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으로 3번째네요..
몇몇분들의 격려와 충고,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섞인 말씀들에 크게 감사하고, 제 생활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글 남기고나서 생각 많이했습니다.
쓰고보니 제가 이렇게 불편하면서까지,
친인척분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까지 이렇게 아빠와의갈등을 할 필요가 있는가..
그리고 엄마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자꾸 전화해서 하소연하는게 엄마에게 잘하는 짓인가..
결국 아빠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손수쓴건 아니고요, 제가 글씨체가 안좋아서 잘 못읽으실까봐 텍스트로 남겼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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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한데 난 아빠랑 같이 못살거같애
아빠가 저번에 그랬지
" 아빠가 동식이가 원한다면 바로 나가줄게 , 생각해둬 "
랬지
솔직히 내가 아빠한테 언제 나갈지에 대해 말할정도면 내가 얼마나 생각했는지 지레짐작이라도 안가?
생각 정말많이했어 아빠한테 미안하고 다른 어른들이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해서.
근데 내가 불편하면서까지 기다릴필욘 없는거같애
내가 이런 불편함뿐아니라 아빠는 이미 엄마랑 나 누나한테 너무 큰 , 내 나이대에 사실 겪지 못할일들을 겪게했어
아빠딴엔 분명 누나랑 나한테 해줄만큼 다해줬고 최선을 다했다고하지만 받는입장에선 그게 아니었어
내가 철들기 전에때의 기억에 아빠는 엄마랑 싸우고 다른아줌마랑 있는모습밖에 없고
내가 철드는도중엔 엄마 힘든모습을 항상 봐왔고
철들고 나서는 이제와서 , 9년가까이 떨어져지냈고 내가 정신을 차릴쯤엔 아빤 곁에 없었는데, 이제와서 곁에있다고 하는모습에
또한번 실망하게 됬어
내가 언제까지라도 어리광이나부리고 헛생각에빠져서 의미없는짓만 되풀이하는 어린애가 아니야
나도 내 주관이있고, 내 생각이 있고, 다른사람보다 생각을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다고는 생각해본적이 없어
난 지금 내 나이대 애들과 어울리면서 어른들의 세계까지 알아가야돼
내가 그걸 알면서까지 혼자살겠다고 충주에 남았고. 7개월을 그렇게 살았어
지난 15년간 익숙해졌던 생활패턴을 혼자살면서 한 한달동안은 거의 울면서 잠들정도로 노력하며 바꾼거야
근데 그걸 갑자기 아빠가 와서는 짐이 하나둘 들어오고 여름방학은 정말 한것도없이 할수도없이 지나갔고
지금도 난 아빠가 불편해
내가 뒀던 물건이 딴데가있는거도 싫고, 내가 자고있는데 아빠가 깨있어서 시끄럽게하는거나 내가 일어나있는데 아빠가 자서 내가
조심해야하는거도 싫어.
그리고 가장 힘든건
아빠 자체가 아니라
아빠가 있음으로써 달라지는 내 마인드야
내가 15년간 가족안에서 생활하면서 굳은게
'내가 아니면 누군간 하겠지'였는데
그게 혼자살면서 확 바뀌더라고..
'내가 아니면 누가해' 란 생각으로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고 설거지하고 집관리하고 세금내고 ...
근데 아빠가 있어서 안하게 돼
그리고 엄마한테 내가 혼자사는 모습에대해서 나쁘게좀 말하지 말아줘
내가 뭐 하루건너서 뭐 시켜먹는거도 아니고 엄마가 시켜먹는거로 뭐라고는 안하는데 아빠도 알다시피 내가 뚱뚱하니까
걱정해서. 사실은 그렇게 많이시켜먹진않아
그리고 아빠가 있어서 할머니가 이때다 싶으셔서 엄마랑 아빠랑 나랑 내집에서 살라고 하셔.
난 정말싫어. 왜 어른들은 다 내의견이나 그런건 일단 무시하고 얘기하는건지
아빠있는동안 엄마한테 하소연하면서 불편한거 참았는데
이젠 엄마보기 미안하고 엄마한테 무슨일만생기면 전화해서 하소연하는게 엄마한테 몹쓸짓인거같아
아빠는 나보다 어른이고. 더 많이살았고. 아는것도 많고 생각하는것도 많겠지만
난 내 생각은 분명히 있어
나도 아빠랑같은 사람이고, 결국 내 자신외엔 불편한거고. 내집은 내 개인적 공간이고.
