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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18143
    작성자 : 설명충왜건
    추천 : 12
    조회수 : 1026
    IP : 125.178.***.191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7/02/06 00:03:25
    http://todayhumor.com/?baby_18143 모바일
    유아기 예절교육이 평생갑니다...



     저희 아버지는 좀 가부장적이고 소위 말하는 '꼰대'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십니다

    특히 저 어렸을때는 더 심했죠. 운다고 때리고 동전 몇백원 주머니에 넣어놓고 잃어버렸다고 때리고

    자기가 잘못해도 무조건 남탓으로 몰아가고 나이로 내세우고...


    반면 어렸을때 같이 살았던, 아버지를 제외한 삼촌, 할머니는 오픈마인드에 진보적인 가치관을 지니셔서

    아빠는 싫어했던 반면에 삼촌, 할머니 말씀은 잘 듣고 따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중 하나가 예절교육인데,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항상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공손히 대하고 인사 잘하라고 교육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편부가정인지라 어미없이 자랐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하려고 예절을 항상 강조하셨던 것 같네요)


    덕분에 저는 동네에서 인사 잘하는 아이로 소문났고, 같은동 사람이나 주변 상가 주인분, 경비아저씨들도 저를 잘 알고계셨습니다

    동네 친구들도 제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해서 다른 곳에서 유아기를 보내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많았었죠


    그러다가 제가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멘붕하고,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아버지랑 제가 자주 가던 물고기를 파는 수족관에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저는 평소 혼자 가던대로 들어가서 주인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물고기를 사고 감사하다고 한 뒤에 가게를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게에서 나온 뒤 아버지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왜 니돈주고 사는데 감사하다고 말하냐, 저 아줌마가 감사해야되는거니까 그런말 하지 마라"

    "괜히 장사하는 사람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지 마라, 그냥 물고기만 사고 나와라"

    저는 어린 나이임에도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분명히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인사 잘 하고, 고맙다는 말을 잊지 말라고 배워왔는데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 중 한명인 아버지가 저런 태도를 알려주니 충격을 받을 수 밖에요

    어린 나이였지만 며칠동안 진짜 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해야 하나 생각을 했던게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도 지금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아버지가 말한대로는 절대 하지 않지만

    만약 저희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저런 마인드로 저를 키웠다면, 아마 저는 지금쯤 종업원에게 반말 찍찍 하고 동전, 카드나 던지는 사람이 되었겠지요


    아무튼, 저는 아직 아이는 없지만 개인적 경험으로나 대학에서 배운것으로나(교육학 전공입니다) 언제나 느끼는게 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것이지요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이나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대부분 가족들의 행동이나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교육이 정말 중요합니다. 유아기 교육을 잘 받으면 초등학교 들어가서 나쁜 행동을 접하더라도(제가 본 아버지의 태도가 그 예가 되겠지요)

    자기 스스로 이건 나쁜행동이다, 이건 좋은 행동이다 나눠서 판단할 수 있지만

    유아기때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면 초등학교때 아무리 인성교육을 다시 받는다고 해도 그 성격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 아이를 낳은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아이가 존댓말에 익숙해지도록 부부가 서로 존댓말을 썼다는 분이 있습니다

    뭐 예상하던대로 그 아이는 존댓말 잘 쓰고 예의바른 친구로 자랐지요

    저 역시 아버지의 제가 싫어하는 모습들이 가끔 튀어나와 놀랄때도 있구요...


    물론 예외는 언제나 존재합니다만 예외는 예외일 뿐이고

    아이들, 특히 유아기의 아이들을 두신 분들은 언제나 아이들 앞에서의 언어생활, 행동거지를 잘 관리하고 교육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아 그리고 존댓말 쓰라면서 정작 자기는 부모님한테 반말쓰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교육하면서 자기는 거짓말 밥먹듯이 치는 것과 같이 말과 모순되는 행동을 보여주는건 최악이니 절대 ㄴ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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