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글을 쓸 수 밖에 없다. 이 글을 쓴다고 내가 갑자기 박근혜팬에서 또는 이회창팬에서 노무현팬이 될 수도 없거니와, 좌파가 될 체질은 아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는 늘 말해야 한다. 우리 편이라고 터무니없이 띄우고, 저쪽 편이라고 무조건 까는 것은 옳지 않다. 기본입장은 변하지 않되 늘 마음과 생각이 열려있어야 발전하는 것이다. 북한을 봐라. 마음을 완전히 닫고 있으니 늘 저 모양 아니겠나? 외골수는 (그 태도적 철학은 존귀하다해도) 현실적으로 올바른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입장의 외골수는 옳다. 무슨 말이냐하면 한나라당內에서 골통짓을 하고 니뮈, 니뮈, 씨벌... 하면서 당내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매우 옳다. 하지만, 뜬금없이 김대중이 밑으로가면 이건 싹수 노란 작자이다.
하여간 우리는 노무현의 욕을 많이 했다. 김대중도 그러하다. 나는 김대중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 이유는 별로 열거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요상한 것이 노무현의 경우는 욕을 하다가도 어느새 빙긋이 웃게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 이거 왜 이런가? 누구든 노무현을 한참 욕하다가 결국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를 용서하고 있다. 뭐랄까? 만만하다할까? 깨끗한 이미지라할까? 정직하다할까? 아니면 최소한 악성종양(암)이 아니라 귀여운 혹(양성)이라서 그럴까? 김대중이 악성, 악질, 꽁수, 뒷통수, 음흉함이라면 노무현에게서는 그렇게까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언젠가(한나라당 경선 이전) 내가 무척 싫어했던 노사모 관계자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소리를 했다. "다음 경선, 대선에서 노무현이 짜 놓은 패러다임을 뭉게는 사람은 승리할 수 없다. 왜냐면 노무현은 사심없이 나라를 위해 올바른 비젼을 미리 설정하고 이에 맞춰 현재의 틀을 만들어 놓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품고 가지 않으면 실패한다"라고. 푸하하...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가? 이 노무 종자들은 저무는, 레임덕이 곧 코앞에 닥친 교주라도 이렇게까지 모시고 지랄발광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두고봐라. 노무현은 처참히 무너지고 그를 반대하는 새로운 세력이 집권할 것이다. 그의 지난 5년간 깽판정치, 코드정치는 철저히 까발려지고 심판받게 될 것이다. 전교조, 전공노, 대북 퍼주기, 거짓된 서민정치, 여론정치는 난도질 당할 것이다라며 비웃었다.
아니나 다를까? 양당의 경선과정과 대선을 보면서...누가누가 노무현 잘 씹나할 정도로 지난 5년은 무참히 폄훼되고 가치추락하였다. 그런데 말이지, 그럴수록 인기가 올라가여 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 그것참, 그제서야 그 노사모관계자의 말이 귓전에 맴도는 것이다. 왜 그런가, 도대체 인기없다는 노무현을 비판하면 반사이익이라도 얻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러질 못하고 있더라고. 그 봐라, 정동영이도 경선당시 노무현 비판효과때문에 경선통과한 것이 아니라 불법동원, 조직동원으로 편법으로 당선한 것 아닌가? 그래서 손학규는 경선중간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곤했다. 그리고 손학규도 노무현을 비판했지만 그다지 어필하지 못했다.
나는 오히려 유시민같은 사람이라도 노무현을 품고, (욕을 무진장 듣고 있지만) 노무현을 긍정하고 대북사업의 긍정적 면이나 민주화된 분위기를 홍보하는 등 노무현 장점을 그대로 살려나갔다면 승부는 재미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합신당내에서 노무현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것이 바로 자신의 살을 베는 무지한 행동인데도 불구하고 전략부재의 정동영은 노무현비판에 선봉장으로 헛발질을 하고 있던 것이다. 아마추어도 그런 아마추어가 없다. 제 형이나 아버지를 비판하면 아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표를 얻지 못한다. 오히려 못난 아버지, 형을 감싸고 '잘못된 점이 있겠지만 나는 노무현과 그 방식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표가 더 모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노무현이 어떤 정치인이길래, 어떤 짓을 했길래, 노무현을 비판하면 또는 노무현 저주를 받으면 모두 실패하는 것일까? 인간 노무현을 우리는 왜곡되게 보고 있지는 않는가?
