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어제가 100일 인 줄 알았는데 오늘이 100일이라네요.
남자친구가 어제 아무 말도 없고 제가 뭐 하자는데 그냥 가만히 있길래 속상했는데
오늘이 100일이었네요. 처음 사귄 날을 서로가 다르게 알고 있어선가...
아무튼... 뭘 하는 지 몰라도 집에 불러 앉혀 놓고는 주방엔 올 생각도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니
2시간 가량 쉬지도 않고 뭘 열심히 하더군요.
평소에도 밑반찬이나 요리를 하는데 가스렌지가 하나 뿐이라 오래 걸리긴 합니다만
저녁에 뭘 먹여주려고 저러나, 하고 별로 생각을 안 했네요.
기대는 많이 하고 있었지만요. 100일 기념으로 뭔가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음...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컴퓨터 켜고 네이트로 친구놈(2008년 부터 알게 된 허물없는 남자사람 친구)이랑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죠. 남자친구 자랑 실컷하다가 대화창 양이 많아져서 껐다 켜고 대화를 다시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평소에 36나누기 2는 대화의 추임새로 쓸 정도로 막장 대화가 오갑니다.
대화를 할 때 음슴체에다... 같은 게임을 하는 사이라 더 친해졌었죠.
녀석은 짝사랑하는 녀성분도 있습니다.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사랑하는 녀인인데 저는 절대 아니고요.)
하필이면 전 남자친구 때 받은 스트레스를
이번 남자친구가 또 주고 있다, 외모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죽겠다,
지금 남자친구는 장난으로 하는 말인데
내가 피해망상 때문에 욕으로 듣고 있는 건가.
뭐 이런 얘기로 시작되고 있었죠...-_-;
(전 남자친구는 185cm에 68kg 이었고 지금 남자친구는 180cm에 60kg...
전 173cm에 49kg인데 전 남친이나 지금 남친이나 살이 많다, 허벅지가 굵다, 발목이 굵다,
배가 왜 이렇게 나왔냐, 너 요즘 살찐 것 같다, 스쿠터 뒤에 저 태우면 타이어가 가라 앉는다 등등
이런 얘길 많이 했거든요....;; 말랐다고 얘기하면 화를 내면서 왜 자꾸 저한테는
통통하다, 살 쪘다, 예전에는 안 이랬는데, 허리가 왜 이러냐 이런 얘길 하는 건데요...
몇 번이나 그만하라고 했는데 또 하고 또 하고..; 들을 때 마다 안 좋게 헤어진 전 남친 생각나서
저도 나름 힘들었거든요...; 물론 전 남친 생각나니까 하지 말라고 얘기한 적이 없으니
제 잘못이기도 하고...)
거기다 녀석이 츤데레라 저한테 "이 오라질년아" 하다가도 "보고싶긔" 하는 놈인데
또 하필이면 대화를 마무리 할 때 얘랑 저랑 둘 다 데레데레하고 있었던 겁니다.
저도 츤데레라 "이 개자식아" 하다가 "나도 보고싶긔" 라고 하는데...
그 보고 싶다가 그 보고 싶다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 한 번 봐야지? 라는 뜻인데.. 츤데레다 보니...
이런 지랄같은 대화가 오간 뒤 요리가 다 됐고... 남자친구가 밥 먹자고 성화를 부리는 통에
오유랑 네이버랑 이런 크롬창은 다 껐는데
네이트를 끄는 걸 깜빡했네요.
정말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 나왔고
저는 감동의 쓰나미에 휘말려 배가 터지도록 먹고 소화하는 동안
오늘 무슨 날이냐고 묻고,, 남자친구가 오늘이 100일이라고 가르쳐주고...
저는 어제가 100일 인 줄 알았다고 말하고...
남친은 서운했겠네, 하며 ... 고소하게 깨를 볶았죠..
대화가 끝나고 제가 뒷정리 및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가 스타를 한다고 컴 앞에 앉았다가 녀석과 제 대화를 봤습니다.
일단 전 남자친구 얘기 나왔으니 화가 났을 거고요,
욕으로 범벅된 대화 중에 자기 얘기가 섞여 있으니
또 화가 났을 거고요.
남자사람인 친구와 저의 츤데레한 모습을 보고 오해 및 분노 폭주를 했을 겁니다.
본인 입으로 자기 질투 심하니까 다른 남자랑 얘기할 때 다정하게 하지 말라고 한 세 번 정도
얘기했던 것 같네요; 근데 제가 서비스 직에서 제법 일을 오래 했었기에 그냥 습관적으로
사람들한테 살갑게 굴어서... 몇 번 싸웠었는데...T_T)
남자친구 입장에선 남자사람이랑 자기 욕하면서 시시덕대고 있는 걸로 비쳤을 게 뻔하고...;;
남자친구 빡쳐서 그 자리에서 욕하고 나가버리고
저는 왜 저러나 하고 컴 앞에 앉았다가 기겁...
그 때가 8시 쯤 됐는데 그 때 부터 지금까지 얘기도 못하고 있고..
어디서부터 얘길 해야 될 지, 왜 하필이면 남친 집에서 남친 컴으로 내 네이트로 들어가
왜 하필이면 그 얘기가 화제로 나왔는 지 정말 막막합니다.
사과를 하고 싶어도 정말 무슨 용서를 해 줄 만한 일도 아니고...
저도 지금까지 계속 울다가 이러고 있네요...
소주에 포카*스웨트 타 마시고...
아 정말... 뭔가 일이 꼬이려면 이상하게 이래...
평소엔 네이트를 잘 하지도 않지만 하게 되어도 게임 얘기나 사는 얘기만 했었는데
왜 오늘 네이트를 들어가서는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 얘기를 꺼낸 건지, 하게 된 건지 정말 저도 이해가 안 되네요...
정말 세상에 이런 남자 없는데...
제 지은 죄가 너무 커서 어쩔 줄을 모르겠네요...;;
저 같으면 저 절대 용서 못하고,, 정말 실망 많이 해서 가슴에 뻥하고 구멍이 뚫려서...
정말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거든요...;
분명히 남자친구도 그럴 거고... 그러면 제가 빌어도 빌어도 짜증만 더 날테고...
아까 전화를 받길래 미안하다고 했더니 끊어버리네요...
빌면 빌 수록 더 열받게 할 것만 같고...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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