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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183659
    작성자 : 스프리츠
    추천 : 10
    조회수 : 1691
    IP : 222.236.***.73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0/04/07 05:34:54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83659 모바일
    대학시절 후배뇬들...
    베오베에 대학시절 싸가지 없는 후배년이란 글을 보고 학교 다닐 적 일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어떤 리플이 달릴지 궁금해서 한번 글을 써봅니다.

    98학번인 제가 군대를 다년 온 후 복학을 했을 때입니다.
    학과 축구 모임이 있는데... 과 선후배들이 모여서 함께 공차고 종종 식사도 하고 술자리도 갖습니다.
    2005년 9월의 어느 날 축구 모임이었습니다.
    그 날은 저 홀로 왕고 학번이었고.. 역시나 후배녀석들이 밥 사달라고 엄청 졸라댔습니다.
    인원수가 대충 14명 정도 였으니.. 교내식당에서 식권 한장씩만 사준다고 해도 대충 3만원이 넘게 깨지는 상황이었습니다.(당시 제겐 큰 돈이었습니다)
    전날 과외비도 받았겠다 한번 거하게 사주자는 생각으로 전부 학교앞 중국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기분좋게 취향껏 짜장과 짬뽕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고 강요를 한 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항상 셋이 몰려 다니는 예쁘장하게 생긴 여후배 셋이 들어와서 평소에 잘 하지도 않던 인사를 내게 하더군요.
    그리고는 옆 테이블에 앉아서 탕수육과 볶음밥 짜장을 주문하더니,
    우리랑 같이 식사를 끝내려고 허겁지겁 엄청 빨리 먹는게 눈에 보이는 겁니다.
    불안한 기운을 감지한 저는 우리 식사를 계산하려고 일어나는데,
    역시나 그 후배들이 따라 일어섭니다. (식사도 다 안끝났으면서 허겁지겁 입주변을 정리하면서.. )
    그리고는 저한테 선배님 잘 먹었습니다~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뭐야? 나 보고 니들것 까지 계산하라고? 이런.... 
    낭패였습니다.
    속으로 부글부글 약이 오른게 사실이었지만.. 
    뭐 선배랍시고 한번도 후배 밥 사준 적이 없었으니,
    뉘신데 저한테 이러시는거죠? 웃으면서 계산해주었습니다.
    절대 그 후배들이 예뻐서 사준건 아닙니다.
    워낙 과 인원이 학년당 40명 안밖이라 다들 안면이 있고 학과 사람이 같이 식사하면 선배가 사야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하고 같이 공을 찼던 후배 5명 정도와 함께 담배를 피며 그 여자후배들 얘기를 들었습니다.
    뭐 마음에 별로 안들어서 인지.. 안좋은 얘기들만 들리더군요.
    역시 괜히 밥을 사줬다는 후회만 들었고.. 
    그리고 우리끼리 다시 학교앞 주점에 갔습니다.
    찌게 하나 시켜놓고 쏘주를 마시고 있는데.. 
    아까 그 여자후배 셋이 어떻게 알고 또 들어와서는 저한테 살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분명히 어떤 후배놈이 여기 있다고 알렸겠죠..)
    그리곤 옆테이블에 앉아서 골뱅이에 계란말이와 맥주 등을 시켜대더군요.
    술자리 특성상 테이블끼리 합쳐지기 쉽고 그 후로 추가 안주와 술은 전부 비싼 맥주안주와 맥주입니다.
    이것들이 온 이후로 대화소재도 전부 유치한 드라마나 유행, 남 험담 뿐이라 더욱 맘에 안들었습니다.
    역시나 계산은 내가 해야 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것은 약이 올라서 진지하게 농담을 던졌습니다.
    니들 셋은 만원씩 회비를 내라.
    그러자 대답이 다들 차비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게 말이여 당나귀여?
    어짜피 줘도 안받을 생각이었지만 이런 대답을 들으니 화가 나더군요.
    술도 취했겠다.. 화도 나겠다.. 정말 유치한 대사를 날려줬습니다.
    니들 뒤져서 만원 이상 나오면 내가 갖겠다.
    하......... 
    정말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분위기는 이미 싸늘해졌고,
    그냥 그대로 후배들한테 듣기 싫은 얘기를 했습니다.
    선배가 니들 봉이냐? 
    나는 내가 아르바이트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신세다.
    니들은 부모님 용돈 타 쓰니깐 돈 쓰기가 그렇게 쉬운줄만 아는데 벌어봐야 돈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등등 속으론 이게 아닌데 하면서.. 입으로는 계속 훈계가 나오더군요.
    결국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은 기분대로 망치고 씁슬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저 멀리 셋이 또 뭉쳐서 이쪽으로 오는 것을 봤습니다.
    어젠 필요이상의 잔소리를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어 살갑게 맞아줄려고 했는데.. 
    날 흘깃 보더니 지들끼리 수근덕대면서 깔깔 웃고는 그냥 지나치는 겁니다.
    이건 뭐 날 아주 바보로 여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 기분 탓이겠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오후에 또 마주쳤는데 역시나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이건 이제 아주 대놓고 날 놀리는 것 같습니다.
    이건 참으면 바보가 되는 것 같아서 후배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곤 아주 따끔하게 훈계를 했습니다.
    학교내 복도에서 다른 학우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큰소리로
    야! 니들 지금 나보고 뭐라 하면서 웃은거야?
    사람을 대하는 데에는 기본 예의라는 것이 있는데, 니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이렇게 예의가 없느냐며 훈계를 시작했습니다.
    어제 일부터 시작해서 크게 꾸짖으니깐 
    뭐라고 대꾸는 안하지만 표정이 다들 어이없어 하는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휴..........
    벽을 보고 얘기 하는 편이 나을 뻔 했습니다.
    수업 끝나고 과실로 다들 오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오지 않았고요.

    덕분에 여자후배들 사이에선 있지도 않은 내 험담 등이 나돌았고 그 후배들과는 졸업 내내 보기가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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