내 감히 말하건대 노무현은 대한민국 역사상 조선시대 선조(임진왜란), 고종(구한말)에 버금가는 바보다. 그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도 겨우 최고의 화난 모습이 (2)가지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권력을 사용하여 무참히 공격하는 것이 아니었단 말이다. 그 모습은 첫째, 막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막말이 형식만 문제삼지 않으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무현 어록을 (~전쟁하자는 거임? ~깜도 안되는 거임. 부끄러운 줄 알아야제 ! 등등) 은근히 즐기는 것이다. 정말 권력을 남용하는 대통령이라면 그런 말에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며 입에 오르내리길 싫어한다. 노무현 막말은 사람들이 그저 하는 비아냥으로 막말이 아니라 노무현 타고난 화법에 불과하고 우리는 그 내용을 생각했어야 했다. 노무현은 답답했을 것이다. 자신이 한 말의 내용은 놔둔채...노대통령, 또 막말. "깜이 되었다"...등과 같은 조중동의 타이틀을 보고 절망했을 것이다. 못해 먹었을 것이다.
두번째는 고소, 고발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 고소, 고발 해 보거나 당해본 적 있는가? 실제 하거나 당해보라만...진짜 별것 아니다. 형사쪽이면 모를까? 민사나 규칙위반같은 것은 정말 장난에 불과하다. (여러분 남자로서 좀 커보고 싶으면 고소, 고발도 당하거나 해보라. (농반진반)) 청와대(노대총령)가 일개 신문사에 고소, 고발하며 정정보도, 벌금물리게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민주적인 것이고 법준수적인 것이다. 만일, 그 회사간부 두엇을 협박한다든지, 그 회사에게 심중하고 편파적인 세무조사를 한다든지...또는 기자들을 개개인적으로 법의 올가미를 씌워 구속한다든지...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이렇게 노무현은 고작 한다는 게 막말이거나 고소, 고발에 불과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무현을 바보로 취급하고 만만하게 보고, 친구처럼 툭툭치는 것이다. 그래서 정작 그의 정치철학, 그의 비젼을 읽는데 게을렀다. 솔직히 말해보자. 당신과 나는 노무현이 그리는 대한민국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라도 있나? 도대체 노무현은 경제, 국방, 대북관련, 민족문제관련, 교육문제에 있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비젼을 가졌는지 기억나는 것 있으면 말해보라. 어쩜 당신과 나는 그의 그런 철학이나 비젼을...생각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그저 언론에 세뇌되거나 시중의 떠도는 평에 오염되어...그저 노무현하면 자동적으로 '싫다'는, '지겹다'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튀어 나오게 되었을 지 모른다.
이제사, 퇴임이 임박한 지금에 와서야...그가 추구한 이상, 정책, 어려웠던 점을 생각하고 아뿔싸...그래도 노무현이 그렇게까지 나쁜, 형편없는 대통령은 아니었는데라고 느끼게 되었다. 일단 노무현은 바보인 만큼 자신이 절대 부패, 비리를 즐겨하지 않았다. 설령 믿었던 아랫사람에게 뒷통수를 맞은 적은 있으나(변양균, 청와대내 386) 그가 정녕 음흉한 마음으로 무언가 이득을 챙긴 일은 없다.
그리고 그와 참모들이 경제를 망친 것은 아니다. 어느 대통령이라도 나라를 맡으면 (인간적으로 겁도 나고 책임감도 느끼며) 애국자가 된다. (일시적일지언정) 노무현도 최선을 다해 경제를 살리려 노력한 모습이 지금의 모습이다. 갑자기 차기대통령이 들어서서 기적같이 경제를 일으킨다...그것도 대운하같은 토목공사로...? 이건 노무현이 경제를 못해서, 그 운하 팔 줄을 몰라서 아니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또 이 정책, 저 정책....을 한다면서 매일 인수위의 발표가 나오는데 한마디로 도찐개찐이다. 생각해보자. 노무현 정부에서도 내노라하는 막강 경제학자, 경제팀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다. 그런데 그걸 하루 아침에 뒤엎고 하늘에서 떨어진 능력이라도 있는 것 처럼, 혹은 노무현정부가 절대 생각할 수 없었던 것처럼 특별나고 엄청난 효과를 지닌 경제정책이란 게 있을 수가 있나? 다...생각해봤던 것이고...다 고려해봤던 것이다. 지금의 모습이 최선에 가까운 것인데 여기서 무얼 갑자기 더 잘할 옵션은 별로 없다는 소리다. 그래서, 노무현을 품고 가야했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이명박이나 인수위가 정말로 똑똑하다면 노무현을 품어야 한다. 우파라도...기존의 흐름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철부지는 되지 말자. 물길은 갑자기 튼다고 틀어지는 게 아니다. 서서히...이전 정권의 장단점을 품에 안으면서 서서히 바꾸는 것이 현자의 처신이다.
