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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주교(Sea bishop) 혹은 주교 물고기(Bishop-fish)는 마치 그 생김새가 천주교 성직자인 주교를 닮은 물고기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바다 주교는 16세기부터 유럽 사회에 알려진 괴물이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폴란드의 왕이 이 바다 주교를 보고 싶어 했기에, 이 바다 주교를 붙잡은 사람들이 왕한테 보이려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왕과 천주교 주교들은 바다 주교를 보았는데, 바다 주교는 마치 바다로 돌아가고 싶다는 몸짓을 하기에 왕이 불쌍하게 여겨 도로 바다에 풀어주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바다에 돌아가기 직전, 바다 주교는 자신을 풀어주는 사람들을 향해 손으로 십자가의 표식을 그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1531년 독일 근처의 바다에서는 또 다른 바다 주교가 잡혔다고 전해집니다. 이 바다 주교는 사람들의 손에 붙잡히자, 음식들을 주어도 먹기를 거부하다가 사흘 후에 죽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관련된 내용은 스위스의 박물학자인 콘라트 게스너(Conrad Gesner 1516~1565년)가 1551년에 출간한 책인 동물들의 역사(Historiae animalium) 제 4권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바다 주교와 비슷한 생물인 바다 수도사(Sea monk)는 1546년 덴마크의 동쪽 바닷가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 생김새가 기독교의 수도사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바다 수도사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프랑스의 시인인 기욤 뒤 살루스트 바르타스(Guillaume du Salluste Bartas 1544~1590년)는 그가 쓴 서사시인 1주일(La Sepmaine)에서 바다 수도사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바다 안에는 태양, 달, 별들이 있다네.
더 희귀하고 이상한 것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지.
주교관을 쓴 주교 그리고 두건이 달린 기도하는 사람
그들은 누구인가?
노르웨이인들과 폴란드인들의 왕자가 그들을 보았네.”
그렇다면 주교나 수도사처럼 생긴 물고기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관하여 현대의 연구가들은 저마다 답변을 내놓는데, 해마나 큰 오징어나 물개 혹은 전자리상어를 유럽인들이 잘못 보고서 주교나 수도사처럼 생긴 괴상한 물고기라고 착각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어의 정체가 유럽의 선원들이 듀공을 잘못 본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니, 그럴 듯합니다.
바다에 사는 괴물들 중에서 바다 주교나 바다 수도사보다 더욱 유명한 것은 씨 서펀트(Sea serpent), 즉 바다뱀입니다. 그리스인 지리학자 스트라보(Strabo)는 동부 지중해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커다란 바다뱀에 대해서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30미터 길이의 커다란 용의 시체를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 용의 턱은 말을 탄 남자 한 명을 통째로 삼킬 만큼 컸으며, 용의 시체의 처음과 끝에 선 기마병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로 덩치가 컸다.”
서기 1028년 노르웨이의 국왕인 올라프 2세(Olaf II 995~1030)는 노르웨이의 발달(Valldal) 만에서 바다뱀을 죽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스웨덴의 교회 성직자인 올라우스 마그누스(Olaus Magnus 1490~1557년)가 남긴 기록인 카르타 마리나(Carta marina)에서는 바다뱀을 비롯한 다양한 모습의 바다 괴물이 나타납니다. 마그누스는 1555년에 쓴 북부 민족의 역사(History of the Northern Peoples)에서 노르웨이의 바다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해안을 따라 항해하는 사람들은 베르겐(Bergen) 외곽의 동굴에서 60미터 길이와 6미터 굵기의 무시무시한 뱀을 보았다고 말한다. 이 뱀은 송아지와 양과 돼지 및 바다에서 게나 다른 생선들을 잡아먹는다. 목에는 긴 머리카락이 달렸고 비늘은 검고 날카로우며, 두 눈은 불타는 것처럼 붉다.”
미국 매사추세츠의 앤 곶에서는 1639년 바다뱀이 목격되었는데, 이것이 신대륙에서 나타난 최초의 바다뱀이었습니다.
그린란드의 성자인 한스 에지드(Hans Egede)는 1734년 7월 6일, 배를 타고 그린란드 연안을 항해하던 도중에 바다뱀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바다뱀이 자신이 탄 배 전체보다 더 길었으며, 자신 뿐만 아니라 선원들도 바다뱀의 꼬리를 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덴마크의 주교인 에릭 폰토피단(Erik Pontoppidan 1698~1764년)은 1755년 노르웨이의 자연사(Natural History of Norway)에서 바다 위로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바다뱀에 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당시 선원들은 이 바다뱀이 나타나자 너무나 놀라서 총을 쏘았지만, 바다뱀은 전혀 다치지 않고 바다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출처 |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246~24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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