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통해 오유를 알게되고. 요즘엔 내가 오빠보다 더 많이 했잖아.
이 글 봤으면 좋겠어. 읽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연히라도 봤으면 좋겠다. 우연히라도.
우리가 만난 우연처럼. 그렇게 자연스레. 봤으면 좋겠다...
오빠를 1년 넘는 시간 만나면서 나 진짜 많이 배웠어.
사랑이란 두 단어 안에 들어있는 셀 수 없이 많은거.
정말 좋았고 행복했고. 여전히 사랑해.
머리카락의 흘러내림과 그 부드러운 감촉.
내가 자르라는대로 순순히 잘라주던 머리카락.
날 예쁘게 바라보는 눈.
휘어지게 웃으며 남는 눈가의 주름.
눈가의 두어번떨리는 화의 증거.
무표정하게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
화나면 날 바라볼때 작아지는 왼쪽 눈.
울고 팅팅 부어버린 눈.
예쁜 윗입술가 내가 깨물기 좋아하던 아랫입술.
말할 때 오물거리는 귀여운 입.
과일을 먹고 싫어하는 씨를 뱉는 입모양.
내가 좋아하는한없이 부드러운 볼.
스킨향이 가득 나던 볼.
살이 조금 더 붙으면 귀여울 것 같은 볼.
예쁘게 생긴 귀.
멋지게 보이던 턱선과 목의 근육.
얼굴 곳곳의 작은 점들 전부.
티셔츠를 입으면 더욱 도드라져보이던 쇄골.
어깨쪽의 터버린 살.
내가 깨물기 좋아하던 목덜미,
부드러운 팔의 안쪽 살.
완전히 남자임을 느끼게 해주던 근육.
나랑 닮은 엄지손가락.
뼈 마디 하나하나가 좋은 손.
손의 핏줄.
함께하면서 살이 붙어버린 아가같은 배.
보고있으면 귀여운 엉덩이.
어릴 떄 다친 다리의 흉터.
크기 다른 닮은 발.
나한테 안겨서 부비적거리던 머리.
장난끼 가득한 표정.
말할 때 보이는 치아.
적지 못한 것도 많고. 내가 오빠한테 해주지 못한게 너무나도 많아.
오빠의 모든게 좋았어. 다툴때면 상처주는게 너무 미안했어.
다 잘될거라 믿었어. 같은 곳을 보고 걸었으니까. 앞으로도 그럴줄알았어.
내가 하는 일은 오빠를 이해하고 받아주고 아껴주면서 사랑하는건데.
내 사랑으로 오빠를 외롭지 않도록 감싸안아주는거였는데.
작고 큰 일. 모두 여기까지 버텨왔는데. 왜.
우리는 왜. 여기서 헤어져야 하는걸까.
난 자신이 없어. 일상 곳곳에 오빠가있고.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이 오빠를 알고. 결혼할거라 믿고있고.
부모님도 이제 편하게 생각하는 오빠를.
내 눈에 시리도록 새겨넣은 오빠를.
이제 나는 어떻게 남으로 알아야 해.
오빠를 서운하게하고 화나게 한 일 모두 미안해.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해. 모르겠어.
오빠가 회사를 그만 두면. 난 오빠를 어디서 찾아야 해.
헤어지면 남인거 알아. 오빠는 지금도 남처럼 굴어.
난 아직도 오빠가 좋아. 내가 잘못해서. 화가난거 알아.
그렇게 다투다가 내 말 실수로 더 화난거 알아.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된거 알아. 근데 난 어떻게 해.
왜. 왜 헤어져야 해. 무서워. 앞으로 혼자라는게.
나도 무섭지만. 나한테 익숙해진 오빠가.
오랫동안 함께하고 많은걸 공유했는데.
외로운걸 죽도록 싫어하는 오빠가. 나로 인해 상처받고.
다시 혼자가 될 오빠가 걱정돼. 나. 어떻게 해.
하나도 없던 애교. 오빠 만나면서 잔뜩 늘었잖아.
이제는 애교 없으면 이상한 난데. 나 누구한테 애교부려.
나 사랑해주고. 혼자두지 않기로 했잖아.
등돌리지 않기로 했잖아. 어디가. 왜 가.
오빠 생일 얼마 안남아서 나 준비 되게 많이했는데.
이제 다 소용없어졌어. 내 공간 하나하나. 전부 오빤데.
내가 쓰는 배게. 안고자는 인형. 쓰는 펜. 카메라.
가방. 지갑. 핸드폰. 신발. 옷. 모든게 우리.
우리. 라는 둘인 하나가. 같이 했던 모든건데.
나 이거 어떻게 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겁나.
오빠. 나. 무서워. 내가 잘못한거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 나 정말. 오빠가 나한테 모질게 해도.
회사 일 힘들어서 투정부리는 것도. 다 이해한다고 했잖아.
몇일 후에 나한테 와선. 다 거짓말이야. 헤어지지 말자.
그렇게 말해도 나 괜찮아. 이렇게 끝내고싶지 않아.
우리 헤어지지 말자. 오빠 없이 살아간다는거 난 못해.
오빠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화 풀어.
헤어지잔 말 이미 들었어. 그렇게 맘먹은 거 알아.
근데.. 그 말 취소하면 안될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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