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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는 나의 감정의 찌꺼기들이 많이 남아있는 익명글들이 있습니다.
그때 참 답답했나봅니다.
수시로 여길 오고, 위로받고, 위로하고, 글을 쓰고, 지우고, 올리고.
오랜만에 왔는데 - *별헤는 밤 시를 보다가, 오유에 학점헤는 밤 링크가 되어서 오다가 생각나서 익명 고민 상담 게시판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http://todayhumor.com/?gomin_730581
이 글을 쓰고, 후기 입니다.
무사히 레저던시를 마쳤습니다.
중간에 낙점을 한번 받았고, 문제가 있었고, 부모님이 큰 수술을 해서, 졸업을 미뤘지만, 어쨋든 무사히 졸업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팬데믹이였습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고, 전 그때 새로운 분야에 정진을 했습니다 (정신건강, 그룹 떼라피, 주사 놓기 등).
팬데믹이 또 금방 끝나니 정상 궤도로 엄청 빠르고 무섭게 돌아가더라구요.
제가 원하는 병원에서 일을 하며, 나름 통역사 일도 하며 ...아주 비싼 통역사죠....예... , 여러 가지에 문어발 식으로 손을 넣었고...
아직도 싱글입니다. 네 오유니까요.
제가 과연 가족이 있고, 아이가 생겼음 이렇게 글을 쓸 여유가 있었을까요?
어쨌든 육아를 하지않고, 다른 인간이나 동물을 경제적으로 책임 지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니,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부양하는 가족이 없으니, 더 뭔가를 이루어야 할것 같습니다. (막 어떤 업적이 있어야할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왜냠 결혼을 하고, 충분히 바쁜 사람들도 그 분야에서 리더쉽을 뽐내고, 감투 쓰고 그러니깐, 나는 왠지 더 뭔가를 해야할것같은 압박감??)
그냥 그렇게 느껴져요. 왠지 나만 시간이 많은것 같아서. ㅎ.
좀 그래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 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쓰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일).
달력을 보면 거의 주말 마다, 쉬는 시간 없이 빼곡하게 일 (의료) 에 관한것밖에 안했습니다. 근데 또 그게 그렇게 뿌듯하고...
(이게 꼭 이타적이지 않은게, 사실 은퇴자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리고 또 나머지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않기에, 내가 더 벌어야하는 느낌같은것도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우여곡절끝에 상 도 받았고, 하지만 아직도 나 자신에 대한 평가가 낮은 면에서 - 특히 사회적으로요. 친구 - 없어요! 연인 - 없어요!
1 년 사바티컬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충 다른 나라에서 의업이나 아니면 봉사활동/ 여행/ 등등 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충전도 하고, 새로운 인연도 만들고 싶고 뭐 그렇습니다. 조금 시야를 넓히는...?
괜히 너무 문어발 적이였나 싶네요.
사실 그래서 경제적으로 걱정이 되고, 지금 이 궤도가 조금은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나름 인터뷰 봐서 들어온 직장도 있고, 같이 프로젝트를 이제 막 시작 할려는것도 있고 그런데...
2025 년 3 월부터 밑작업 - 그러니깐, 환자분들에게 통보하고, 6 월말에 모든걸 마무리하고, 7 월달부터 이 도시를 드디어 떠나려고 합니다. (앗싸 해방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소중한 인연을 안고.
나라는 인간이 쉽게 교체되는 소모품이란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조금 슬프겠지만, 뭐 어쩌겠어요.
어쨌든 간만에 들려서 글 씁니다.
의료를 보는 시선이 한국에선 안좋은 시점에 이 글이 조금 불편할수도 있겠네요.
1년 사바디컬 끝내면 더 힘내서, 어떤 궤도인지 모르겠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곳에 가고 싶어요.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속에서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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