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 박인환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하나. ..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뭘 하나. ..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9/07/15 21:16:44 49.174.***.249 페페페페페페
225636[2] 2019/07/15 21:23:20 121.187.***.108 악마의딥키스
42836[3] 2019/07/15 21:25:00 183.102.***.216 우로
315215[4] 2019/07/15 21:33:34 116.122.***.131 마데온
59069[5] 2019/07/15 22:11:11 49.170.***.216 maharaja82
526594[6] 2019/07/15 22:24:57 121.134.***.192 조용한언덕
59723[7] 2019/07/15 22:49:58 124.53.***.156 라퓨타
100606[8] 2019/07/15 23:38:26 211.226.***.77 희망과용기
189027[9] 2019/07/15 23:51:55 180.70.***.79 침팬지대장
157819[10] 2019/07/16 00:22:07 14.35.***.64 싼타스틱4
748430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