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강아지 두리가 눈을 안감아요..
2년전에 5월 10일 아침에 자고 있는데 동생이 강아지 왔다고 깨우길래
미용실에 강아지 오는게 한두번이냐면서 같이 자던 언니랑 화내서 동생을 내쫒았는데 ,
잠이 깨서 미용실로 나가니까 뭔가 내 다리 밑으로 확하고 검은게 지나가서 놀랐었는데 ..
바로 쫒아간 제 동생이 잡아온건 태어난지 두달 된 아주 작은 미니핀이였어요.
너무 작고 귀여웠는데, 적응도 금새 했는지 제가 컴퓨터 하고 있으니까
바로 제 다리위에서 자는데 ..
그날 바로 가족끼리 모여서 아빠가 말한 '두리'라는 이름으로 결정해서 ,
두리야 - 라고 몇번 부르니까 이게 지 이름인지 금새 알고,
두리야- 라고 부르기만 하면어디에 있든지 목에 달린 방울소리를
딸랑거리면서 달려왔었는데 ..
산책나가는거 좋아해서 두리야, 가자! 라고 하면 뭘 하든지 달려나왔었는데
맨날 귀찮다고 안내보내주고 ..
햇빛쬐는거랑 따뜻한곳 좋아했는데 나가서 같이 있어주기 귀찮아서 맨날
가둬놓고 .. 나랑 자면 맨날 내가 움직여서 깔릴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제대로 못자는거 알면서 잘 때 되면 어디서 뭘하고 있던지 잘 놀던애를 데리고와서
억지로 눕혀도 나 잘때까지는 가만히 같이 자주던 아이였는데 ..
집에오면 가족이 그냥 다른일 하고 있어도 제일 먼저 달려나와서
반갑다고 짧은 꼬리 열심히 흔들면서 다리에 달라붙어주던 아이였는데 ..
엄마를 제일 좋아해서 엄마가 움직이면 다 따라갈라그러고
엄마가 문닫고 나가면 문앞에 앉아서 몇시간이고 기다리고
엄마가 절에가면 엄마 찾아내서 그 위에서 자고
누가 엄마 자는데 건드리면 옆에서 으르릉 거리고
누가 엄마 장난으로 때리는 척하면 옆에서 열심히 짖고
누가 자기 혼내고 있다는거 알면 엉덩이 축 내리고 엉금엉금 기어와서
손을 툭툭건드리면서 애교 부리고 , 용서해주면 화내지 말라고 얼굴을 핥았었는데
애가 눈을 안감아요
어제 도서관 다녀와서 저녁에 컴퓨터하는데 옆에 엄마가 장롱에서
청소기 들고 있고 옆에 동생이 그냥 앉아있는데 청소기에서 소리나니까
엄마한테 위험한줄 알고 애가 목이 쉬어라 짖길래 잡고있을라고 손을 뻗었는데
동생이 자기가 잡겠다고 나를 밀쳐내길래 열받아서 뭐라고 하고
두리를 의자 위에 뒀는데 ,
엄마가 맨날 동생이랑 싸우냐고 , 화나셔서 뭐라뭐라하시는데
의자에 있던 두리가 다시 내려올려고 하길래 짜증이나서 괜히
"앉아!!!"라고 소리쳤더니 애가 가만히 엎드렸는데 ,
엄마가 계속 뭐라고 하셔서 이제 그만하고 올라가서 청소할라고 의자를 약간
방의 중앙쪽으로 빼면서 방을 나갈라고 하는데 뭔가 제 옆으로 휙 - 지나가요
처음 두리 만났을때 처럼 발 밑이 아니라 어깨옆쪽으로 .
돌아보니까 화난 아빠가 서계시고 제 앞쪽에는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누워있는 두리가있네요?
가서 조심스럽게 들었더니 애가 쫌 이상했어요
공원을 한 세바퀴연속으로 돌았을 때만 빼던 혀와 항상 빳빳하던 몸이 흐물흐물..
그리고 감은 눈,
당장 데리고 들어와서 담요위에 올려두고 아빠가 심장마사지를 하는데
엄마랑 동생이랑 제가 두리야 눈떠봐 눈 눈떠봐라고 하니까
얘가 크게 숨을 엄청 힘들게 힘들게 세번 내뱉으면서 간신이 눈을 떠요
그리고 내가 의자위에 앉아있으라고 했더니 엎드려서 엄마를 봤던 눈으로
다시 엄마만 바라보더니 이제는 숨도 안쉬면서 엄마만 봐요
병원가자라고 아빠한테 말했더니 늦었대요 지 운명이 여기까지래요
지가 던져놓고 저기 밖까지 던져서 죽여놓고 운명이 여기까지래요
그렇게 멀리 세게 던져놓고 죽을 줄은 몰랐대요
자기가 데리고 왔으면서 자기가 항상 목욕시켜줬으면서 어쩌다 없어지면
한시간이고 같이 찾아다녔으면서
자기가 죽여놓고 운명이 여기까지래요
두리 심장 멈춘지 몇분뒤에 언니가 집에와서 두리를 안고 울어요
왜죽었냐고
내가 아빠가 던져서 죽었다고 하니까 아빠가 입다물어라그래요
이런 개보다는 가족들의 우애가 더 중요하니까 던졌는데 죽을줄을 몰랐다고
몇시간 더 엄마랑 언니랑 저랑 돌아가면서 두리 안고 울었는데
두리가 차가워져요
한 여름에도 한 겨울에도 어딜가든지 뜨거웠던 두리 몸이 차가워져있어요
그리고 똥이 나오니까 아빠가 정말 죽은 거라고 같다 묻어버릴테니까 달라그랬는데
안줬더니 엄마가 두리도 편하게 보내주는걸 원할꺼라고 그래서
가정실습때 쓰다 남은 하얀천을 찾아서 그 위에 두리를 눕히고
항상 엄마 옆에서 잤던 모양을 만들고 하얀 천으로 싸고 , 그위에 항상
누워있었던 담요로 싸고 ,의자가 아닌 책상위에 올려놨어요 .
아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서는 전화하고
저랑 언니랑 엄마는 두리를 싼 담요를 보고 울었어요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니까 이번 겨울에 입고 다닐라고 사둔
옷이랑 항상 딸랑거리던 방울을 안고 울고있으니까
아빠가 들어와서 빨리 청소하래요 짜증내면서 저딴 개새끼 죽었다고 언제까지
그러고잇을거냐면서 빨리 청소하래요 그러고 나가요
엄마는 아빠 마음이 저게 아니라면서 이해하라고 말하구요
두리는 계속 차가워지면서 딱딱해져가는데
얘가요 , 마지막에 너무 눈뜨라고 했는지 눈을 감겨도 안감아요
그냥 허공만 봐요
어째요?우리 이쁜두리 , 나갔다오면 한번도 안거르고 반겨주고
제 가방 물어뜯기 좋아하던 우리두리 어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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