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계속해서 일자리를 알아보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졸업 전 부터 계속해서 이력서를 넣어보고 면접을 본 게 수십차례는 된 것 같아요.
집에서는 언제 취직할래라는 잔소리와 주변에서의 비아냥 때문인지 머리도 조금씩 빠지더군요...
하루하루를 취업때문에 고민하다가 구정 전에는 교통사고까지나서 수리비만 몇 백씩 깨지고.....너무 안좋았습니다.
하지만 일했으면 좋겠다라는 회사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입사를 축하한다고.
이 소식을 듣자마자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저만큼 마음 졸이시던 어머니도 저보다 더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용돈을 쥐어주던 여자친구도 매우 좋아했죠.
출근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부랴부랴 필요한 서류들을 챙겼습니다. 군입대 신체검사 이후로 처음 건강검진도 받아봤습니다.
모든 서류를 챙기고 출근 전날 건강검진서를 받기 위해 병원을 들렸죠.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잠깐 보자는 겁니다.
혈당, 콜레스테롤, 혈압 모두 정상인데 간수치가 정상에 비해 6배나 높다는 겁니다. 정밀검사를 받아보자고 하시더군요.
그 때 저는 간수치 이까짓게 뭐 대수냐 라고 생각하며 내일 있을 첫출근만을 생각했습니다.
첫출근을 하고, 모든게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주변 상사분들이 너무 잘 챙겨주시고 하나하나 도움을 주셨습니다.
점심시간 후에 갑자기 전무님께서 보자는 겁니다.
간수치가 너무 높은거 아니냐고.... 그래서 저는 주말에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고 업무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회사에서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더군요...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오늘은 이만 퇴근하시고 정밀검사를 받으신 후에 소견서를 가지고 출근하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았던 병원에 찾아가 원장님과 상담해보고 채혈을 했습니다.
혹시나 이 병원에서 오진을 내리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병원에서도 검진을 받았지만 상황은 다를게 없었죠..
초음파검사를 보니 다행이도 간염은 아니지만 지방간이 또래에 비해 크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의사선생님에게 사정을 말해서 소견서에는 근무에는 지장이 없으나 식이요법이 필요라는 문구를 적어주셨습니다.
소견서를 들고 회사를 찾아가 전무님께 드리고 지방간이 앞으로 근무에 있어서 절대로 피해를 주지 않게끔 하겠다고 했지만
모두다 아시다시피 지방간이 피로의 큰 원인이라 전무님께서는 난처해 하시더군요.
결국 사장님과 상의 후에 전화를 주신다했고 저녁에 전화 왔습니다.
좋은 소식을 기대했지만 결국 같이 일을 못하게 되어 미안하게 됐다는 전화였습니다.
애초에 면접부터 떨어졌다면 이렇게 크게 실망을 하지 않았겠지만 첫출근,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퇴짜를 맞았다는게 상실감이 너무 큽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여자친구와 말다툼 끝에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고 더 큰 고비도 오겠지만 이번 일은 저에게 있어 너무 힘이 드네요....
주변에서 위로와 응원을 해주지만 그래도 너무 우울하구요....
심지어는 건강검진서에 간질환의심이라고 적어준 의사선생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아직 3월이 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2015년 3월은 제게 최악의 달인 것 같습니다.
두서없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