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00년대 초반 쯤에 고등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인데</p> <p>결코 도시라고는 말할 수 없는 촌동네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에 다녔는데.</p> <p> </p> <p>아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모임'이라는 사이트가 있었어</p> <p>학교별, 동창별 커뮤니티 사이트 였는데 주로 담임이 공지하는 용도로 사용했던 걸로 기억해</p> <p> </p> <p>그중에 익명 게시판이 있었는데</p> <p>거기에다가 내가 글을 올렸지</p> <p> </p> <p>당시 일진까진 아니었지만 소위 잘나가는 아이들, 학생회를 주축으로 불합리한 점이 많았거든</p> <p>자기들 끼리는 지각해도 봐준다거나. 투투네 뭐네 하면서 이백원씩 오백원씩 받는다던가</p> <p>천원씩 빌려가서 안 갚는 다던가. 급식실에서 새치기로 밥을 먹는 다던가</p> <p> </p> <p>무튼 그런 평소 거슬렸던 사항들을 익명으로 작성한거지.</p> <p>그러니 난리가 난거지. 담임이 보고 정황 조사하고, 개별면담하고 </p> <p>심각한 사항은 아니라서 교내 봉사, 화장실 청소 쯤으로 마무리 됐던거로 기억하는데</p> <p> </p> <p>그놈들이 이제 누가 올렸는지 찾겠다는 거지</p> <p>당시 한 10반쯤 있었는데 주로 언급된건 문과 아이들이니 범인은 문과일거다. 라는 추론으로</p> <p>5개 학급쯤 되는 반을 돌면서 누가 올렸는가 추리고 조사하고 묻고 다니고</p> <p> </p> <p>사실 이때 엄청 쫄렸는데. </p> <p>이때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 벌어져</p> <p>몇몇 아이들이 들어와서 "너네 ip추적하면 다 찾을수 있다. 지금 아는 친구들 통해 곧 밝혀질거다"</p> <p>이러니까 진짜 심장이 두근반 네근반. 걸리면 뭐라해야 하지? 도망가야하나? 온갖 생각이 들 때</p> <p> </p> <p>반에서 조용하고 평소 소설책이나 보던 범생이 한명이 자기가 그랬다며 손을 드는거야.</p> <p>?? 잰 뭐지? 지가 안그랬는데 왜 저러는거야?</p> <p>다행이라는 생각과, 온갖 의문이 들었지만</p> <p>그 친구는 애들한테 끌려가긴했는데 다음날 다치거나 상처 없이 등교한걸로 보아 </p> <p>말로만 어찌어찌 하지 않았을까 하는데</p> <p> </p> <p>나이 한참 먹은 지금도 가끔 그 친구는 왜 그랬을까? 궁금하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