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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833363
    작성자 : Scientist
    추천 : 19
    조회수 : 5670
    IP : 1.237.***.185
    댓글 : 57개
    등록시간 : 2019/09/24 14:23:21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3363 모바일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신약이다??
    안녕하세요, 눈팅러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개 구충제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하여 오유에서 글을 보고 조금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생물계열 대학원을 나온 평범한 이과생입니다.
    암 관련 전문의나 항암연구자는 아니었습니다.
     
     
    1. 암은 무엇인가
     
    암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apoptosis (세포사멸) 와 necrosis (세포괴사)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입니다. 두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포는 가장 작은 단위의 생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태어나서 죽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대로 세포분열이 태어나는 것이라면, 세포 사멸 apoptosis이 세포의 죽음입니다. 이는 계획대로 이루어진다 하여 programmed cell death 라고도 합니다.
     
     
    c0da10df843299406def13f6c8934be3510ea73c.jpg.png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세포사멸 후에는 지저분한 것이 남지 않습니다. 재활용 분리배출하듯이 죽음에 이른 세포를 잘게 쪼개면 탐식세포가 이 조각을 먹어치웁니다.
    반대로 세포괴사 necrosis가 일어날 때에는 지저분하게 팍 터져버립니다. 분리배출한 쓰레기는 딱 들어서 버리면 있던 자리가 깨끗하지만 우유팩 같은게 터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쓰레기가 생겨버리면 있던 자리가 지저분해져서 걸레로 닦아내는 등 청소도구가 필요합니다. 세포괴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터진 세포의 찌꺼기를 처리하기 위해 면역세포들이 급작스럽게 대거 호출됩니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아무는 과정에서 짖물이 나옵니다. 이게 면역세포들이 열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Apoptosis: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세포의 죽음
    Necrosis: 의도하지 않은 세포의 죽음
     
     
     
     
     
    그럼 세포는 어떻게 자신이 죽을지 아는가?
    그건 p53 유전자가 열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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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53은 이렇게 생겼다고 합니다.
    이 유전자는 분열한 세포가 정상기능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 검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ocgfbj4f8e1v33m079kpvr42eh.png
     
     
     
     
     
     
    익히 다들 아시는 세포분열 과정입니다.
    하나의 세포가 두 개로 나눠지는 과정에서 아주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요, 이 때 아주 작은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 결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체크하는 유전자도 있습니다. 혹여나 DNA가 잘못 복제되거나 하면 그 순서를 바꿔주는 editting gene도 있고 최종 결과물이 합격품인지 아닌지 검사하는 장치도 있습니다.
     
    p53은 세포가 죽어야 할 때 apoptosis를 일으키는 역할을 합니다.
     
     
     
     
     
     
    24_01.jpg
     
     
     
    그러면 암은 왜 생기는가?
    p53 이 apoptosis를 일으키는 장치에 문제가 생겼거나 하는 이유로 발생합니다.
     
     
    우리 몸에 있는 세포는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 따라 모양과 특징이 달라지고, 하는 일이 다릅니다. 회사에 다양한 부서가 있고 하는 일이 다른 것, 혹은 우리나라 안에 다양한 산업군이 존재하고 각자 만들어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종류가 다른 것으로 이해하시면 편할것 같습니다.
    생물학 전공자가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아올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암도 마찬가지 입니다. 있어야 하는 세포와 특징이 다른 세포가 마구마구 자라는것이 암입니다.
     
    암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분열(uncontrolled proliferation)이라고도 합니다.
    위 그림의 왼쪽 모양처럼 예쁘게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져야 하는데, 오른쪽처럼 마구마구 만들어지고 그 모양이 있어야 할 세포와 다른것이 암입니다. 있어야 할 모양의 세포가 해야할 일을 하는 정상상태와 달리, 잘못된 모양의 세포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니 몸에 문제가 생깁니다. 잘못된 세포가 생기면 apoptosis를 일으켜서 제거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 상태인 겁니다.
     
    암은 회사에서 일 안하고 놀기만 하면서 불평은 있는대로 늘어놓는 직원과 유사합니다. 일은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데, 회사에서 제제를 가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열심히 일하던 사람들도 비슷하게 변합니다. 혼자만 열심히 일할 필요를 못느끼게 되는거죠.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분열만 합니다. 영양분을 빨아먹고 분열하는게 암세포가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몸의 일부분으로써 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 분열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암은 전이가 되는겁니다.
     
     
     
    2. 펜벤다졸이 항암신약으로, 말기 암환자가 완치되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직은 모른다 입니다.
     
    펜벤다졸+암으로 논문검색을 해봤더니 약 8건 정도의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 몇 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캡처1.JPG
     
     
    세포 수준에서 펜벤다졸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논문입니다.
    세포 수준 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기관별 암에 대한 것도 아닙니다. 항암 후보물질 발굴의 초기단계에서 하는 연구입니다.
    후보물질이 많아도 약품으로까지 개발되는 물질은 한 두개 나오기도 어렵다는건 다들 잘 아실겁니다.
     
     
     
     
     
    캡처2.JPG
     
    결론에도 잘 나오듯이, 절대 지금 연구결과만 믿고 치료제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캡처3.JPG
    캡처4.JPG
     
    마우스에서 실험한 결과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펜벤다졸만 먹으면 대조군보다 오히려 암이 더 커집니다. 비타민하고 같이 먹어야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문입니다.
     
     
     
     
     
    캡처5.JPG
     
    펜벤다졸의 간대사 효과로 인해서 오히려 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논문입니다.
    위의 비타민과 같이 처치하지 않고 펜벤다졸만 처치시 암이 커지는 결과를 나타낸 논문과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암세포를 기생충처럼 인식해서 효과가 있는것 아니냐 하는 말에 대해 설명하고 싶었고,
    p53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길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였습니다.
     
    해당 게시글에서 출처링크로 달려있는 ytn 뉴스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플랫폼에 대한 것인데 좌상단에 "구충제에 항암효과 있다" 라고 써놔서 혼동을 일으킨것 같습니다. 뉴스 내용은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웃대글에 올라온 논문은 세포수준의 연구입니다. 제가 검색했을 때도 그 논문이 결과로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저런 논문은 항암연구 분야에서는 수천건 나오는 논문입니다. 어떤 물질로, 어떤 암세포에, 어느 농도, 얼마동안 처치했을때 등등등.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암제는 논문 수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이번 이슈를 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펜벤다졸을 항암제 후보물질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겠다 입니다.
    아직은 임상에 적용할 만큼의 연구결과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앞선 발표에도 나오듯이 펜벤다졸만 투여시에는 오히려 암이 더 빠르게 진행될 우려도 있습니다.
    어떤 포뮬러로 얼마나 처치해야 항암효과를 나타내는지 연구결과를 지켜본 뒤에 임상에 적용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번 시도라도 해보자 하시는 분들께서 전문지식 없이 오히려 더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이슈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여 입장을 내놓은 식약처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

     
    공부가 깊지 않아 중간중간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태클 환영합니다.
    바로잡아 주시면 그것이 집단지성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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