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생일인데 왜 요리게에 글을 쓰냐굽쇼~?
바로 생일상 때문입니다~
나름 요리라 요리게에 글을 씁니다~ 미워하지 말아주세용^^;;
엄마생일인데 아빠도 엄마도 외식하자는 소리를 하지않으니
애들이 그냥 보내기 그랬는지 마침 방학이고 해서 둘이 작당을해서
저녁을 하기로 했나봅니다.
퇴근시간이 임박한 시간에 아래 사진으로 먼저 슬쩍 미끼를 던집니다~
저는 약간 시큰둥했지만 애아빠는 미끼를 물었습니다.
음식점도 알아본데도 없고 생일 선물 따위 생각해놓지 않았는데
마침 눈치빠른 아이들이 던진 미끼에 손을 내밉니다...
젠장!!!
습기때문에 안보이지만 이역국이 맞습니다.
저는 즉석미역국에 소고기를 사서 좀넣었구나 했죠~
나중에 알고보니 자른미역과 소고기를 사서
인터넷 검색으로 미역국맛있게 끓이는 법을 찾아 직접 요리했다고 합니다. 큰놈이...
솔직히 금요일이라 덥고 지쳐서 외식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미역국을 끓이고 있다니 ...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왔습니다.
기껏 미역국에 계란후라이나 있겠지했는데
문을 닫아놓은 방에서 뭔가 기운이 흘러나왔습니다~~
어떤 고칼로리의 냄새라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은 평수의 집이라 지지고 볶고 하면 다 티가 나거든요 ㅋ
작은놈이 아파트 현관밖까지 마중나오고
큰놈이 기대하라는 눈빛으로(자기가 기대한듯!) 방문을 여는데
아래 사진의 상차림이 똭!!
완전 깜놀했습니다!!
환상의 비주얼입니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고칼로리 음식의 집합이었습니다.
이마트트레이더스표 수제소시지, 롯데마트 언양불고기와 찹쌀강정치킨에,
엄마가 나름 다이어트에 도움된다고 먹는 사놓은지 2주된 양상추샐러드....
백미는 전기밥솥에 이틀동안 잠자고 있던 쌀밥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아이들이 엄마가 좋아할 생각에 뙤약볕에 마트까지 걸어가서
소고기사고 미역사고, 자기들 좋아하는 겸사겸사 엄마도 좋아할것같은
언양불고기와 치킨을 사오면서 얼마나 들떴을까요~
그래서 기분 좋은김에 시를 지어봤습니다.
시는 제일 밑에 있습니다.
[요리법입니다]
1.수제소시지 : 냉동실에서 미리 꺼내 반나절을 상온에서 해동시킨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하게 구우면됩니다.
2.미역국 : 자른옛날미역과 소고기를 준비합니다.
네이버 검색에 "미역국 맛있게 끓이는 법"을 찾아
최대한 따라합니다. 광고가 될까봐 어느 사이트를 봤는지는
가르쳐줄 수 없으니 눈치껏 하면 됩니다.
3.양상추샐러드 : 양상추를 막 찢어서 썰어놓은 오이와 함께 씻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오리엔탈 드레싱을 뿌려줍니다.
4.언양불고기, 찹쌀강정치킨 : 롯데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소중하게 담아와서
전자레인지에 따듯할 정도로 데운후 예쁘게 담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선물이라고 주더라구요 ~
작은놈이 직접만든 본인의 발냄새가 곁들여진 양말로 만든 토끼인형과 머리끈...
생일상을 차리느라 돈이모자라 보탠 1만원을 뺀 9만원을
백봉투에 넣어 주더라구요...
선물을 받으니 기분이 풀리네요..돈때문 아닙니다. 선물때문이예요~^^;;
-시 제목 : 고칼로리 생일상 글쓴이:2woolove
잠에서 깨니 평소와 다를바없는 더운바람이
코끝을 스쳐가는 나의 생일날.
지치고 힘든 일주일의 끝을 달려 온
나의 소박한꿈...외식의 꿈을 날려버린 정성들...
더운 바람을 헤치고 도착한 롯데마트 즉석식품코너에서
갈곳을 잃은 네개의 눈동자
6,500원짜리 언양불고기의 1+1행사를 발견하고
흡사 보물선을 찾은듯 기뻐했을 너희 둘...
정리안한 냉장고를 뒤지며 발견한 수제소제지를 보고
쉐프처럼 불맛을 느끼고픈 욕망을 참지못한 손가락...
새로운 음식을 엄마에게 맛보여주고 싶어 사고말았던
찹살강정치킨...역시 탁월한 선택...이었으나
미성년자라 살 수 없었던 맥주...
차마...엄마에게 욕을 먹기 싫어 억지로 찾아낸
구매한지 2주된 양상추를 다듬으며 위안을 삼았었을 두 마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모든것은 백봉투에 들어있는 마음만큼 사랑이 넘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