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처형의 친구인 한다리 건너 알게된 일본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말이 친구지 저만한 막내아들이 있는 할아버지입니다.
사업상 한국에 자주 오시고 저희도 한번씩 일본에 방문해서 만나는데
연륜과 청춘을 함께 가지셔서 즐겁고 도움이 많이 되는 그런 분입니다.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얼마전에 처형과 통화를 하는 도중 옆에서 들은 이야기 입니다.
지금 일본에선 후쿠시마 원전 지역을 재건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전까지 이젠 안전하다 라는 국제 인식을 갖는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동남아 인부들부터 조금씩 인력을 늘리기 시작하는데 근무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루 1시간 근무
(인근에서 방호복 착용 종료 부터 작업 현장에 이동- 작업- 탈의지점으로 이동 까지 1시간, 이후 정화작업후 귀가)
2. 숙식 제공
3. 일당 지급 하루 3만엔
하루 1시간만 일하기 때문에 후쿠오카 지역이아니라 다른곳에서 출퇴근도 할수 있다고 합니다.
1시간인 이유는 방사능이 사람몸에 흡수되는 시간이 1시간이라서 그렇구요
더 하고 싶다고 해도 규정상 할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겠다는 사람이 많아도 일손은 계속 모자르다고 합니다.
3만엔은 오늘 환율로 33만원 쯤 합니다.
지금 일본사람들 사이에선 큰 가쉽이라고 합니다.
가서 3년만 하고 팔자 바꿀까 라는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는것이지요
아 국적은 무관하다고 합니다.
이런이야기를 셋이서 주고 받으면서 이시가와씨와 통화를 하는데
와이프가 어차피 우린 아이도 안갖을꺼니까.. 라는 말을 합니다 농담인줄 알고 와이프 얼굴을 봤는데 반쯤은 진심이더군요
계산을 해봅시다 아니 뭐 어쩌자는건 아니고 계산만 해보자구요 ㅎ
하루 30만원입니다. 월 20일 근무라고 했을때 600만원이군요 (아마 더되겠죠 환률이 더 높으니)
휴일 없이 일할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럼 월 1000만원이 가능하겠군요
년 1억 2천만원입니다 바짝 모르면 년 1억이 가능하겠군요
(물론 일당받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돈나가는줄 모르고 쓰다보면 그렇게는 안모입니다 아마 한 년 8000정도 모을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둘이가서 군대처럼 2년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에 자그마한 전세집하나 살수 있는 돈이 모이겠네요
이쯤 되면 돈의 무게가 조금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어차피 방사능은 당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다음세대에서 변이가 나온다던데.. 라는 생각 같은게 들지요 ㅎ
이쯤에서 제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전 올해 33살된 7년차 프로그래머 입니다
5000에 35짜리 월세를 살고 있고 학자금대출 받은게 원금 이자 포함 100만원인가 남아있고 다른 빚은 없습니다.
년봉은 퇴직금 별도 3800 와이프는 3000쯤 될껍니다
년초에 와이프와 함께 집과 세간을 마련하면서 저축은 다 써버리고 아마 그건 와이프도 마찬가지구요
차는 저도 와이프도 운전이 서툴러서 없습니다. 소개가 아니라 재산공개군요 ㅎㅎ
간단히 말해서 집안에 도움 없이 그냥 저냥 둘이 알콩달콩 취미생활 하면서사는 가장 평범한 신혼부부를 생각하시면 맞을겁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중에서는 저희보다 잘 지내는 분들도 많으실테지만 분명 요즘 시국에 저희보다 어렵게 지내는 분들도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시면서 민폐만 끼치는 일본이다 라고 많이 분노 하셨겠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ㅎㅎ 그리고 그러지 않을꺼라고 생각합니다만 1시간 근무에 3만엔 일당은 쪼끔 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저리주저리 써봤습니다만 말하고자 하는 이야긴 딱히 뭐 없습니다
그냥 먹고 살만한 저도 저희 와이프도 이런 유혹을 느끼는데 저보다 힘들게 사시는분들께는 어떻게 느껴질까...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무섭고 사람이 무섭고 돈이 무서워서 글을 써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