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나는 바쁜사람이다.
얼마나 바쁘냐면 장장 5일간의 휴가동안 삼국지 영걸전을 서주전투까지 하다가 말았고,
영화를 두편정도 보았으며, 오유에 글도 하나 올렸을 정도로 난 베리 비지하다.
아임핫. 아임비지.
심지어 숨까지 쉬느라 정말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난 어렵게 시간을 내었고, 홍대의 한 이자카야같은 곳에 가서 무엇을 먹었는데.
이자카야를 생전 처음가봐서 신나서서 ㅎ헤헤헤 하면서 글쓰는게 아니다.
난 지금 얼음처럼 매우 차갑고 스님처럼 차분하고 어르신 저녁처럼 진지하다.
하핫
어쨋든 일단 어제 먹은거 비쥬얼부터 보시겠다.
보이는가 이 럭셔리의 향연을?
내가 먹은것은 9시 방향의 갈색 물체이고 지인은 3시방향의 연어 뭉태기를 드셨다.
그리고 전방 11시와 1시 방향에 있는 액체는 갑자기 이름이 무슨 볼이였는데
하이볼이였나 캐논볼이였나 기억이 갑자기 안난다.
ㅋ?
볼중의 볼은 드래곤볼이지만 그건 아니였고
어쨋든 놀랍게도 세 음식 다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난 저 순간 매우 허기졌으므로 얼른 한술을 뜨려했다.
근데 그순간 내 음식이 내게 무언가 메시지를 전하려는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보이는가 저 한이 가득한 움직임?
난 이광경을 보고 젓가락 무브먼트를 멈출수 밖에 없었다.
아 이건 내게 대체 무슨말을 전하려는 것일까....
먹지말라는것일까 아니면 맛있게 먹으라고 하는것일까....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한참을 고민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어떤 한 생각이 나의 뇌리를 스쳐갔는데!!!!
고민이 많았던 만큼 난 더 맛있게 먹을수 있었고 널 믿었던 만큼 내 친구도 믿었기에
산토리니 위스키와 레몬 향이 합쳐진 무슨 볼 알콜도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거기에다가 창가자리에 앉아서 토요일 저녁의 홍대 풍경도 바라볼수 있었는데,
아직 시간이 일러서 그랬는지 내가 좋아하는 약간 정신나간 홍대의 분위기는 안났지만
사람들은 굉장히 많았고, 솔솔부는 바람은 시원했지만 젊은이들에게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느껴져 나 조차 뜨거워지는 기분이 느껴지는줄 알았는데 위스키때문에 가슴이
뜨거워지는거였다. 역시 술은 좋다. 난 굉장히 이성적으로 술을 즐기는 편인데
과하게만 마시지 않으면 술은 정말 좋은 기호식품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감춰야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술을 마시게 되면 감정에 솔직하게 되지않나?
난 그런점이 좋아서 아주 적당히 술을 마신다.
어쨋든 지인과 매번해도 즐거운 남 뒷담화를 열심히 하며 밥을 먹으니 참 꿀맛이였다.
내가 못먹는 생연어를 지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백명의 사람이 있으면
백가지의 특성이 있는거구나 라는걸 느끼게 되었는데, 예전에 소개팅가서 안주로 나온
연어를 오스카 남우주연상급으로 정말 맛있게 먹는척 했던 내 자신이 생각나기도 했다.
참 귀엽지 않은가? 히ㅎ
보다시피 난 이렇게 귀엽게 연휴를 마무리 하였고 마지막날인 오늘도 바쁘게 누워서 숨쉴 예정이다.
어차피 올 월요일이라면 당당하게 받아쳐 줄거니까 와볼테면 와바라 월요일 이 x34^#$#@21r같은 녀석아!!!
마지막으로 오늘 먹은 음식 미미 점수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