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주중인 오징어입니다.
데이팅 어플 틴더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매치가 된 이후로 약 3개월 동안 매일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문자를 주고 받았죠.
그녀가 사는 곳으로 가서 3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그녀가 제가 사는 곳으로 오면 만나 밥도 먹고 그녀의 가족, 친구들도 소개받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녀의 폰에는 계속해서 틴더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녀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하는 의심은 어쩔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좋으니 연락과 만남을 계속했습니다.
잠시 한국에 왔다 돌아올 땐, 선물도 사오고. 그녀도 여행을 다녀오면 제 선물을 사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의 이 관계를 그저 '친구사이'라 규정하더군요.
우리 사이에 무언가가 지어지고는 있지만 자신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그녀를 저는 그래도 기다려보려했습니다.
내가 괜히 너무 성급하게 구는 건가 자책하는 시간도 많았고, 언젠가는 내 마음이 닿을거라며 희망에 찬 시간을 보내기도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그녀가 많이 아프다고 했던 날
그녀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갈 수 없던 저는 걱정되는 마음에 문자 몇 통을 보냈지만, 그녀는 다 큰 성인이라며 어린애가 아니라며 걱정하지 말라했는데
그 말이 왜 그리 상처로 돌아오는지... 결국엔 저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닌 그저 친한 친구중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연락은 계속되었지만 저의 마음 한 편은 편하지 않았네요
그녀는 오래전부터 계획해왔던 그녀의 오빠네 집에 같이 방문하자고 저에게 물었지만, 저는 친구사이에 그렇게 하는 것이 꺼림칙하다고
가지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계속해서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도록 자신의 오빠가 저를 위해 방까지 준비했었다고, 가족들 모두 저를 찾는다는
어차피 친구사이라면서 왜 그렇게까지해야하나 하는 의문을 들게했습니다.
결국 어떻게해도 저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며칠 전 그녀와의 통화중에 넌지시 말을 꺼냈습니다.
앞으로 나는 더 이상 당신을 내 여자친구로 원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모든 걸 천천히 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녀와 연락을 주고 받던 3개월간 매일같이 아침이면 안부인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통화 이후 저는 더 이상 아침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걸 명확하게 하고 싶었으니까요. 괜한 일말의 오해나 떨림은 이 애매한 사이를 계속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오늘 아침 그녀가 저에게 묻더군요 왜 이제는 아침 인사를 하지 않느냐...
저는 이제 그녀를 향한 제 마음을 정리하려고 한다. 평범한 친구사이가 되려한다.
돌아온 그녀의 대답은 이해한다...그리고 질문 하나
"혹시 다른 여자가 생겼느냐?"
어찌보면 가능한 의문일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마음은 더 명확해졌습니다. 이 사이는 끝내는 게 맞겠다고.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고 답했지만 그녀는 어차피 제가 아니라고 말할 걸 자신이 괜한 걸 물었다는 답을 하더군요.
그리곤 제 말에 자신이 슬프다. 눈물이 나는 걸 참을 수 없다. 미안하다 하지 말아라. 아무 것도 하지 말아라. 자기는 괜찮아 질거다. 라는 말을 하네요.
저로써는 사실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습니다.
지난 3개월간 매일을 그녀와의 연락과 만남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니까요.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을 제가 알 수는 없지만....
사실 이 3개월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고, 가슴 졸이고... 에너지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애매한 관계가 계속되는 게 싫었습니다.
3개월이라면 분명 자신의 마음을 헤아릴 충분한 시간이었다고도 생각이 들고요. 그래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닌거겠지요.
그래서 이 연애아닌 연애는 이렇게 끝난거 같네요.
후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요. 무언가 후련한 느낌도 들고요.
물론 그녀와 이야기하던 시간은 좀 그립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