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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79984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76/11
    조회수 : 1532
    IP : 221.150.***.24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10/15 11:06:48
    원글작성시간 : 2007/10/14 05:10:5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79984 모바일
    문후보나 이명박이나 똑같다는 논리에는 동의할수 없군요
    문후보가 부동산 시세차액으로 큰 돈을 벌었다.. 이건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비판 받을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명박 본인이 "있는 사람이 그 돈써서 (부동산으로) 돈버는게 뭐가 문제냐"고 했으니까요. 다만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잘못되어있다는 점과 문후보가 이것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란 건 분명한가 보군요.

    그래도 이것만 가지고 "거봐라 문후보나 이명박이나 똑같지 않느냐"는 비웃음을 살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전 문후보의 다른 공약들보다도 딱 한가지,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한국판 고도성장기 시절, 빠른 성장을 위해 대기업들에게 퍼주기 식의 지원을 해줬고 결과적으로 한국경제의 파이는 커졌습니다. 부수적으로 떨어지는 떡고물 덕에 일반 서민의 생활수준도 비약적으로 향상되긴 했죠.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정경유착, 그로인한 정치권의 부패와 제계의 비리들, 이것들이 불러들인 IMF의 여파는 결국 고스란히 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왔었습니다.

    굳이 IMF가 아니더라도, 지금 대다수의 서민들이 생활터전으로 삼고있는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본다면 분명 한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겁니다. 대기업의 한마디한마디 횡포에 질질 끌려다녀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결국 그 부담을 다시 사원들에게 전가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낮은 임금, 후진국 수준의 복리후생, 넘쳐나는 비정규직과 고용불안.. 이것들이 모두 어디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까? 대기업들의 횡포가 그 직접적인 요인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 수출산업의 역군이라 칭송받는 자동차산업, 그들이 자동차를 수출하며 생겨난 적자는 모두 내수시장에서 채웁니다. 수출용 자동차에 비해 훨씬 퀄리티가 떨어지는 내수용 자동차가, 오히려 수출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런 구질구질한 경영을 하면서, 하청작업을 하는 중소기업들에겐 어마어마한 횡포를 부립니다. 한국의 제도상, 자동차부품은 대기업이 인증한 순정품만을 인정해주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모든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눈밖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안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들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한들, 대기업 눈밖에 벗어나버리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지요.
    순정품 이외의 부품을 쓰면 안전상 문제가 생긴다구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법적으로 그러한 안정성에 대한 확고하고도 단호한 검증을 해준다면 상관없을 문제라고 봅니다. 지금처럼 단순히 "자동차 만든 회사에서 내놓은 부품이 아무래도 제일 안전하겠지"따위의 법은 공무원들 특유의 일하기 싫어 대충 만들어 놓은 법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중소기업들이 내놓는 부품들이 자기들끼리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경쟁을 펼쳐 순정품보다 더 싸고 더 뛰어난 제품으로 생산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더 질좋고 값싼 물건을 살 수 있을테고 대기업도 지금처럼 배째란 식의 경영이 아닌, 위기의식 속에서 죽어라 경쟁하며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전 몇몇 자동차 대기업들이 부도난건 일부 정권이 괴롭혀서 그렇다기 보다는 기존 정권이 너무 방만하게 풀어줬더니 국제적 경쟁력이 바닥인 상태에서 주먹구구식 경영하다 그렇게 됐다고 봅니다.

