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중 3년을 과외로 연명했는데 진짜 꿀이었음 ㅠ근데 케바케인게 내소개로 과외시작한친구는 못하겠다고 때려침. 지식+사회성+논리 가 필요한 직업이었음.
과외 노하우만 말하자면 별거없음 시작도 말빨 끝도 말빨임 어머니들이 과외를 알아보시는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단 어머니부터 공략해야함 ㅎㅎ내가 주로 써먹은 멘트는 '공부를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건 다르다'여씀. 지잡대는 아니지만 어머니들은 명문대를 선호하시기 때문에 대학타이틀대신 나를 홍보한거임. 또 나는 수학전공자가 아니어서 내세울게 없었음. 수시로 입학한거라 수능성적표도 없었고.. 아이들 공략은 쉬움. 권위적이면 안됨. 또 칭찬많이 해주면 무조건 아이들은 열려있음. 마냥 친해지면 안되고 선은 항상 지키면 얘들은 알아서 잘함. 심지어 적당할수록 성적이 팍팍 향상됐음.
그리고 무조건 무료시범수업 후 확정 +부모님 참관 가능했음. 우리 아이의 능력치는 주로 학원선생님이나 성적표를 통해 전달을 받기 때문에 참관가능하다하면 무조건 땡큐임. 바쁘신 부모님은 패스하기도 함 ㅎㅎ
수업은 힘들지 않았음. 수업준비가 힘들었지..문제출제경향은 당연하고 바뀐제도같은걸 파악하고 있어야 얘들이랑 대화가됨 ㅠ요새 애들 많이 똑똑함ㅎㅎ심지어 훨씬 앞선 진도를 가져오는 얘들도 있음. 학원다니기 때문에 그러는거임.내가 모르는 문제를 가지고 오기도 해서 당황스러울때가 많았음 ㅎㅎ아주 모를땐 "오늘 진도나갈거 많으니까 쌤이 수업 후 다시 봐줄게"이러곤 다음시간까지 공부해옴 ㅎㅎ능청스러움 ㅠㅠㅠ미안얘들아ㅠㅠ
수업은 주로 자기주도적으로 하게했음. 그래야 내 에너지 소비가 덜됨.. 남이하는얘기는 원래 잘 안들리고, 가끔 멍때리는 얘들이 많기 때문에 나혼자 떠들어봐야 소용없음 ㅠㅠ일단 얘들 먼저 풀어보라하고 방향만 잡아줬음. 그래야 나중에 혼자할때도 기억이 잘남. 내가 제일 싫어했던 과외수업이 줄줄줄 설명하고, 모르는거 질문하면 알아서 풀고, 나는 구경하는 거였기에 내가 싫어하는 것만 안하려고 노력했음.
과외다니면 어머니들이 과일이나 식사도 가끔 챙겨주셔서 항상 배부르게 다녔던 기억이남. 감사하다고 30분 연장 수업하기도 했음.
연령대는 제일 어린 아이가 초2, 제일 고령이 재수생이었음 ㅎㅎ 재수생은 사실 나랑 나이차이가 많이 안나기때문에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수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음 ㅠ 선생과 학생의 경계는 분명해야한다고 생각했기때문에ㅠ지금 생각하면 많이 미안함..
