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니와 컴퍼니 웍스입니다.
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게임이 드디어 발매되었습니다.
발매일은 7월 13일이고요, 가격은 7314 엔, 용량은 341MB 입니다.
복셀 기반 게임들이 대부분 용량이 작죠.
큐브 월드도 그렇고, 마인 크래프트도 그렇고. 하코니와 컴퍼니 역시 그런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다운로드 시작하고 집 청소 좀 하려고 했더니 10분 안에 준비 완료 된다고 표시되더라능;
일단 게임의 초반부와 간단한 시스템에 대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습니다.
파츠는 3개, 머리, 팔, 몸입니다.
만들어진 프리셋을 사용할 수도 있고, 나중에 개방되는 '그리기' 기능을 이용해 직접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프리셋에는 니혼이치 캐릭터들을 본딴 파츠들을 포함해 각 부위 당 100개나 되는 파츠다 제공됩니다.
(라하르나 프리니로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
캐릭터의 이름까지 결정하고 나면 드디어 프롤로그가 시작됩니다.
세계관 설명은 몇 줄의 텍스트로 끝냅니다.
대강
'떠다니는 섬이 있고, 그 섬들에 사는 사람이 있고, 컴퍼니들은 그들을 돕거나 하면서 생계를 꾸려간다.'
쯤입니다.
앞으로 너를 겁나게 부려먹을 거라는 소리를 장황하게도 합니다.
평화로운 주인공의 컴퍼니
주인공은 작은 컴퍼니의 리더입니다.
우두머리인데도 열심히 일하죠.
그때, 느닷없이 '로그 컴퍼니'가 나타납니다.
쉽게 말해 나쁜 놈입니다.
얘네가 나타나지 않으면 게임이 시작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듯한 분위기가 강합니다.
등장씬도 뭣도 없고 하늘에서 뛰어내려와 단 몇 초만에 주인공의 부유섬을 개발살냅니다.
시밤쾅
결국 궁지에 몰린 주인공.
부유섬 밖으로 떨어진 주인공은 운 좋게 작은 섬에 안착해 다른 부유섬에 도킹합니다.
그 섬을 지키고 있던 작고 귀여운 소녀가 득달같이 달려나와 주인공을 깨웁니다.
호구 냄새를 잘 맡는 모양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메메.
아마도 게임 내에 유일하게 성우와 일러스트가 붙은 캐릭터일 겁니다.
그년ㅡㄴ 만난지 5초 만에
"함께 세계 제일의 컴퍼니를 만들자!"
"두목은 컴퍼니를 제대로 이끌 자질을 가지고 있어!"
따위의 감언이설로 주인공을 꼬드깁니다.
"하지만 결국엔 우후후..."
그렇게 주인공에게 빨대를 꽂은 후 시작부터 잔심부름을 시킵니다.
제작대를 만들래서 만들고, 섬에 흩어진 보물상자를 쪼개서 회수하라기에 그렇게 합니다.
그 보상으로
"이건 우편함이고, 이건 창고고, 이건 쓰레기 통이야."
따위의 동그라미 버튼 한번 누르면 다 알 법한 내용들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녀는 놀랍게도 주인공에게 건물주가 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권리서'라는 걸 이용하면 노예들을 합리적으로 짱박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죠.
화면 아래 파란 원으로 선택된 것이 권리서입니다.
밑의 숫자는 방의 크기를 나타냅니다.
높이는 3단으로 고정이고, 가로세로 크기는 권리서 아이콘 아래에 표기됩니다.
땅에다 권리서를 심고
같잖은 테이블을 하나 놔주면
빈 방이 완성됩니다.
의자는 별매입니다. 고갱님
이 방은 사실 상 장비창에 해당합니다.
테이블 아이템 옆에 보면 크기와 부가 스테이터스가 나옵니다.
권리서로 확보한 공간 안에 가구나 장식을 놓으면, 거기에 붙은 스테이터스가 그 방에 입주한 캐릭터에게 가산되는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
집이 넓어서 가구를 많이 놓으면 X나게 강해지는 겁니다.
(그렇게 입주시킨 동료는 전투에 참가하게 됩니다.)
아홉 칸 짜리 하꼬방을 만들어 노예들을 수감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더니,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심부름까지 하라고 등을 떠밉니다.
외부에서 오는 임무는 파란 색의 '우편조'가 편지함까지 배달해줍니다.
(저 퍼런 게 새입니다.)
첫 번째 퀘스트는 집 짓기랍니다.
