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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1894
    작성자 : 슬픈비
    추천 : 28
    조회수 : 1457
    IP : 39.119.***.195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4/07/06 10:32:33
    http://todayhumor.com/?baby_1894 모바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알려드리는 소아청소년과 이용법
    오유에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오랫만이네요.
    현직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의료 계시판에 적었다가 더 많은 분들 보셨으면 해서 여기에도 올립니다. 
     
    오늘은 소아청소년과를 이용하시는 보호자분들과 예비 부모님들을 위해서 의사입장에서의 조언을 좀 드리려 합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소아청소년과 이용 꿀팁^^ part 1
    ..원래는 길게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정리하다보니 너무 길어져 나누어야겠더군요. 아마 Part 3 정도까지 세 번 쓰지 않을가 싶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첫째, 단골 소아청소년과를 만드세요.
    특수한 질환이나 진찰한 의사가 전원해서 상급병원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유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찾아가실 필요 없습니다. 아이들의 흔한 일반 질환에 비방이나 특별한 노하우는 없습니다. 그저 원칙대로 치료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환자 많은 의사 찾아가셔야 특별한 치료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기 시간만 길고, 짧은 진료에 마음 상하시기 쉽습니다.
    차라리 믿음가고 친절한 집근처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찾아 가세요. 의사도 사람입니다. 자주 보고 눈에 익은 아이에게는 무의식중이라도 더 신경쓰게 되고, 더 친절하게 됩니다.
     
    둘째, 소아청소년과는 시간을 잘 골라 가세요.
    하루 온종일 바쁜 소아청소년과들도 있지만, 그런 곳이 아니라면 병원이 덜 바쁜 시간대를 골라 가시면 더 꼼꼼한 진찰과 설명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보통 소아청소년과가 바쁜 시간대는 병원문이 막 열린 후 아침 몇 시간과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귀가하고 보호자분들이 퇴근해서 오시는 5시 이후입니다. 아이가 급하게 아픈 상황이 아니라면 이 시간대는 피하시는 게 기다리는 시간도 줄고, 감염성이 높은 질환을 가진 아이들과 접촉을 줄여 덜 고생하시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타 병원도 마찬가지겠지만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가시거나 병원이 문을 닫는 시간대에 가시는 것은 가능하시다면 피하세요.이 시간대는 의사들도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진료 속도가 빨라져서 진료 시간이 짧아지고, 설명도 더 부실해질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소아청소년과는 일반적으로 낮 2~5시 사이가 덜 바쁩니다. 특히 감염성 질환을 가진 아이들과 접촉을 피해야 하는 신생아들은 이 시간을 더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셋째, 소문을 잘 가려 들으세요.
    입소문, 인터넷 소문.. 병원 고르실 때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려 들으셔야 합니다.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소문들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어른들이가시는 병원들에 비해 병원쪽에서 올린 광고글들이 적고 보호자분들이 올린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문들이 다 정확한 게 아닙니다. 의사 입장에서 볼 때 황당한 글들도 많습니다.
    어디가 친절하더라, 시설이 좋더라, 시스템이 좋더라..이런 것은 적극 참조하세요. 그러나 어느 의사가 실력 있더라..이건 절대 무시하세요. 아주 아주 일부지만,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의사 정말 형편없다, 정말 실력 없다 싶은 사람도 분명 있는데 오히려 그런 사람이 인터넷에서 좋은 입소문을 타서 명의로 유명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 반대로 의사들이 보기엔 꼼꼼하고 실력도 좋은 분인데 실력 없다고 속상한 소문을 타셔서 힘들어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실력은 보호자분들이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병이라도 아이마다 경과가 다양하고, 심지어 같은 아이에게 같은 질환이 오더라도 작년과 올해가 다를 수 있으니.. 이번에 병이 빨리 좋아졌다고 이 의사분이 더 실력 있다 이런 판단을 하시면 안됩니다. 차라리 실력 있다는 분보다 친절하고 꼼꼼한 분을 찾으세요.
     
