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27살 직딩 여자예요.
저는 애착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해요.
저한테는 모든 감정중에서 특별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자각이... 없는거죠...
제가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모님들이 정신과에 가서 검사를 했어요. 19살때인데..
그때 대학병원의 교수님까지 와서 특진을 했을 정도예요.
그렇다고 해서 싸이코패스처럼 감정을 못느끼거나 동감능력이 없는게 아니예요.
문제는 아까 설명했듯이... 그냥 모든 감정중에서 사랑이라는 감정만 없는 거예요.
물론 좋고, 싫고는 느낄 수 있지만...
그것 중 어느것도 저한테 특별해 질 수 없는 거죠...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굳이 말하자면, 인터넷을 떠돌아다녔던 '이상한 여자'가 될 수 있겠네요.
제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짚이는 구석은 있긴 한데 구구절절 쓰기가 어려워요.
처음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 몰라서 (지금도 모르지만)
그냥 내가 좋아 죽겠다는 남자들과 사귀었어요.
그래도 제 딴엔 그 남자들에게 미안해서.. 해달라는거 다 해주고
남친이 뭐 해줄께, 뭐 사줄까, 이런거 다 괜찮으니까 해주지 말라고 다독였어요.
그래서 남자를 3번 사귀었는데 이때껏 꽃다발 말고는
무엇도 받아본 적도, 무엇도 얻어먹어본 적도 없어요.
심지어 만원짜리 티 한장 사준다는 것 조차 부담스럽다고 거절했어요.
며칠전 오유에 올라온 여친자랑을 빙자한 고민글... 그런 류의 여친처럼요...
남친의 친구들이 천사다, 복에 겨웠다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남자들은 단순하다고 하는데.... 또 그것도 아닌가봐요.
내가 사랑해서 배려한게 아니라, 단지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은 마음 뿐이었다는 걸..
언제든 헤어져도 남자가 나를 잡을 수 없는 발판을 마련해 둔 거 뿐이라는 걸...
남자들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하나 둘 다 지쳐서 떠나가더라구요. 그래서 23살때 남자가 제 마지막 애인이 되버렸어요.
웃긴게.. 지금 그 남자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아요.
정말 그 정도로 나한테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었다는 걸... 너무 미안했죠..
실감했어요.. 난 정말 문제가 있는 여자구나...
전 어차피 결혼안하고 평생 혼자 살 각오는 되어 있어요. 그 준비도 하고 있고..
그보다 더 문제인건, 제가 좋다고 저한테 고백하는 남자들이죠...
널 사랑할 수 없다, 사실 애인이 숨겨진 애인이 있다, 날 좋아해봤자 상처만 받는다..
암만 좋게 좋게 말해줘도.. 이해를 못해요...
그래서 남자들이 지쳐서 떠나갈때쯤엔 제가 흔히 말하는 어장녀, 된장녀가 되더라구요.
자길 희망고문했고요. 그렇게 못사귄다고 말을 해줬는데... ㅜㅜ
그러다 제가 이번에 인테리어하는 까페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거기서 일하는 24살짜리 남자애가 제가 너무 좋다고 사귀자고 ㅤㅉㅗㅈ아다녀요.;;
거짓말 하다가 말 꼬여서 웃긴 사람 되기 싫고, 지쳐서 결국 사실대로 말해버렸어요.
'난 사랑을 못느끼는 여자니까, 사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라. 난 분명히 경고했다. 이때껏 많은 남자들이 나를 바꿀 수 있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다 도망갔어.'
이정도까지 했으면 알아들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럼 오늘부터 1일째' 라며 희희낙락거리면서 헤어졌어요.
참 골치아프네요. 어차피 프로젝트를 맡게 된 이상 계속 마주칠 텐데요...
사람이 살다보면 바뀔 수도 있지만, 글쎄요........
저도 답답해요.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게...
내가 저 남자를 정말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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