대북관이 (김대중은 나빴을지 모르나) 노무현에게 와서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우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냉정히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북한에 퍼주기해봐야 사실 나라경제 전체를 비교할 때 껌값에 불과하다. 그 돈을 가지고 딴지거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여과없이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액수는 정말 얼마되지 않는다. 다만, 그 주는 방식이 김대중의 경우 그 특기처럼 '몰래', '꽁수로' 전달되었기에 잘못 되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게 정권유지 차원으로 악용될 우려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노무현은 그런 꽁수로 북한에 퍼주기하지는 않았다. 김정일이의 떨떠름한 표정에서 여러분 읽었을 것이다. 노무현은 우직하고 바보스러워 꽁수로 갖다 바치지는 않았다. 그리고, 노무현시대를 겪었길래 우리 젊은이들의 더 많은 숫자가 미국을 비교적 바로 볼 수 있었고, 과거처럼 마냥 네~네~하는 꼬붕이 아닌 것을 미국에 심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미국을 (좌파들이 경멸하듯이) 그렇게까지 싫어하거나 증오하지 않는다. 실용주의적으로 용미(用美, 미국을 이용해 먹자)를 주장한다. 미국과 손을 완전히 떼면 우리는 지구상에 살 수 없다. 북한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어차피 미국은 우방이고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나라다. 그럴려면 세상 누구보다 얍삭하게 미국의 간을 빼먹으면 된다. 그게 용미다. 그럴려면, 과거 구시대적으로 미국을 완전善의 나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시대가 우리 젊은 사람들에게 선물한...미국도 우리의 (우리 민족의) 완전한 善은 아니다라는 관점은 꽤 소득이 있다.
그 외, 부동산, 교육, 노조문제 등등 일일이 짚어볼 문제이긴 하나 글이 너무 길어지겠다.
결국, 우리는 노무현의 태도나 말이나 또는 조중동의 노무현 평에 익숙하게 길들여져 그의 비젼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법치와 공평함, 반칙없는 플레이...그리고 약자를 한번 더 생각하는, 그리고 굴욕보다는 민족의 관점을 상기하는...수 많은 장점과 비젼을 두고도 말이다...
당신과 나는 그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미처 피지 못한, 피다가 멈춘 노무현 르네상스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왜 그 때 그가 말하는 투에만 관심있었고 그가 무슨 비젼으로 저런 말을 하는지는 생각 못했는지 모두가 아쉬워할 때가 올 것이다.
누구보다 정동영은 땅을 치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을 품고 갔어야 했다. 이미 노무현은 바보, 천치같은 백지장에 순수한 마음으로 조국의 미래를 그리고 그걸 현실에 어느 정도 적용시켜 놨기 때문에 이를 밟고 간다는 것은 패배의 요소일 뿐이라는 걸. 그래서 정동영은, 그리고 열린당을 깨고 나간 김한길은, 그리고 천정배와 그 외 노무현 등에 칼을 꽂은 모든 자들은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보라. 인수위와 이명박을 오늘도 바보 노무현은 비판한다. 이 바보의 비판이 지난 세월 결정적으로 잘못된 것이 있던가? 노무현은 올해 (이명박, 한나라당, 인수위의) 경제정책을 들어보니 완전 헛방이다...라며 독설을 퍼붓고 있다. 그리고 운하공사 하나 한다고 경제가 잘될 것이라 생각하냐?라고 질타한다. 우리는, 우파임에도 불구하고...포퓰리즘을 버리고, 총선을 의식하지 말고...올바로 나라걱정을 해야한다. 노무현의 비판을 한번쯤 생각해야 한다. 진정 나라를 사랑한다면 노무현을 무턱대고 비판하지 말고 그가 하는 말에 진솔하게 귀기울여줄 아량이 있어야 한다.
안티(반, 反)-노무현이 정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품고 갈 아량을 보여주자. 등소평이 실권자로 자리매김하고 한 후, 천안문에 걸린 모택동의 사진을 철거하자는 의견에...반대했다. 전임자를 밟는 자는 아마추어다.
노무현은 정치인 특유의 꽁수 (미군장갑차 춧불시위, 정몽준 팽, 자충수두어 열린당 과반만들기, 삼성특검 수용 등등)를 부리긴 했으나 현대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정직함과 진솔함으로 한국을 평등과 법치와 약자보호의 나라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그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았으며 조중동 등의 언론으로부터 5년 내내 공격받았다. 급기야 자신의 당인 열린당으로부터도 등에 칼을 꽂힘 당했다. 측근들의 비리(의혹)까지 겹쳐, 가장 외로운 임기말을 보냈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비젼을 속깊이 알려고 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실패한 그의 이상이 못다핀 르네상스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먼 언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