    넷째, 의사에게 앞의 치료 병력을 잘 알려주세요.
    숨기실 필요 없습니다. 타병원에서 진료를 보셨다면 그렇다고 꼭 알려주세요 .어차피 DUR이 있어서 타 병원 약제 겹치면 타원 진료 여부 거의 알아요. 앞의 병원 처방 내역도 알려주시고요. 처방전을 가져오셔도 좋고, 요즘은 약국에서 주시는 약 봉투에 처방 내용이 거의 찍혀 있으니 그걸 가져 오셔도 좋습니다. 같은 증상으로 하루에 서너곳을 들러서 오시는 분도 간혹 계세요. 아이 상태가 불안하시고 앞의 진료가 못미덥다면 그러실 수도 있겠지요(솔직히 의사 입장에선 가끔 여러 이유로 씁쓸하지만.. 어쩌겠어요) 어찌되었든 앞 병원 진료나 투약 내용을 숨기시면, 진료나 처방에 절대 도움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앞의 진료 내용과 처방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의사들 싫어하지 않습니다 앞 병원 진단명과 투약 내용 꼭 좀 알려주세요.
     
    다섯째 의사의 문진에 대답하는 몇가지 요령
    1. 이것저것 아이에 대해 설명을 하시고 싶으시겠지만, 의사의 질문에 대한 답만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어디를 다녀와서, 무슨 놀이를 하다, 무슨 프로를 보다가, 뭘 먹고, 뭘 마시고...간혹 이렇게 아이의 일과를 다 말씀해주시려는 분들도 계세요. 불필요한 말씀이 길어지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가 빠지게 됩니다. 의사들이 묻는 게 중요한 내용입니다. 물론 의사가 보호자분의 말씀을 천천히 다 듣고 그 중에 필요한 이야기를 추려내는 게 제일 이상적이겠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속상하게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더라도 의사가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일 우선하세요
    2. 객관화된 수치로 답을 주세요.
    열이 얼마나 났나요?”라고 의사가 질문드리면 언제부터 열이 났고 몇시간 간격으로 났고, 몇도까지 올랐는지 제일 높았던 온도를 알려주세요. 그냥 펄펄 끓었어요”, “재지는 않았지만 계속 났어요”..이런 답은 의사들의 진찰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습니다. 저희도 답답해요.
    구토나 설사도 언제부터 몇 번 했어요..라고 답해주세요. “쉴새 없이 했어요라던가 끝도 없이 했어요”..라고 답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아이가 걱정되시어 표현이 과장되질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의사 입장에선 정말 난감합니다.
    아이가 전혀 안먹어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자세히 문진하다보면 실제로는 밥 대신 다른 음식물들을 먹고 있는 경유도 많아 의사가 아이의 식이상태를 파악할 때 혼동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 분유가 주식인 유아같은 경우엔 몇시간동안 분유를 몇cc 먹었어요라는 식으로 설명해주세요. 소변이 많이 줄은 경우 소변 간격을 일러주시면 의사들이 아이의 탈수를 평가하기 좋습니다.
    3. 아이를 주로 보시는 분이 답해주세요. 아이 한명에 보호자분이 여럿 오신 경우 의사가 질문을 드리면 보호자분들이 각각 다 다른 대답들을 하시고, 논쟁이 시작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서로 자기가 본게 맞다고 의사 앞에서 가족분들끼리 논쟁하시면 당연히 진료에 도움 안됩니다.
    4. 아이를 주로 보시는 분이 아닌 보호자분(특히 퇴근하시고 아이를 아버님이 데려오시는 경우^^:;;)이 아이와 같이 병원에 오실 경우엔 정확히 증상을 듣고 오세요. 의사가 질문을 드리면 질문마다 글쎄요라고 답하시는 분들 계세요. 아이에게 너 어디 아팠냐?”라고 되묻는 보호자분들도 계시구요. “잠깐만요하시고 다른 보호자분께 전화하셔서 진료실에서 다른 보호자분께 아이 증상을 물으시는 보호자분들 꽤 계세요. 이런 경우 의사는 모르는 새에 한숨 나옵니다. 뻘쭘하고요.
     
    ..part 1은 여기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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