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멋진 선배 되기
선배(先輩)라는 말은 ‘먼저 선(先)’ 자에 ‘무리 배(輩)’ 자를 쓴다. ‘앞서 가는 사람들’ 정도로 풀어 쓸 수 있겠다.
여름철 산길을 걷다 보면 ‘앞서 가는 사람’의 역할을 알게 된다. 발걸음을 방해하는 풀줄기, 제멋대로 찔러대는 나뭇가지, 때때로 얼굴에 와 휘감기는 거미줄. 이런 것들을 앞에서 다 치워놓고,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좋은 길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앞서 가는 사람의 역할이다.
선배는 ‘앞사람’이지 ‘윗사람’이 아니다. 윗사람은 굳이 ‘앞서 가는 사람’의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랫사람 하나 앞에 세워두고, 자신은 편하게 뒤따라가면 그만이다. 앞에서 길 만들고 있는 사람한테, 그거 밖에 못하냐고 타박할 수 있는 것도 윗사람의 특권이라면 특권이다.
우리나라는 “갑질”이란 말의 유행에서 볼 수 있듯이, 앞사람보다는 윗사람이 더 많은 사회다. 참다운 리더(=앞에서 이끄는 사람)의 역할에 대해, 사회 전체적으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 나는 이런 말 하고 있을 처지가 전혀 못 된다. 나는 여러 곳에서 참 나쁜 선배였다. 군대에서, 대학에서, 일터에서, 온갖 똥군기를 잡으며 후배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사람이 바로 나다.
나의 모진 언행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도 여러 명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사죄한다. 그때가 소중한 시절인 줄 일찍 알았더라면, 그때 더 너그럽게 행동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 그러나 그 어떤 말로 과거를 되돌릴 수 있으랴. 그저 머리 숙일 뿐이다.
멋진 선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봤을 때, 멋진 선배가 되려면 세 가지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첫째는, 말을 아끼고 대신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나쁜 말을 아끼고 대신 좋은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남 부리는 말을 아끼고 대신 자기가 직접 행동하는 것이다.
돈은 안 쓰면서 말은 많은 선배, 칭찬이나 감사 인사에는 인색하면서 훈계와 지적질은 많은 선배, 지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이래라저래라 시키는 건 많은 선배. 다, 참 밥맛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멋진 선배가 되려면, 말을 적게 하고 베푸는 걸 많이 하는 게 제일인 듯하다.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멋진 선배가 되는 것이 꼭 좋기만 한 일일까?
멋진 선배가 되고 싶어 후배들한테 잘해줘 본 적이 있는데,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남자들은 잘해주면 너무 엉겨 붙고(마마보이인가) 여자들은 잘해주면 꼭 오해를 하더라(내가 오해받을 짓을 한 건가).
어쩌면, 잘해주는 것의 ‘정도’가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남 챙겨주지도 않고 남 귀찮게 하지도 않고, 그냥 제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게 사회생활에 있어 가장 좋은 자세 아닐까 생각한다.
멋진 선배 되기. 참 쉽지 않다.
안녕하세요, 글쓰는 이혁입니다^^
매주 토요일 낮 12시에 에세이 써서 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6시간이나 늦었네요ㅠㅠ 게을러서 그랬습니다... 하하... (죄송합니다ㅠㅠ)
앞으로는 업로드 시간 잘 지킬게요!!
유머 에세이를 쓰려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도무지 유머에세이가 나오지 않네요ㅠㅠㅠ
요즘 인생이 재미가 없어서 그런가... 다음엔 최대한 즐겁고 재밌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