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종교자유를 보장하라”며 대광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강의석 군이 지난 5일 국내 최초로 승소판결을 받은 가운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중학교 교사가 종교를 이유로 학생을 ‘왕따’ 시킨 것.
기독교 학교인 A중학교 교목이자 도덕교과를 담당하는 B 교사가 타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학생 C군을 '집단 따돌림'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가진 학부모 신성아 씨는 “특정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허위 사실을 유포, 비방하고 협박해 아들이 왕따를 당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신 씨에 따르면 B 교사는 학기 초 토요일에 수업 대신 '신입생 환영예배'를 드린다며 학생들에게 인근 교회로 오라고 통보했다.
C 군을 비롯해 일부 학생들이 “타 교회에 다니고 있어 가지 않겠다”고 하자 B 교사는 언제부터 교회에 다녔는지 조사한 뒤 한 명씩 불러 허위사실로 비방, 협박하며 개종을 강요했다.
학생들의 진술에 따르면 B 교사는 제자들에게 “C 군이 다니는 교회는 다니지 마. 거기는 이단교회야. 그 교회에 다니면 군대도 안 가고 수혈도 못 받고 사회생활도 못 한다”는 식으로 C 군이 다니는 교회와 상관 없는 모 교단의 교리를 들어 악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네 어머니께 전화 드릴까? 네가 지금 이 선에서 그만두면 전화는 안 할 건데 다닌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라며 대답을 미루는 학생을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종교 교육이 아닌 일반 수업시간에조차 C 군이 다니는 교회를 ‘사이비’라고 매도하는 것은 물론, 허위사실로 비방하고 모욕을 주는 일도 잦았다. 또 C 군의 교회에 같이 간 친구들에게 “같이 다니지도 말고 놀지도 말라”며 따돌림을 노골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임교사의 비정상적인 언행에 충격을 받은 C 군은 극심한 모욕감을 느꼈지만 1년 동안 자신이 믿고 따라야 할 교사라는 이유로 항변도 못한 채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B 교사의 허위사실과 비방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수시로 '사이비'라고 놀리며 집단따돌림을 가하자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앞머리를 뽑거나 대성통곡을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당해야 했다.
현재 C 군은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이 밝혀지고 인권이 회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학부모 신성아 씨는 “그동안 ‘담임선생님이니 네가 참아라. 곧 좋아질 거다’라며 아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날마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 교사가 학생을 왕따시킬 수 있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가 B 교사의 사과와 학교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했다”고 울분을 쏟아냈다.
신 씨는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녹취록을 공개하며 B 교사의 왕따 조장을 재차 성토했다. 이뿐 아니라 “사과는커녕 B 교사가 얼마 뒤 모 기독교 언론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제보하여 또 다시 아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며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B 교사는 모 기독교 언론에 C 군과 일부 학생을 겨냥하여 “같은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 포섭활동을 펼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며 “수십 명의 학생이 포섭될 뻔한 위기상황에 처했는데 뒤늦게 이를 알아차린 학교 측의 대응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는 내용의 허위제보를 했다.
신 씨는 “심지어 교감 선생님마저 B 교사의 잘못과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며 아들을 불러 회유하고 사태를 흐지부지 덮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항의도 해보고 눈물로 호소도 해보고 편지도 쓰고 메일도 보내보고 전화도 해봤지만 모든 것이 헛수고였다”는 그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사건 해결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신 씨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아들은 선생님에 의해 왕따를 당했다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염려해야 한다”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사태해결을 호소했다.
‘학교의 벽'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며 힘겨운 심정을 토로한 학부모 신 씨는 “학교에서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한 학생을 힘들게 했지만 우리 가족은 너무나 고통을 받았다. 이제는 내 아들과 같은 피해를 입는 학생이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며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같은(학내 종교강요 피해) 민원은 강의석 군 이후 처음”이라며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이 지도를 하기 때문에 관할 교육청과 협의하여 민원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교에서 피해 학생을 따돌리고 일부 학생에게 강제개종을 강요했던 B교사는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뉴스한국
이젠 학교도 맘대로 못 보내는가...
기독교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