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 전에 담배 사러 갔다가 일어난 일인데(걍 반말로 쓸게요)
오유질 하다보니 담배가 하나 남은거야.
편의점이 코앞이라서 걍 츄리닝에 후드하나 걸치고 담배를 사러 갔어.
횡단보도 멀리서 담배하나 딱 물고 오늘은 뭘로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기 멀리서 진짜 뉴요커 된장 이쁜이 같은 여자가 막 걸어오는거야.
속으로 '와 저여자 남자친구는 참 좋겠다..'하고 시선집중을 하고 있었어.
근데 이여자가 날 자꾸 쳐다보는거야.
그래 사실 뭐 추레한 사내놈이 자기 옆에 서있으면 기분나쁘겠지
나도 인정해, 솔직히 집앞 슈퍼에 담배사러가는 남자들
거의 100이면 100 같은 옷차림이잖아.
어쨋든 편의점에 가서 담배하나 사고 나가려는데
그 뉴요커가 그 편의점에 들어오는거야.
1초라도 더 그 뉴요커를 보고싶은 마음에
없는 돈에 캔커피까지 하나 사서 입구에서 마셧어.
뉴요커를 볼려면 나도 뉴요커가 되야지?
근데 이쁘더라. 진짜로...
에라 못먹는감 보기라도 했으니 집에 가야지?
그래서 딱 가는데
누가 "저기요" 하고 불러.
보니까 그 여자인거야.
(낚시같지? 여기서 끝이면 내가 글 안써. 끝까지 읽어봐.)
그여자가 내 앞에 딱 서더니
"혹시 이동네 사세요?" 하고 물어보는거야.
난 대답안했어.
사실 속으로는
"네 저 여기 바로 앞에 살아요, 그쪽이 원하신다면 옆집에 텐트칠 자신도 있어요,하악하악"
이렇게 말하고싶었는데
알다시피 담배랑 커피랑 세트메뉴로 같이 잡수시면
입에서 똥내나거든. 똥내.OK?
한 10초동안 대답안하고 서있었나?
그러더니 그여자가 피식 웃더니
"부끄럽네요, 여기 제 연락천데 그쪽한테 왠지 끌리네요"
이러면서 포스트잇(알지? 그 왜 찍찍 달라붙는거)에 지 연락처를 적더니만
내 가슴팍에 파~앗!하고 붙이더니 지 갈길 가는거야.
아..
어제 꿈에 돼지가 설사를 하고 위에서 뒹굴더만
나도 껀수가 하나 오는구나.껀수가....
비몽사몽 꿈나라 아힝흥헹 날아서 집으로 왔어.
연락처를 받았으니 문자를 보내야겠는데,
이게 평범한 문자를 보내면 내가 그저그런 남자로 보일거 같아서
첫인상도 기억나
지 않지만 그 용
기 하나만큼은 정
말 대단하네요-
좋은밤 되세요
하고 써놓고 맞춤법 검사를 200번도 넘게 했어,200번
인제 보내야지?
번호를 찍을라고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는데
쓸데없는 영수증이 나오네, 영수증이 나오네, 영수증이 나오네
아차 시발 내가 길바닥에 영수증을 버린다는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버렸구나...
밖으로 나가서
바로 내가 온 길의 쓰레기통을 다 뒤져봤어
없더라.
혹시나 그 쪽지가 발이달려서 뒷동 쓰레기통으로 걸어갔을지 모르잖아?
그래서 뒷동 쓰레기통까지 뒤져봤는데
없더라.
내생에 처음으로 헌팅을 당해봤어.그것도 뉴요커한테.
놓치고 싶지 않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음식물 쓰레기통까지 뒤져봤어 맨손으로 우리 아파트 한동에 4개
뒷동까지 8개.
한참 뒤지고 있으니까
고양이 새끼들이 하나둘씩 꼬여.
지들 밥통을 어떤 영장류가 뒤지고 있으니 경계해야겠지.
근데 이 고양이 새끼들이
아무리 나를 경계해봐도 지네 밥을 쳐먹진 않거든
그러니깐 내옆에 모여서 동료의 의식같은걸 막 하는거야
냐옹 미옹 하면서 한놈이 한놈부르고 한놈이 한놈 부르고....
결국 포기했어. 없더라고..찾다보니 내가 참 한심해 보여서 관뒀어.
샤워하는데 내가 왜 이렇게 사나 싶더라.
샤워 딱 하고 맘 다잡고 공부 할려는데
진짜 거짓말 안보태고
앗힝~내방 창문 밖에서
고양이가 날 부르네 진짜로.
같은 냄새를 풍기니까
날 친구로 받아줬다 이건가?
생선대가리 나눠먹자고?
24년 인생에 오늘같은 날은 첨이네.
내일은 아파트 도둑고양이들하고 놀아볼려구.
비록 뉴요커는 잃었지만
난 소중한 고양이 친구를 얻었다는 사실에 만족할거야.
(거짓말 1그람도 안보태고
뉴요커를 본것부터 헌팅당하고 쓰레기통을 뒤지며 고양이와 친구가 된 사실이
오늘 저녁에 일어난 일입니다. 믿던지 말던지 그건 자유지만)
짤방은 그여자랑 비슷하게 생긴..
www.cyworld.com/dalse23
오유 8년차 유저~ㅋㅋ쪼르바
훗!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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