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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졌지만, 거란족은 거의 천 년 동안 중국의 한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민족이었습니다.
현재 내몽골 초원에서 살던 몽골 계통의 유목민인 거란족들은
서기 946년에 대규모로 중국을 침략했는데,
이 사건은 한족들에게 크나큰 재앙이었습니다.
거란 황제인 야율덕광(耶律德光 902~947년)은 한족들을 사로잡으면
그들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살려준다.”라는 글자를 새겨서 풀어주었습니다.
또한 야율덕광의 사촌 동생인 마답(麻荅)은 한족들을 붙잡으면
그들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눈을 뽑거나 팔을 부러뜨려 죽였고,
그렇게 해서 죽인 한족들의 손과 발을 잘라서 집에 장신구처럼 걸어두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란족 군대는 한족 백성들을 상대로 약탈을 일삼았습니다.
원래 거란족은 타초곡(打草穀)이라고 하여
날마다 기마병들을 사방으로 내보내 주변 지역에 사는 백성들한테서
식량과 물자를 빼앗아 와서 군수품으로 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강도질이나 다름없는 이 타초곡으로 인해서 한족 백성들이 당하는 피해는 매우 컸으며,
거란족 군대가 주둔한 반경 3천리 부근은 온통 타초곡으로 인해
재산을 빼앗긴 한족 백성들의 원망도 그만큼 높았다고 전해집니다.
아울러 거란족들은 군대가 지나가는 길가의 집들을 모조리 불태워 폐허로 만들었으며,
전투를 벌일 때마다 주변의 백성들을 강제로 끌고 와서
그들을 선봉에 내세워 적의 공격을 맨몸으로 받아내어 죽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적들이 백성들을 공격하다가 지친 후에야 비로소 거란족 자신들이 나가서 싸웠습니다.
즉, 현지의 한족 백성들은 거란족들에게 일종의 ‘총알받이’나 ‘인간방패’로 취급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렇듯 잔혹한 횡포를 부린 거란족들은
한족들한테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한족이 세운 송나라는 인구가 1억 명이나 되었지만,
인구가 1천 만 명도 되지 못했던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를 끝내 이기지 못했습니다.
한족들이 가진 거란족에 대한 공포심이 얼마나 대단했느냐면,
1122년 거란족이 여진족들의 침략을 받아 거의 멸망할 당시,
거란 왕족인 야율대석은 여진족들을 피해 도망쳐 온
거란족 피난민들을 모집하여 새로운 군대를 만들었습니다.
요나라 백성들은 야율대석이 만든 군대를 가리켜 수군(瘦軍)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수(瘦)는 빼빼말랐다는 뜻이니,
즉 수군은 빼빼마른 볼품없는 군대라는 멸칭이었습니다.
거란족이 여진족에게 두들겨 맞는 틈을 타서 복수를 하기 위해
송나라는 10만 대군을 모아 거란족의 영토로 쳐들어갔지만,
놀랍게도 송나라 10만 대군은
병사들이 빼빼마르고 볼품이 없었으며, 인원수가 수천에 불과했던 거란족 패잔병인 수군에게
참패를 당했습니다.
이 정도면 중국의 한족들이 거란족들한테 가졌던 공포심의 크기를 알만 하죠?
출처 | 중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97~98쪽 http://m.blog.daum.net/shanghaicrab/16157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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