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군대가기 전 2006년 이었음 집안 사정이 매우 안좋아 져서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그래서 여름방학때 했던 이마트 물류창고에 양해를 구하고 야간으로 돌려달라했음
1학년 2학기부터 지옥의 스케쥴이 시작된거임
야간 일 - 끝나고 샤워하고 바로 학교 등교 - 수업 - 끝나고 바로 물류창고 - 휴게실에서 쪽잠 - 야간 일
옷이나 속옷은 친구네 자취방에 보내서 거기서 갈아입고 그랬음 월화수목은 수업이 있고 금토일은 수업이 없으니 금요일 아침에는 집으로 가는 그런거였음
알바를 끝내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 있는데 난 당연히 피곤하니까 앉자마자 잠들었음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비슷해서 항상 같은 시간을 알람을 맞추고 자는데,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깼음
맞음 할머니가 날 깨운거임 "요즘 젊은것들은 자는척하고 자리 양보도 안한다" 대충 이런 내용의 말을 아주 구수하게 욕을 섞어가며 나한테 했음
참고로 나는 어르신들께 아주 예의가 바른 남자임
그래서 말했음
"아닙니다 저는 타자마자 잠들었고 할머니가 타신지 못봤습니다."
물론 양보한다는 말은 안했음 . 왜냐? 아침에 버스는 항상 풀방이기 때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서 집까지 갈 자신이 없었음
그러자 할머니가 노발대발하면서 난리부르스를 치는거임
슬슬 빡쳤음. 일한것도 힘든데 잠도 못잤는데 왜 내가 여기서 이런 욕을 들어야 하나... 그래도 참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이랬음 "못배운 부모년놈들 때문에 너같은 새끼들이 있는거다"
네? 우리엄마아빠가 왜요? 지금도 열심히 본업에 충실하고 계시는 우리 부모님이 왜요?
화가났음. 너무나 났음. 그래서 말했음. " 할머니, 할머니는 지금까지 집에서 등 따숩게 편하게 지내다가 나오셔서, 밤새 일하고 온 사람 자리 뺏고 싶습니까?"
그러자 할머니 왈 "어쩌라고 육시럴놈아 니가 밤새 일했는지 내가 어찌알아!"
??
화난것 이상으로 저 썩어빠진 사상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음. 이미 피곤은 없어졌음
"할매요,(전 원래 할매라는 말을 잘 씁니다) 지금 저랑 싸우자는겁니까? 제가 왜 여기서 할매한테 그땐 소리를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는데요. 노망이 났으면 집에서 아들내미 손가락이나 빨고 계세요 나오셔서 노망난거 동네방내 자랑하지 마시구여. 내가 지금 어? 낮엔 학교가고 밤엔 일하고 우리가족 빚좀 갚아보겠다는데, 그래서 힘들어서 좀 자겠다는데, 여기 할매가 전세냈습니까!" 하며 소리질렀음
만원 버스에서 정적이 흐르고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기 시작함. 할매는 내 고함에 놀랐는지 잠시 움찔거렸음. 그러다가 "이..이 놈 새 ㄲ..." 까지 말하는데 버스기사님이 정류장에 멈추시더니 할머니를 데리고 내렸음ㅋㅋㅋㅋㅋ그리고 본인만 타시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밖에 할머니는 문 두드리고 난리나곸ㅋㅋㅋㅋㅋ 승객들은 다 웃고 ㅋㅋ
그리고 기사님이 밬하스 하나 주시면서 고생한다고 젊은데 대견하다고 주시더니 행선지을 여쭤봄. 그래서 말했더니 자기가 거기가서 깨워준다고함. 난 거기서 서러운게 몰려오면서 펑펑 울었음 ㅠㅠㅠㅠㅠ 그러자 승객들이 괜찬다고, 좋은 날 올꺼라고 토닥토닥해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