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막연하게 작가를 꿈꾸기도 했고 (꿈을 꾸기만 했습니다)
여러 습작을 써보기도 했지만, 제게는 보여줄사람이 없었습니다.
웹소설을 쓰기엔 제 글은 팔리지 않았고 독자들의 니즈에 맞지 않았습니다.
창작욕은 날로 솟구쳤고, 혼자 메모장에 끄적이는걸로 창작욕을 해소하다, 온라인에서 만난 지인의 권유로 커뮤니티에 업로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찾아올 무관심과 날선 비평이 두려워 핸드폰을 쳐다보지도 못했지만 제 예상과는 달리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창작물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게 무척이나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실 저는 꿈과 현실의 굴레에서 점차 타협하고있었습니다.
어릴적엔 '난 꿈, 목표 없이 그저 살아가기만하는 남들과는 달라!' 라는 선민의식에 강하게 도취해 있었지만,
그것이 점점 허황된 꿈이 아닐까 했던 생각은 눈덩이처럼 점점 굴러가 정신차리고보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의식중에 현실과 타협하며 꿈에대한 욕망이 옅어져갈 즈음 썼던(혹은 새로 쓴) 단편을 투고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상상하지도 못할 반응이었습니다.
여러분들 덕에 다시 자신감을 얻었고 글을 쓰는 즐거움에 매일매일이 행복해요.
앞으로 다시 웹소설 연재를 도전할 습작을 준비할 예정으로 편의점 소재의 단편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어요.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밑에는 글에대한 짧은 후일담입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0411 좋은날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은 뒤 썼습니다.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정말 좋아하는데
하루키 특유의 문체를 모방하자! 라는 의도로 쓴 글입니다.
1. 엄청난 흡입력으로 술술 읽힌다.
2. 막상 다 읽고보니 별 내용 아니다.
3. 다소 허무하지만 여운이 남는 열린결말이다.
하루키의 문체를 모방하자는 의도는 어느정도 성공했고, 1인칭 관찰자시점이 갖는 매력과 맹점을 이용한 글입니다.
눈치채셨을지 모르지만 작품속 '그녀'가 임산부라는 객관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그저 화자의 독단적 판단 뿐입니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서술자인 화자를 신뢰할 수 밖에 없으며 작품속 그녀는 '임산부' 라는 상황을 깊게 믿게됩니다.
과연 그녀는 임산부일까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0499 에쎄 클래식
저는 운명론을 깊게 신뢰하며 사람의 손을 거쳐간 물건엔 특별한 의미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쓸 데 없는 거에 의미부여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요.
편의점 단골손님들이 매일같이 사가는 물건엔 저마다의 의미가 있었죠.
이를 알리는 글을 쓰고싶었습니다.
그리고 문학 작품 속 담배가 갖는 역할을 제대로 써보고싶었어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0602 살인자
그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70세 노모가 자폐증이 있는 50대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정상참작이 인정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기사였습니다.
화자는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노숙자의 부탁을 기분나쁘지않게 받아들이며 들어주지만, 그의 신분을 깨닫고 적지않은 공포를 느낍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점점 듣고있자니 어느새 공포는 누그러들고 말지요.
화자는 생각합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 지성인의 판단하에 죄값을 치뤘고 이제는 범죄자의 신분이 아니다.
그런 그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렇게 화자와 '그'는 나이를 넘어 신분을 넘어 진실된 친구가 되었지만 그의 죄값을 듣고 말았어요.
이후에 화자는 그를 동정했을까요? 살인귀라고 생각했을까요?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1076 왼손
이 글에는 경험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왼손에 대한 화자의 생각은 성장을 겪으며 세 개로 나뉩니다.
왼손 피아니스트의 경우
- 그다지 와닿지 않다
왼손 게이머의 경우
- 존경심이 일었다.
왼손 택시기사의 경우
- 본받고 싶다 생각했다.
화자는 중학생 때에 피아노를 연주해본적 없으며 칠 수 있는 곡은 젓가락행진곡 정도였습니다.
피아노 곡에서 왼손과 오른손의 연주법을 정확히 몰랐고, 철 없던 탓인지 피아노에 무지했던 탓인지 그 사연을 흘려넘깁니다.
그렇게 화자는 고등학생이 됩니다.
왼손 게이머를 보고 화자는 경악합니다.
화자는 두손으로 해도 이정돈데, 그는 한 손으로도 화자의 실력을 압도하고있으니까요.
그렇게 그를 존경하게 됩니다.
그런 화자는 성인이 됩니다.
왼손 택시기사의 의지와 마음을 보고 크게 반하며 닮고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의 피나는 노력과 포기를 듣게되지요.
화자는 후회하고 말아요.
그들의 노력은 결코 자신이 판단할 수 있던 게 아니었다는걸 말이지요.
여담이지만, 피씨방에서 보았던 게이머의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1175 사회복무요원
오후시간 근무자와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그의 친구가 그가 퇴근하길 기다리고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있었는데, 그게 참으로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는 저의 퇴근을 기다려줄 친구가 없거든요.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상당히 고독합니다.
사수, 부사수도 없으며 무언가 돌발상황이 일어났을때도 혼자 판단해야됩니다.
1인 근무라는건 생각보다 고독하지요.
그래서 저도 근무시간을 함께할 (혹은 퇴근을 기다려줄)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의 의미는 미 비포유를 읽으신 분이라면 눈치채시겠지만
'함께해서 즐거웠다. 너로 인해 즐거웠던건 사실이지만 나의 죽음은 이미 결정돼있었다. 그러니 내 생각 하지말고 잘 살아라.' 라는 의미입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1663 청소의 요정
야간편의점의 청소, 특히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은 상당히 까다롭고 귀찮은 일입니다.
냄새도나고 힘들고 벌레와의 사투와 종량제봉투에 얼마나 담아야될까하는 눈치싸움.
쓰레기를 비우다 손님이 오기라도 하면 참으로 난처합니다.
하지만 그걸 누군가가 대신 해주다니요!
갑작스레 생긴 행운에 화자는 크게 기뻐하면서도 청소를 해준 사람의 정체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청소는 호의가 아니었으며 생존권을 보장받기위한 처절한 부탁이었습니다.
그런 그를보고 감사하기보다는 '청소의 요정이 내일도 와주지 않으면 곤란한데' 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습니다.
그렇게 청소의 요정이 선물했던 1시간을 낭비한 화자는 반성하고 속죄합니다.
화자는 바랍니다.
'내일은 폐기 도시락이 있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