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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83870
    작성자 : 몽믜
    추천 : 5
    조회수 : 683
    IP : 66.87.***.3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7/02 02:42:36
    http://todayhumor.com/?animal_183870 모바일
    고양이가 없는 집
    샤워도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 동네한바퀴를 돌았다. 잠옷바람으로 돌아다니는 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는지 다들 집안에서 한번씩 쳐다보았다. 비가 와서 신발이 진흙으로 엉망이 된 채 집에 들어왔지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집안 분위기는 약 초상집 분위기이지만 다들 쳇바퀴 굴러가듯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고양이가 없어도 먹고는 살아야지. 학교는 가야지. 게임도 하고 친구랑 놀러가기로 한 약속은 지켜야지. 일은 가야 될 거 아냐. 그런데 단지 내 세상만 멈추있을 뿐이다. 

      고양이는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슴이 허하다. 그게 어제였다. 해가 다 지고 난 후 인터넷에 올려놓은 글에 누군가가 근처에서 비슷한 고양이를 본것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미 해는 져버려서 나이트비전카메라가없는 이상 나가봤자였다. 댓글도 그저께 달린 댓글이었고. 일찍 자고 해가 뜨면 동네를 돌아보자. 라고 생각해서 오늘 새벽에 일어나 주변 반경을 돌았다. 남의 집 마당에 돌아다닐수는 없으니 최대한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노란 덩어리가 움직인다면 안보일 수가 없을텐데.. 없었다. 단지 아침이라 토끼랑 새가 많았다. 주인이 없어 보이는 러시안 블루 한마리만 보았지만 내 고양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몇년 전에 고양이 한마리가 집앞에서 엄청 울어대었다. 자기 좀 들여보내달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목줄이 없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하필 우리집에서 울어대었다.
     우리 집에 이미 고양이 두마리야. 이라도 있으면 어떡해. 쟤는 세번째인데 ...하는 생각에 들여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고양이는 다른 곳으로 간 듯 했다. 그날 저녁 젊은 남자 대학생 둘이 고양이를 찾으러 다녔다고 한다. 집 앞에서 울어대는 고양이라면 틀림없이 주인이 있었을텐데. 일단 잡아주고 인터넷에 올려도 되었을텐데. 아파트 대자보에서 붙여놓을 수 있었을텐데.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나는 그때 그 고양이를 도와주지 않은 것에 벌받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번이 두번째다. 둘 다 내 잘못이 아니고 다들 가족의 불찰 때문이었다. 가족의 불찰, 가족이 집으로 부른 친구의 불찰... 둘다 꼭 하필 내가 없을때.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잘못한 사람보다 내가 더 아프다.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게 너무 슬프다. 집에 돌아오지 않는 고양이 때문에 화가 난다. 나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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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02 11:35:36  211.36.***.96  깜이맘  40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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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7/07/02 22:55:31  114.201.***.72  까미유80  744345
    [4] 2017/07/03 13:15:43  223.62.***.72  삼겹살이8000냥  67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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