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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18691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21
    조회수 : 2886
    IP : 119.204.***.106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7/03/19 23:59:39
    http://todayhumor.com/?baby_18691 모바일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40일째
    오유의 많은 회원님들의 위로가 저에겐 너무나도 힘이되었고
    제 힘든 이야기에 동조와 위로 해주시는게 너무도 좋았고 그때만큼은 행복합니다.

    몇일간은 일기를 그만두려했습니다.
    단지 없는 자존심에 아무한테도 제대로 털어 놓지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 궁상만 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기를 써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소송을 하면서 여러 카페를 드나들며 
    세상에 힘든사람이
    너무도 많다는걸 알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가 
    얼마나 행복해 지는지 보여주겠습니다.
    적어도 저보다 덜 불행한 누군가에게는
    이런사람도 있었다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남자들도 많습니다.
    오유 찾아가서 제글 읽어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혼자서 아이를 키운지 이제 40일째입니다.


    ------------------------------------


    일요일 아침
    내겐 가장 힘든 하루의 시작
    아내가 있었을땐 몰랐던 육아와의 전쟁

    아이는 
    끊임없이 심심해 한다.
    끊임 없이 어지르고
    끊임 없이 쫓아 다니면서 치워야한다.
    잠시라도 쉬면 집은 금방 엉망이 된다.

    날씨도 적당하고 외출을 한다.

    잠사박물관(누에고치박물관) 에가며 롯데리아에 들러 아이먹을 치즈스틱을 산다.
    아이는 치즈스틱을 아주 잘먹는다.
    점심은 도시락 전문점에 들러 아이용 도시락을 챙겼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아이용 체험 프로그램이 있기에 신청하였다.

    내딸은 30개월 밖에 안되어
    혼자 들여보넬수 없다.

    12시에 체험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아이와 같이 들어가니
    아빠는 또 나뿐이다.

    이젠 눈치보지 않고 당당해지리라 마음먹고 있었기에 
    당당히 임하였다.

    누에고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누에껍데기를 이용해서 목걸이도 만들고
    오디 열매로 맛있는 과자도 만드는 알찬 프로그램이었다.

    재미있게 체험하고
    한참을 박물관을 누비며 놀았다.

    점심을 먹고 차에타서
    '딸 재미있었지?'
    물으니
    '네~~~~~'
    라고 대답한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이의 그 한마디가 육아의 힘듬을 한번에 날려버린다.
    부모의 마음이란게 그런것이다.

    내 부모님도 날 그렇게 키웠을것이고
    나도 내아이를 기쁜 마음으로 키울것이다.

    집에오는길 기차가 보였다
    아이가 기차가 보고 싶다 한다.
    ktx역 으로 향했다.

    아이를 데리고 탑승하는곳으로 올라가니
    때마침 ktx가 들어온다.

    아이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기차가 신기한가보다.

    내친김에 문이 열렸을때 얼른 기차에 오른다.
    객실에 들어서자 

    '아빠~ 이거 타고 엄마한테 가는거야?'

    딸이 묻는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 당황스럽다.

    '아니 지금은 아니야..'

    얼버부리며 객실을 가로질러 다음 문에서 서둘러 내린다.

    집에 도착했는데도 
    오늘 많은걸 봐서인지 딸이 신나있다. 더 놀고 싶다고 아빠를 조른다..
    그래 나가자~
    저녁먹기전 놀이터에 데려나갔다

    하필 이면 같은 어린이집 안면이 있던 아이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있다.
    아이들은 재미있게 뛰놀고
    아내의 친구는 아내의 안부를 묻는다.

    입이 턱 막힌다.
    이런경우 머라고 대답해야 할지 생각해본적 없다.
    이래저래 얼버무려본다.

    난 아직 혼자라는것을 말할 용기가 없다.
    후회한다.
    솔직히 말할것을...

    주변이 동정의 시선이 두렵다.
    혹시나 어린이집에서의 차별이 두려웠다.

    오늘은 아이가 일찍 잠들었다.
    세상 가장아름다운 나의 딸아 
    엄마의 몫까지 아빠가 채워주리라 다짐하며 일기를쓴다.

    새살 차오르지 않은 상처가 또쓰리다.

    여전히 피곤한데 잠은 오질 않는다.
    이제 약을 털어 넣고
    행복했었던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잘것이다.

    내일아침 깨어나면 조금은 더 행복해지길 빌어본다.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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