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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이 땅은 천한 각설이도 타령 뽑고
백정에 쌍놈도 노동요를 외는데
선비가 학식을 갈고 닦는 일이란 지금과 비교 안 될 만치 매우 무게 있는 행위로서
왕과 나랏일에 자신을 받치기 위한, 뼈를 깎는 엄격한 단련이었습니다.
근데 그 경건한 격에 맞게, 신성하리만큼 위중하던 서당에서
어떻게 미물인 개가 풍월을 읊었을까요?
양반 백성 너나 하고 옛 삶을 엿볼 수 있는 전통 그림과 민화를 보면
돼지 닭 같은 가축과 달리 개는 일상 속에 친근히 녹아든 걸 알 수 있습니다.
농업이 근간이던 때 소를 우공으로 치하야 했지만
그래도 코에 고삐가 있고 말엔 안장과 병장기가 돼지는 우리가
닭은 볏짚으로 된 산란장이 있는데
개한테 만큼은 고생도 안 시키고 푹 쉬라 마당까지 내주었습니다.
유전자 코드가 사람 손을 살갑게 타니 "애완"의 목적이 있던 거죠.
오수의 개 구전을 알면 견공이란 말도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고요.
태생이 늑대인지라 주인과 무리를 보호하고
영역을 지키며, 피 냄새를 맡습니다. 애교야 덤으로 안 쳐도,
개는 죽은 것보다 산 것이 유용하다는 전제로
그 역사가 길어, 단군의 땅에서만 사람과 오 천 년을 진화했고
여느 동물보다 말과 몸짓을 잘 이해하게 돼 반려라는 단어를 성립시켰죠.
yo, 유용한 건 소도 일 하는데 왜 잡아먹나요?
위 의문에 응답하듯 조선 시대에 와 소 도축은 불법이 됩니다.
사고로 일 못 하거나 죽은 소만 관청에 알린 뒤 고기로 썼죠.
근데 인류의 소 발견은 아득한 원시, 야생 들소와 조우에서 비롯되는데
야생 들소가 수 세기를 거쳐 완전히 길들기 전부터
인류는 이미 고기 맛을 기가 막히게 알았어요.
소는 식량으로서 가치가 더 컸고, 노동력을 대체한 건
생각보다 폭넓은 역사를 갖고 있지 않죠.
그래서 조선의 왕이 우금령(밭 가는 소 죽이지 마) 내려도 별 소용 없던 거고요.
다시 개 이야기를 하자면
세계 각지 원시인 무덤에서는 개와 묻힌 흔적이 여러 발견되는데
이는 종을 초월한 "신뢰의 관계"로 해석됩니다.
"길든 개는 주인을 물지 않는다"는 말이 와 닿는 대목이고
영적인 개념이 실재라 여겨졌던 그 암흑시대에서
함께 묻힌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교감이 되었단 뜻이죠.
씨족사회는 늑대를 관찰하며 사냥을 배웠고
두면 도움 될 거란 판단 하에 길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식용으로도 쓰인 모양이지만
굳이 야생 들소, 멧돼지같이 육즙이 풍부한 고기를 두고
사납고 민첩하며, 가죽도 안 쓰는 걸 죽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견피와 낭모피狼毛皮는 세공 기술이 발달 된 한참 뒤에나
추운 지방에서 고급 의류 안감으로 쓰였죠.
한 번 사람의 손을 탄 늑대는 음식 찌꺼기가 고팠던지 잘 따랐어요.
죽든 말든 밥 안 줘도 알아서 제 배 채우니 손해 볼 것도 없고
내쫓아도 어느샌가 촌락 근처까지 와 영역을 지키는데
사냥감도 몰고 하는 짓이 영 영특하다 이 말이죠.
그렇게 늑대는 쌍방의 생존을 도모하는 구성으로
인류가 초대를 준 첫 짐승, 개로 순응해갔습니다.
현 문명의 햇수는 그리 길지 않아요.
개를 고기로 취급한 시간 이전, 훨씬 오랫동안
용맹한 개는 사냥의 스승이자, 영역의 수호자였으며
양 떼가 길 잃지 않게 지키는 효율적인 파수꾼이고
인성의 나약한 특징인 외로움을 달래준 친구이자
주인과 묻히거든 저승길까지 동반하는, 특별한 유대를 지녔죠.
그 기특함 탓인지 개에 대해선 이런 격언도 있군요.
"거둬 준 은혜에 보답하고자 제 몸을 보신으로 주인한테 받치는 가여운 동물이다"
범인류의 역사 중, 개와 상생에 포커스를 맞추자
"죽은 것보다 산 것이 유용한 짐승"을 고기로 두는 건
당연히 과반수가 본능적으로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유전자에 입력된 데이터 중 회반죽 도시빛 기간은 짧고
개를 키운 씨족사회의 경험은 현재까지 영향을 주니까요.
단언컨대 개고기를 우호적으로 생각지 않는 자가 더 많죠, 중국 포함해도.
음식 문화를 존중해달란 관점에서 떨떠름한 취급 받는 문어나 달팽이완 달라요.
그것은 그냥 입에 못 대는 거지, 유독 개고기만 그러는 윤리적 잣대를 걸진 않거든요.
아무튼, 조선 시대 때도 개고기 찬반 토론이 치열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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