과외비가 제일 큰 관심사일것 같은데ㅎㅎㅎ 최소로 받은게 15만원, 최대로 받은데 60만원이었음 ㅠ 사실 이 금액은 학생들 나이나 형편에 맞춰진거임.. 아까 말한 재수생은 홀어머니와 함께사는 친구였는데 첨엔 30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20으로 깎아주면서 화학과 물리도 같이 봐줌ㅎㅎ나름뿌듯했다. 60인 친구는 놀랍게도 초 6이었음 이 집은 애초에 과고 준비+3시간 이어서 높게 잡힘
한번은 업체끼고 25만원에 들어간적 있음. 과외업체에서 모집공고 올라와서 연락했는데 집주소를 찍어주길래 1인기업인가? 생각하고 들어감 ㅋㅋ어이없게도 가정집이었고 담당자+어머니 께서 날 맞아주심 담당자는 날 되게 잘아는것처럼 대해서 대충 분위기 파악함ㅋㅋ장단좀 맞추다가 이건 아닌것 같다 하는생각에 '못하겠다 하고 나가야지..'하면서 타이밍잡고 있었음. 담당자가 먼저 가볼테니 스케줄 잡으라고 하곤 나감. 그래서 어머니께 자초지종 설명함. "나는 이 회사 소속 선생님 아니고, 모집공고 받고 연락드려 오늘 처음뵌 분이다. 저분은 내 이력서 한장만 가지고 계신분이고, 나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으신 분이시다. 어머니 속여가며 아이 관리 못한다. 이런경우 처음이고 저 분께 따로 연락드리겠다." 했더니 어머니 빡치심. 그러고 잠깐 시간을 달라하시더니 나혼자 거실에 두고 방에 들어가심. 10분쯤 대기타다가 이만 가야겠다..할때 어머니가 봉투들고 나오심. 진짜 개멋있었음ㅋㅋㅋㅋㅋㅋ"담당자분께 전화드렸다. 긴 말없이 그냥 안한다그랬으니 선생님께 불이익 가지 않을거다. 그리고 나는 45에 계약했다. 선생님은 얼마받기로하셨는지 모르지만 50넣었다. 우리애 부탁한다."하셨음..일단, 나한테 과외 맡긴다고??왜??하는 생각에 1차 충격, 과외업체는 뭘했다고 수수료를 20이나 챙겨?해서 2차 충격 ㅠㅠㅠㅠ과외업체가 전부 그런건 아닌것 같고, 내가 눈탱이 맞은듯 ㅋㅋ어쨌든 서로 신뢰를 가지고 6개월정도 과외했음.
제일 피곤한 연령대는 중2~3임ㅋㅋㅋ호기심이 왕성하고 지루한걸 못견디는 나이대라 장단맞춰주기 힘듦ㅋㅋㅋㅋ가끔 야한얘기나 욕 섞어주면 꺄르르 거리면서 안졸고 재밌게 수업함. 나중에 입소문타서 그룹과외도 진행했는데 25->20으로 낮추는 대신 한꺼번에 많이 받아서 좋았음 ㅠ 그룹과외가 마냥좋은건 아닌게, 남학생들어오는순간 소개팅분위기됨ㅋㅋㅋㅋㅋㅋ하..나혼자 떠들게 되는데 힘듦..그리고 1:1마킹이 안되어서 얘들도 안좋고 나도 안좋음. 수준차이가 심하면 진행도 잘안됨 ㅠ 그래서 그룹과외는 2달만에 파토남ㅋㅋㅋㅋ
여학생들 위주로 했는데 내가 여자이기때문에 과외는 비교적 수월했음. 집에서 진행되는거라 어머니들이 경계를 하셔서 그럼. 좀 친해진 여자애들이 가끔 학원 선생님들 사진 가져와서 소개팅좀 받으라고 꺅꺅거리기도 했으나 한번도 안했음 ㅠ 선생님이었으니까 사적인 부분은 넘어가면 안된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생각하면 후회됨ㅋㅋㅋㅋㅋ
내 목소리가 어릴때부터 꽤 커서 오해를 많이 받았음. 학교에서 떠들어도 맨날 나만 걸림 ㅠ 과외할때 장점이 되었음ㅋㅋㅋ밖에서도 다들린다고 어머니들 제일 좋아하심ㅋㅋㅋㅋ하 그래서 욕하거나 야한얘기할땐 소근거렸음. 내가 소근거리면 얘들 초집중함..눈치오짐ㅠ 제발내가 수업할때 집중해달라고..해도 잘안됨ㅋㅋㅋ
과외 주 2회 2시간에 몇십만원 받으면 되게 돈 많이 벌것같은데 나는 씀씀이가 컸음 ㅠ 일단 대학수업마치고 달려가는거라 택시를 많이 탔음..멍충이..가장 먼거리는 평택에서 4시에 끝난 후 다음 수업이 5시 수원광교였음 ㅠ 나중에 적당히 조절해야지~해도 같은 지역내 아이들 모집하기 힘듦.. 나중에 학점채우느라 풀강 만드는 바람에 모든과외 그만두게됨. 몇명은 싫다고 울더니 이쁜 후배 소개시켜줬는데 잘만 지낸다더라 쳇 대부분 아이들이 대학을 들어갔거나 심지어 졸업했을텐데 뭐하고 지낼지 가끔 궁금함. 공부잘하고, 얌전한 아이보다 시끄럽고 말괄량이같은 아이들이 기억에 더 많이 남음ㅎㅎ 어디서나 그때 그시절처럼 웃었으면 좋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