그리고 아빠가 나한테 책임을 질수 있느냐 라고 물었었지..
난 벌써 7개월째 책임을 지고 있어 내가 엄마랑 떨어지면서 약속했던거
'잘먹고 잘 지내고 건강하게만 지내기'
아빠가 말하는 '책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난이미 책임을 다하고있고
아빠가 없을때도 책임을 다했고
이글을보고 아빠가 엄청 서운해하고 놀랄거라 믿어.
하지만 이건좀 알아줬으면 해서 쓰는거야
난 아빠 아들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고. 아빠 아들이라지만 내가 정신을 차렸을땐 아빤 옆에없었고. 내 머리속에 아들은 아빠의 아들이
아닌 엄마의 아들이야. 나는 엄마가 키웠고, 나는 엄마만이 있는상태에서 자랐어
물론 아빠없이 자란놈은 아니지만 아빠없이 자란녀석들 얘기를 들어보면 나랑 별반 차이가 없어
걔네가 더 잘살면 잘살지 나보다 못살진않아.
아빤 내가 언제까지나 애일거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난 이미 자랐고.
내 생활패턴은 굳어졌어
엄마나 다른 어른들이랑 많이 얘기해서 지금 내가 어떤상황에있는지 우리 가족이 어떤상황에있는지
아빠가 어떤상황에 있는지는 대충은 알고있어.
바로 나가달란말은 너무하니까 안할게
이 글을 보고도 아빠가 남겠다면. 내가 서울로 올라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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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은 더럽게많은데 글쓰는재주가 없고 그래서 자꾸 장문으로 나오네요..
아빠가 읽고 답장을 해줬는데 내용은짧습니다
아빠가 예상은했지만 그정도일줄은 몰랐고, 빠른시일내로 방을 구하신다고..
전 솔직히 쓰는동안엔 엄마와 누나에게 미안하고, 아빠에게 화나고, 울분을 터트리며 썼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빠가 읽고 답장한것을보고 마음이 약해지네요..
성격이 엄마를닮아 냉정하질 못해서..
항상 엄마한테 왜그렇게 미련하게 구냐고 투정해도 저도 역시나 엄마아들이더군요..
그래도 속은 시원합니다.
아빤 그동안 제가 언제까지나 어린애로밖에 보지 않았고.
짜증내고 불만을 즉각즉각 말하는 누나에게는 한마디도 안하고 가만히있는 저한테만 뭐라뭐라 잔소리를 하는것이 그동안 제겐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아빠는 잘잘못을 따지기전에 누가 했느냐를 따졌기에 저는 억울하게 어이없이 혼나는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이제 어리지 않고, 생각도 아빠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 그런것을 모두 편지에 남겼죠..
아마 아빠로썬 큰충격이었을겁니다, 저를 정말로 어린애로, 생각없이 사는애로 생각했었기때문이죠..
그러나 이젠 믿음직한 아들로써 든든한 동생으로써 가족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기에 편지를남겨 제 의사를 전달했던것입니다.
이제 아마 곧 다시 아빠가 없었던 여름방학 전의 생활로 돌아갈것같습니다..
지난 시험에 다른 형님,누님, 어른분들이 말씀하신듯이 공부를 한번 해봤습니다.
영어는 손에 착착맞더군요.. 이번에 영어 학년 10등내외로 졸업할것같고.. 수학..너무어려웠습니다.
아마 기초를 안해서 그런것같으니 기초를 해야겠고..
어찌저찌해서 이번시험 지난번에비해 20등 올라갔습니다..
제가 사는곳이 고교 평준화가 안되어서 몇등은 어디 몇등은 어디 이런것이 딱딱 정해져 있기에 아마 좋은고등학교는 못가더라도 공부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전글에 충고를 남겨주시고 격려해주셨던분들 감사하고요, 지난번분들이나 이번에읽어주시는모든분들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고요, 물론 저도 행복해져야겠죠.
이미 행복할수도 있으나 큰 그림자에가려 보이지 않는것일수도..
다음글을 올릴땐 행복한 내용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요즘에 친구들한테 해주는말이..
"엄마계실때 사랑한다고 해드리고 안마해드려 .."
못보는건 아니지만 떨어져살다보니 엄마의 그 존재를 알겠더군요..
여러분도 곁에있는 행복에 겨워 행운을 쫓는 어리석은행동을 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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