서 해달라.. 용서해줄수 없어 헤어지자고 해도 원망 안하겠다..
오빠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야기 하더라구요.
사실 성병이란게 관계로 생기는게 많긴 하지만
정말 드물게 피곤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거일수도 있다
오빠가 나이가 몇인데 그정도도 모르겠냐. 니가 일하는거 싫고 내 여자친구 술집에서 일하는거
자존심 상하고 그래도.. 지금 오빠가 상황이 복잡하고 힘들고 너 뒷바라지 해줄 능력이 안되니까
말릴수도 없고 말린다 한들 니가 안들을거 알고..
이래저래 돈 쓸데 많고.. 곧 등록금 낼 것 때문에 요즘들어 더 힘들게 일하는거 알고 있으니까.. 오빠가
그걸 지금 다 해줄수가 없으니까 속상해도 그냥 일 하는거 내버려 두는건데..
너 2차 안나가는 조건으로 가게에서 일하고, 가게에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너 잡아두려고 하는거 알고..
니가 2차나가거나 남자 만나서 성병걸린게 아닌거 아니까..믿으니까 울지마라..
울면 오빠 마음이 더 그렇다.. 토요일에 병원 문 열면 갔다오자..
가뜩이나 나때문에 생활비 두배로 들고 그러는거 다 안다.. 나 만나고 나서부터 예전만큼 돈 못모으고
있는것도 안다.. 니가 술집에서 힘들게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거 오빠도 속상하다..
이번에 일 준비 시작하고.. 잘 되면.. 그때 정말 잘해주고 행복하게 해줄꺼다..
너랑 나랑 두달만 일찍 만났어도 오빠가 잘해줬을텐데 미안하다..
미안한 마음에 눈물 뚝뚝 흘리면서 있으니까..
"아이고 우리애기.. 말하기 힘들어서 마음고생 많이했겠네..
남들도 한번씩 걸려보는 성병이야. 요즘 세상이 그래.. 그러니까 병원갔다 오면 되니까 괜찮아."
"그래도.. 그래도 오빠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래서 얼굴을 못들겠어"
"미안해? 그렇게 미안해?"
"어...."
"그럼 커피한잔 타오삼"
우리오빠 너무 착하지 않나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커피타주고 간식도 만들어주고..
오빠는 지금 날씨 좋다고 세차하러 갔네요..
휴.. 가뜩이나 요즘 몸안좋아서 일도 잘 못하고..
오빠랑 나랑 둘이사니까 생활비는 두배로 들고.. 등록금도 500만원 대던데...휴..ㅜㅜ
돈 나갈데 많고.. 경제적으로 힘들고 그래도...
이 남자가 제 옆에 있어줘서.. 그래도 숨 쉬고 사는거 같네요...
두 번이나 올렸던 글에 질타와 격려 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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