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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0월 29일,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 강의를 하던 마광수 교수는
강의 도중에 들어온 형사에 의해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그대로 구속되었습니다.
이유는 한 달 전인 1992년 9월 1일,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 서적에 대한 검열 작업 도중
마광수 교수가 쓴 소설 <즐거운 사라>를 발견하고
이 소설을 검찰에 음화제조 및 음화반포죄라고
마광수 교수와 청하출판사를 고발했던 것을
검찰에 승인하면서였습니다.
<즐거운 사라>는 여대생인 사라가
여러 가지 다양한 종류의 섹스를 벌이면서
쾌락을 즐기고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았기에,
간행물윤리위원회와 검찰은
이 소설이 음란죄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1990년대 한국의 무협소설들 중에서는
주인공이 수많은 여자들과 난잡하고 방탕한 섹스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노루표 무협지들이 즐비했기 때문이었죠.
간행물윤리위원회와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저런 노루표 무협지들을 써낸 작가들도
마광수 교수와 똑같은 죄목으로 구속이 되었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똑같이 야한 소설을 썼어도
누구는 구속이 되었고
누구는 구속이 안 되었는지,
그 이유는 정녕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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