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약수역) 편의점 연하 알바한테 끌린 썰 . txt
보통 자취생들이 다 그렇듯이 집앞에 자주가는 편의점이 하나 있음
왜 있잖아 노메이크업에 그냥 모자하나 푹 눌러쓰고 츄리닝 바람으로 가는 집앞 편의점
그날도 바로 전날 남사친새기 군대간다고 술을 뭐 거의 호걸 장비마냥
독째로 때려부었던 터라 숙취가 굉장했음
뭐 그게 아니었어도 안씻었겠지만 암튼 그날은 눈꼽도 안떼고 집압 편의점으로 향했음
구겨진 챙모자에 삼선 쓰레빠 질질 끌고 병든 닭마냥 털레털레 컵라면 코너로 직진했지
편의점 알바생은 이미 내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는듯 가볍게 인사하고 자기 할일 하더라
아 참고로 우리 편의점 알바가 좀 귀엽게 생겼다? 생긴건 엄청 귀여운데
목소리가 엄청 낮아 그 동굴목소리st?? 이선균 비스무리한 톤인데 얼굴이랑 겁나 안어울림ㅋㅋ
아무튼 매우 호감형이긴 한데 뭐 이미 함경도 감자밭에서 감자나 캐며 무념무상의 삶을 즐기다가
어제밤에 아부지손에 이끌려 갑자기 월남해서 왔다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나의 구수한 쌩얼을 공개한지 오래된 터라 잘해볼 가능성은
정말이지 1 마이크로그램도 없어서 걍 신경도 안쓰고 다님
암튼 내 최애 삼각김밥인 더블 참치마요 하나에 진00면 매운맛으로다가 하나 사서
시크하게 물부으러 감ㅇㅇ
이게 또 뜨거운물 붓고 전자렌지에 딱 2분만 돌리면 꿀맛인지라 20년같은 2분을 전자렌지 총총거리면서 기다렸음
띵~ 하자마자 뻘짓거리하는 남동생 방문 열듯이 똬 하고 열어젖힌 후에 컵라면을 꺼내는 순간
아니 이게 오늘따라 왜이리 뜨거운지 나도모르게 ‘앗뜨거 시ㅂ#@)($*#)@($* 라는 찰진 초자연적 육두문자와 함께
컵라면을 쏟아버린거임ㅠ 왼손에 국물이 데여서 뜨거워죽겠는데 쪽은 팔리고 편의점 바닥은 이미 난장판이고
알바는 놀래서 ‘누나 괜찮으세요?’ 하고 뛰어오는데 속으로 ‘누나? 누나는 엇다대고 누나야 아무리 니가 어려보여도
니 마음대로 내 나이를 판단해버리면 죽빵각이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대퇴부를 강타할때쯤 얘가 내 손을 보더니
‘손에 화상입은거 아니에요 누나? 일단 이리와보세요’ 하고 내 손을 이끌고 가는데 뭔가 박력있었음
이게 얼마만에 잡혀보는 손인지
아무튼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확 열어젖히더니 거기다가 내 손을 팍 하고 쑤셔넣고는
‘화상입었을지도 모르니까 여기 손좀 넣고 계세요 라면은 제가 치울게요 누나’ 하는데 심쿵 하면서도
다른면으로 또 심장이 쿵해서 다짜고짜
‘근데 언제봤다고 자꾸 누나 누나 하세요? 나이도 비슷한거 같은데’ 라고 분위기파악 못하고 쏘아붙이니까
‘그때 맥주사가실때 민증 봤어요. 누나던데요. 나연이 누나.’ 하고 살짝 웃었음
뭐지 얘는 뭐 귀농 패티쉬라도 있는건가. 감자밭 그사나이와도 견줄만한 나의 쌩얼을 알고도
나에게 호감을 표현하는건가
내 장기가 필요한건가 나를 이용해 남한에 안착하려는 북한공작원 뭐 그런건가 뭔가봉가
이해가 안가서 머리가 터지려는 찰나에
얘가 다시 나한테 오더니 내가 손을 넣고있던 아이스크림더미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까서 물려주는거임
‘배가 많이 고프신거 같던데 일단 이거라도 하나 먹고 계세요 누나. 왼손은 계속 넣고 계시고’
이건 또 무슨 달달한 시츄에이션임? 뭐 달달 열매라도 드시고 능력자 되신거임? 이게 아이스크림이 달달한건지
얘가 너무 달달해서 아이스크림까지 이렇게 달달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정신차리고보니 왠걸.
아이스크림이 진짜 존맛탱이었음!
그래서 알바한테 ‘아니근데 이거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왜케 맛있어??’ 라고 자동반사적으로 반말이 나가버림
‘아 그거요? 빙그레에서 나온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인데 끌레도르 레드카펫 치즈케잌이에요. 끌레도르는 프랑스어로
‘황금열쇠’ 라는 뜻인데 이 아이스크림의 환상적인 맛이 당신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황금열쇠다 라는 뜻에서 만들어졌대요.
레드카펫 치즈케잌 말고도 쿠키와 크림이만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끌레도르 쿠키앤 크림,
한입 베어무는 것만으로 캐나다 퀘벡의 딸기밭에 서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끌레도르 베리믹스,
케냐에서 직접 커피콩을 수확해 내려먹는듯한 진한 감동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끌레도르 에스프레소 커피 맛도 있어요.
전국 각지의 편의점은 물론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아이스크림이에요 누나’
‘아... 어쩐지... 확 끌리더라’
관심끌래
끌레도르
끌리도록
끌레도르
컴터끌래?
끌레도르
억울하면 한번 먹어나보자
끌레도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