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전날, 자정이 넘어서까지 야근을 하다가 문득 행복이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름 대기업 직장인에, 근무환경도 좋고 연봉도 상위권인데
난 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일까 고민을 했죠
왜 유투브에서는 '퇴사 후 느끼는 것들' 과 비슷한 제목들의 영상이 올라오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걸까요
고등학교때는 대학만 가면 행복할줄 알았습니다.
저는 재수, 삼수를 했기 때문에 그 바램은 더 커졌죠.
막상 원하는 전공으로 대학을 가고 나서도 스스로 행복해지지를 못했습니다.
공과계열로 입학을 했지만 막상 대학공부를 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3학년이 될 때쯤 깨닫게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그만둘 순 없었습니다.
삼수나 해서 들어간 곳이었으니까요
이제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학자금 대출은 남아있었고 어머니는 아프시고 가정이 조금씩 어려워졌으니까요
취업을 준비하고 인턴십을 열심히 했고, 저는 졸업전에 원하던 기업에 입사가 결정되었습니다.
엄청나게 기쁠것이라 생각했지만 기쁨 반, 걱정 반이 앞섰습니다.
지금 전공공부도 힘들어하는 내가 과연 회사에서는 잘해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과감하게 다른길을 찾아볼 용기는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2년이나 뒤쳐졌다는 생각이 있었고, (삼수생)
취업시장이 어려워져서 공대계열이 아니면 입사가 힘들기도 했고요.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제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일머리가 없구나....'
'나는 과감하게 도전하는걸 싫어하고 두려워하는구나'
'그러면서 자존심은 세서 남들에게 굽신거리는 사회생활도 못하는구나'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틴다는 생각으로 사회생활을 이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문득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흔히들 '용 꼬리보단 뱀 머리가 낫다' 라고 하는데
저는 용의(대기업) 꼬리 (일 못하는 직원) 였으니까요
주변에 뛰어난 동료들이 많다는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지 못했어요.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진정한 나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고 되뇌이면서도
사회적 평가와 눈길에 탈피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내 행복을 찾아서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주변의 기대와 생활의 안정감이 나를 다시 잡아끌었습니다.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었고
곧 한 집안의 가장이 될 남자이고
내가 대기업에 다니기에 나를 유능하고 똑똑하다고 보는 주변의 많은 시선들
그 모든 기대들이 나로하여금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지 못하도록 만들었죠.
행복이란 상대적인 것이라는걸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 뛰어난 위를 바라보면 지금의 나는 초라하고 별볼일없으니
스스로가 행복해지지 못했던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였습니다.
비교를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여야 한다는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나보다 뛰어난 오늘의 내가 되면 행복해질수 있다는걸
나는 이제서야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게 되었어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우리에겐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행복을 추구하시길 바라며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