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화로운 토요일. 그날도 나는 위병조장 근무를 서고 있었음. 남들 쉬는 토요일에 나가서 하루종일 근무를 서는 일은 짜증나는 일이지만 좋은점도 있었음. 그건 바로 면회객들이 싸들고 온 음식을 나눠준다는 것이었음. 그날도 면회객들이 나눠준 치킨과 피자를 벗삼아 근무를 서고 있었음. 그러던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커플을 발견했음. 유난히 마르고 키가 컸던 옆중대 아저씨와 그의 여자친구였음. 마르고 키큰 남자에 반해 여자는 작고 육중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음. 난 그들을 마리오와 루이지라 부르기로 마음먹었음. 그렇게 마리오와 루이지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서로의 애정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음. 입대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나에게 사랑따윈 그저 전투력 손실에 불과했고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애정행각을 벌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자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음. 그래도 참 아름답고 꼴보기 싫다라는 생각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음. 하지만 그 주를 기점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면회를 오기 시작했음.
면회올때 마다 무슨 버섯을 먹고가는지 여자는 매주 거대해졌고 그에반해 남자는 점점 야위기 시작했음.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애정행각은
끈적해지다 못해 이제는 걸쭉해진 지경에 이르렀음. 그들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나의 불쾌지수 또한 급상승 했음. 이제는 사제음식을 먹는다는 즐거움
보다 그들의 모습을 봐야한다는 괴로움이 더 커졌고 급기야 어떻게 하면 이들을 엿먹일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음. 하지만 다른중대 사람이었기에
내가 손쓸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그렇게 그들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음. 또 토요일이 왔고 그날도 어김없이 면회를 왔음. 이미 이름과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었던 나는 참담한 마음으로 전화기를 들었음. 그렇게 다시 만난 그들은 렌지에 돌린 인절미 마냥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랐고 나는 몸에 사리가 쌓이는 것을 느끼며 그들을 바라보았음.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 어느덧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음. 하지만 그들은 뭐가 그렇게 아쉬운건지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었음. 그들의 눅눅한
사랑의 속삭임에 귀를 막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음. 그런데 그때 여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음.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을 번쩍 안아서 위병소 밖까지 데려다 줄것을 요구했고 나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남자의 당황한 얼굴을 볼 수 있었음. 내가 봤을때 남자가 개미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고 남자 역시 나와 같은 생각 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음. 잠시 고민하던 남자는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을 지은채 여자를 들어올리기 준비를 하기 시작했음. 사랑의 힘은 위대하구나 라는 생각과 정말로 여자를 든채 위병소 밖을 나간다면 탈영으로 신고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남자는 여자를를 번쩍 들어올렸고..
그 반동을 제어 하지 못한째 그대로 여자를 바닥에 찍어버렸음. 그 장면은 마치 빅쇼를 들어올린 골드버그의 재림같은 모습이었고 여자는 게거품을
물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음. 정말로 아파서 그런건지 아니면 쪽팔림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후자 같았음. 당황한 남자는 어쩔줄
몰라했고 나는 당직사관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를 올렸음. 결국 남자는 병원을 가기위해 외출증을 끊고 여자와 함께 부대를 나갔음. 근무일지의
외출사유란에 '헤비웨잇 챔피언십 획득' 이라고 적으려다 차마 그렇게 적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파워밤 날림' 이라고 적음.
그리고 그 여자는 그 이후로 한번도 면회를 오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