집 짓기는 (남는 게 많아서) 대부분의 컴퍼니가 선호하는 대형 일감이라며 설레발을 칩니다.
의뢰주에게 갔더니 '개 한 마리 새로 데려왔는데 개집을 좀 지어달라.'고 합니다.
개집을 지으려면 근처 공터에 가서 나무를 해와야 한답니다.
을은 항상 고달픕니다.
갑이 까라면 까야죠.
공터로 갑니다.
대뜸 주인공의 원래 컴퍼니를 개발살낸 악당이 나와서 시비를 텁니다.
지금 주인공이 타고 있는 부유섬이 전설적인 컴퍼니가 소유했던 '월드와이드 호엘'이랍니다.
너를 때려잡고 그 섬을 샅샅이 박살내서 권리서를 찾겠답니다.
초딩들 장래희망이 건물주라는데, 현실을 잘 반영한 게임입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됩니다.
사실 전투는 별 거 없습니다.
니 턴과 내 턴이 나뉘어진 전형적인 올드스쿨 시뮬알피지입니다.
지형의 고저차가 있어 특수한 스킬이 아니면 높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를 공격할 수 없습니다.
이동은 조금 특이한데, 왼쪽 스틱을 조작해 궤적을 그린 후 동그라미를 누르면 그 궤적을 따라 이동합니다.
그 이유를 알고 저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이 게임은 빈 맵에서 자원 채취를 할 때도
이 X같은 턴제 기반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적을 쓰러트리면 편하게 탐색할 수 있다기에 전멸도 시켜봤지만, 자유롭게 움직이며 블록을 박살낼 수 있는 건 주인공의 섬뿐입니다.)
이동 시에 궤적을 그리는 이유는, 거기에 떨어진 아이템 위를 지나가야 그걸 획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격감은 뭐... 그냥 개 줬습니다...
네모 버튼을 길게 누르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조금 때리나 보다 싶습니다.
평타는 데미지 표시가 없었다면 때리는지 안 때리는지 표시도 안 납니다.
전투가 끝나면 회수한 아이템 내역과 보상화면을 보여줍니다.
골 때리는 게, 내가 몇 개의 블록을 박살낸 뒤 주웠느냐에 따라서 보상이 달라집니다.
보상으로 주는 코인은 새로운 동료를 모집할 때 사용합니다.
근데 이 동료 모집이 랜덤입니다.
20년 전 파판 택틱스에서도 그랬으니 뭐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동료 캐릭터 아래에 별이 붙어있는 걸 보니 골이 띵합니다.
현찰을 쓰는 건 아니지만 가챠는 가챠입니다.
(운빨좆망겜!)
동료에는 몇 가지 클래스가 있고, 장착할 수 있는 무기가 다릅니다.
어태커는 검을 비롯한 모든 도구를, 보울러는 도끼를, 라운더는 곡괭이를 장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료의 클래스에 따라서 획득하게 되는 스킬도 다릅니다.
보통 첫 스킬은 주변의 블럭을 초토화 시키는 스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료 최대 숫자와 입주할 수 있는 동료의 숫자에는 상한이 있는데,
아마도 이건 컴퍼니 레벨이라는 수치를 올리면 증가하지 않을까 합니다.
(컴퍼니 레벨은 퀘스트를 많이 하면 오릅니다.)
일단 몇 가지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제 기준에서는 할 만 합니다.
자재를 조달하려면 지루한 전투를 버텨야 한다는 점, 정작 전투에 들어갔을 때 제일 빡치는 점이 난이도나 전투 시스템 자체의 문제보다 카메라 문제라는 것 정도만 빼면 지뢰라고 부를 수준은 아닙니다.
<내 턴이 돌아올 때마다 제대로 전황을 파악하기 위해 카메라를 돌려야 한다는 건 제법 스트레스>
새로운 아이템을 수집해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집을 장식하여 캐릭터의 능력치를 커스터마이즈 하는 재미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들어갈 때마다 변하는 맵 상의 보물 상자 위치라든가 필드 상의 적들에게 할당된 개별 아이템들을 수집하는 건 생각보다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런 분께는 추천
- 탐험과 모험을 좋아한다.
- 일본식 시뮬 알피지에 내성이 있다.
- 마크나 테라리아를 좀 재밌게 했다.
- 아이템 수집을 좋아한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 조작성이나 카메라 웍이 잘 다듬어져 있지 않으면 빡친다.
- 갑갑한 건 죽어도 못 참는다.
- 나는 니혼이치라면 이가 갈린다.
- 게임의 가격은 용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