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건담뽀개기의 주인공은 구판 MG 풀아머건담 되시겠습니다.
사실 완성은 올해 초중순쯤에 했는데, 이제서야 제작기를 올립니다. 지난번 프로비던스 제작글에서 굉장히
멘탈이 많이 나간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그런거 안보여드리려고 노력할겁니다만 이거 만드는데
굉장히 빡쳤던 기억이 많이 떠올라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쓰어폰어타임.
때는 아직 인간이였던 시절 건담베이스 갔다가 난 그냥, 도료 몇개만 사가지고 오려고 했는데
어? 반다이몰 포인트가 내가 그렇게 많았다고? 포인트를 몰빵해 때려박았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더블제타건담을 굉장히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아주 많이 기대했습니다만,
"야 너 구판 풀아머건담 만든다매?"
"넵. 왜요?"
"ㅋㅋㅋㅋ"
구판 풀아머건담을 만든다는 소식에 동종취미에 있는 형님에게서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한장의 사진이 도착합니다.
?
놀란가슴 잠깐 가라앉히고, 저는 침착하게 물었습니다.
"이게 완성품이라고요?"
"2002년 기술력은 여기가 한계였나봐. 근데 그거 진짜 산거냐?"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고해라"
가슴깊이 단전에서부터 빡침이 올라옵니다.
모든 구판킷이 그렇듯(ex 98년 발매작 슈퍼건담) 우리가 아는 반다이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돈을 빨아들여 지금의 퀄리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어쨌든 상자를 깠습니다. 지금은 런너지지대를 쓰지만 이땐 쓰지 않았기에 박스가 곧 런너지지대였습니다.
사출에 근본이 없습니다. 왜 반다이는 박스그림으로 사람을 현혹시켰을까요?
뭐 울면 뭐합니까. 누가 대신 만들어줄것도 아니고. 이제 제 목표는 이 구판킷을 최대한
사람다운 모양새로 만드는겁니다. 이거 조립하고 다시는 건담 안만들겠다고 다짐했던 시기도
이때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나 도색을 하고,
아참. 파란색이라고 진짜 파란색이 아닙니다. 빨간색이라고 또 진짜 빨간색도 아니고요.
타미야는 우리에게 늘 그렇듯 답을 줍니다. 티타늄 레드와 블루가 없었으면 저는 진작에 건담 접었습니다.
게이팅이 살짝 거슬리는건 쉿 우리들만의 비밀로 해요.
구판 풀아머건담은 변신이 가능한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건드는 과정이 매우 귀찮음을 잘
알고있기에, 변신을 시키진 않을겁니다. 그냥 원형대로 보존하는것을 목표로 합시다.
중간과정이 많이 생략됐지만(사진을 찍지 못해서) 어쨌든 이런식의 작업을 x2로 거쳐,
이런식으로 팔이 완성되었습니다... 만, 자 일단 여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네요.
이제 팔을 다 만들었으니 나머지는 만들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저는 이때 지옥에 온 기분이였습니다.
무슨 지옥이냐면, 건담 도색 제대로 안하면 가는 지옥에 온 기분이였습니다.
이걸 언제 다 마스킹을 하고 칠하란 말인지 나는 잘 모릅니다. 그냥 이거 반품하고 끝내면
안될까요?
그래요. 안되겠죠. 제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군요.
어쩝니까. 이미 뜯고 분칠시켜놓은거 마지막까지 가봅시다.
아 진짜 이 영화 이선균씨 발음때문에 집중안돼서 끝까지 못갔는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네! 괜찮은 시도였습니다! 슬슬 모양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정도면
건프라 도색뉴비중에서는 그래도 할만큼 한겁니다! 세상에 병ㅅ짓도 정성스러우면 감천이라더니
그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견딘 끝에 뭔가에 다다르고 있는 중인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MG 풀아머건담의 특징이라면, 바로 이 백팩이 있어야 상체와 하체가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걸 연결시키지 않으면 몸통과 다리가 따로놉니다. 그래서 먼저 백팩부터 조립을 해줍니다.
등따개비 앞부분은 이렇게 금색으로 칠해줍시다. 버니어 역시 알루미늄색으로 물들여줍시다.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잘했다. 나새끼.
진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내가 만든거 내가 보면서 내가 팝콘각
씹고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순간이였습니다.
가슴 장착하기전에 계속 올려주고. 말그대로 build입니다. 빌딩을 세우는것과 같습니다.
진짜 조립만으로도 이렇게 빡치는건 난생 처음입니다. 등딱지는 계속 떨어지고, 메시파이프
연결은 더욱 빡칩니다. 대체 어느놈이 이딴킷으로 디자인한거야? 카토키좌... 오늘따라 더 그립읍니다...
게다가 구판 풀아머는 씰도 많이 없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제공되는 씰이 너무 저품질인데다가
그마저도 몇개 없어 아무리 먹선으로 삽질을 해도 도색이 아니면 답이 없습니다. 좋은거 하나는
큰 볼륨감때문에 묵직한 맛 하나는 살아있다는 겁니다. 시각적으로도 묵직하게 만들어주려면 이렇게 도색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슴가의 미사일포드도 이렇게 개별도색을 해줍시다.
이게 그 몸뚱이를 훨씬 뛰어넘는 그 문제의 하이퍼바주카입니다. 원래 이 하이퍼바주카의 색깔은 모두
쥐색이였습니다. 그걸 그냥 어깨에 얹는다고 생각하니 빡침이 안올라오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최대한도의
색분할을 시도해봤습니다. 결과는 보시는바와 같이 꽤 괜찮게 나온듯 합니다.
끝...끝났습니다.... 어떻게든 완성했습니다....!
저 탄창, 저 망할놈의 탄창! 저것 역시 쥐색 통짜색이라 마스킹으로 대충 괜찮아보이는 모양을 만들어냈습니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도색을 안한데가 없고 서페이서를 안뿌린데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게 한계였습니다...
.... 얘보다 낫긴 한데 그래도...
아무튼 그런겁니다. 노력은 하는만큼 보상으로 다가온다는 말이 있죠.
그런데 어쩐지 이친구는 노력한만큼의 보상보다 약간 좀 덜 온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짜 이 이후로
건담 안만들겠다고 무수히 많은 다짐을 했는데요. 뻥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만듭니다.
도색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로 말이죠.
이 킷 이후에 바로 조립한게 바로 다음에 나올 사진인 MG 아스트레이 블루프레임입니다.
이 모델을 아는분이라면 원래보다 많이 색이 바뀌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겁니다.
예스땡큐. 그래도 구판 풀아머보다는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편하게 조립도색하는 건담... 공방은 가보셨는지...?
아무튼 그런겁니다! 한동안 이 모델들 이후로 손을 안대긴 했는데 그래도 아마 별일이 없는 한
계속 만들긴 할겁니다. 다음번엔 크샤트리아 or 더블제타 버카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증식중인 건담과
어린이들...
어른이들과...
아랫집 어른이들...
에 또 덕력이 미친듯이 충만한 제 방사진을 끝으로 이 미친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