    요즘 생필품의 하나로 자리잡은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은 어떻습니까? 노태우 이 빌어먹을 인간이 자기 친척이라고 KT가 닦아놓은 기반을 한번에 넘겨줘버려서 거대기업으로 자라난 SK만 봐도 알 수 있죠. KTF무능한건 공기업 출신이라 이해한다지만 SK는 도무지 상도덕이란걸 지킬 생각이 없는 기업이더군요. 얼마전 wifi를 이용한 무제한 무료 인터넷을 이용가능한 단말기가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지만, SKT가 자사의 nate유료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가 떨어져 나갈까봐 그 단말기를 채택해주지 않았다는 일화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KTF나 LGT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들도 결국 대기업 아닙니까) 알 수 없는 과도한 요금정책, 실제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그 이용료가 나올 수 없는 서비스임에도 묻지마식 담합 가격책정.. 중소기업들이 뛰어난 기술력으로 단말기를 만들어봤자 소비자의 기호보다는 대기업 이통사들의 입맛대로 선택하지 않으면 망할수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제가 IT쪽 노동자라 소문을 많이 듣습니다만, IT업계중에서도 최악의 3대 막장으로 분류되는 곳이 SI업체, 게임업체, 그리고 모바일쪽이라더군요. 모바일업계는 태생적으로 대기업 눈치를 봐야만 하는 곳이라 정말 인간 대접 못받고 사는 곳이랍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21세기형 산업...이라고 널리 알려졌던 IT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건 대기업 클라이언트의 입맛에 맞춰져있죠. 정말 놀라운건,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졌든 간에 일의 결정은 모두 대기업 클라이언트들의 '개인적 취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하청이라고는 하나, 일단 내가 맡은 일인만큼 온갖 정성을 쏟아서 "이 기획서에서는 이러저러한 부분이 잘못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이런식으로 기획이 되면 사용자가 분명 불편함을 느낄겁니다"라는 제안을 해봤자 "입닥치고 시킨 일이나 제대로 해"란 대답만 돌아올 뿐이죠. 그나마도 정말 개념없고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곳이나(이름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을 10대기업 안에서도 저런곳이 많습니다. 놀랍게도 말이죠..) 공기업출신 대기업들은 아예 "우리 사장님 취향이 이러시다니까 무조건 이렇게 해주세요"따위의 대답을 듣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된 그 제품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까요?(해외로 진출할 목적으로 사이트를 하나 새로 만든다던 기업이, 기획서를 보내왔던 것을 보고 좌절한 적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작업공정 동영상따위를 홈페이지에 빠방하게 걸어놓고 플래시무비로 떡칠을 해서 만들라더군요. "우리나라 인터넷 인프라와 해외를 똑같이 보시면 안됩니다.. 우리나라야 이렇게 무겁게 만들어도 잘 돌아갈 정도로 회선이 좋지만 해외에선 이거 브라우저상에 띄우기도 힘들겁니다"라고 했더니 국내에서만 보면 된다더군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드는 해외 진출용 사이트가 말이죠.. 저야 돈준다니 만들긴 했지만 이런식으로 엄청난 비용을 내다버리는 곳이 바로 '한국 경제를 먹여살린다는 대기업'들이 하는 짓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직원들이 대우는 제대로 받느냐? 글쎄요.. 전 원채 불만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지 몰라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임금수준에도 물론 불만이 있지만, 그보다 더 불만인건 복지후생이 정말 최악의 저질이란 점입니다. 야근수당 제대로 받으며 일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만약 당신이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야근수당이란걸 받는다면 정말 축복받은 환경에서 살고 계신겁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잠깐..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정해진 업무시간 이외에 일을 했는데 돈을 받지 못했다.. 이건 분명 강제로 무임봉사를 부려먹은 것이고, 명백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두가지 이유로 그게 당연시되고 있죠. '회사가 먼저 살아야 당신도 살거 아니냐..'는 절절한 논리와 '무임금 야근 하기 싫으면 어디 하지 말아봐'라는 협박논리 말이죠. 첫번째 논리는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몇몇 무개념 대기업들의 논리입니다. 저런 슬픈 소릴 하는 대기업이라면 분명 경영상태가 그리 양호한 상태는 아닐겁니다만, 전 이런 기업의 우두머리들이 먼저 나서서 고통분담을 하는 것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기업 총수쯤 되는 사람이 회사를 위해서라면 비싼 곳에서 비싼 인간들 만나고 다니는 것을 뭐라 할수는 없겠지만, 자기 건강을 위한 골프, 해외여행, 넓은 집.. 이런것들은 전혀 포기하지도 않으면서 사원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문화생활 영유의 권리조차 박탈한다니요? 이런 논리를 펴는 중소기업 입장은 충분히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자기 기업의 명운을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모든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대기업의 눈에 들기위해 피눈물나는 가격경쟁을 펼칠수 밖에 없고, 결국 그러한 코스트 다운을 재료비에서 절감할 수는 없기에 인건비에서 제하게 되는 상황인거죠.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봐'란 협박은 이러한 구조속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노동자란 말이 거부감이 드시나요? 지식산업 종사자든, 대기업 직원이든 돈받고 노동팔면 다 노동자입니다ㄱ-) 기업을 성장시키고 그로인해 자부심을 얻는 '인재'의 위치가 아닌, 부려먹을만큼 부려먹고 나면 언제든 갈아치울수 있는 '노예'의 입장으로 전락하게 되는 겁니다. 단적으로 예를 들어보죠. 자기발전을 위한 문화생활 영유까지도 바라지는 않습니다만(하지만 이것도 너무나 당연한 기본권리 중 하나입니다. 이게 왜 사치가 되어버린건지는 정말 통탄할 노릇입니다.) 자기 가정을 제대로 꾸릴 수 있는 상황까지는 만들어줘야하지 않습니까? 태어난지 얼마안된 자녀가 아빠 얼굴 잊어버리게 만드는 직장생활이라면, 돈벌고 살아가는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는 겁니까? 자기 자녀가 아빠 손잡고 극장가보고 가족끼리 오붓하게 여행이라도 가본 추억 하나 없이 자라나게 만드는 생활이라면 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 거냐구요? 큰 집? 좋은 차? 사치스런 생활? 그런 것만이 인생의 행복은 아니란 말입니다...

    어쨌든 흥분해서 글이 길어져 버렸습니다만,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강제동원식(ㄱ-) 경제성장은 그시절 나름에서는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은 적절한 분배와 개혁이 사치스런 이야기가 아니라, 성장 이후에나 논해질 거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2차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란 겁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뭔지 아십니까? 자본주의 체제에서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낸 경제대국들을 우리는 흔히 선진국이라 칭하지요. 하지만 그런 나라들이 선진국이라 칭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전체 파이가 크기 때문은 아닙니다. 부자는 떵떵거리고 잘 살고, 모두가 그렇게 되기를 꿈꾸지만, 꼭 그렇게 엄청난 갑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생활과, 최소한의 꿈과, 최소한의 인생의 행복을 누릴수 있는 곳이기에 선진국인겁니다. 전체 파이만 크다고 선진국일거 같으면 중동의 석유대국들도 모두 '우리가 본받아야할' 선진국이겠군요. 일부 왕족과 석유재벌만 미친듯이 잘살고 대다수 서민들은 힘겨운 인생을 이어가는 그런 곳들 말이죠.

    문국현과 이명박은 바로 이점에서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겁니다.
    문국현이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이 아닌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발언은 한국경제의 근본적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기에 그의 통찰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고, 동시에 그것을 어찌 바꿔야할지를 알고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표출한 공약입니다.
    반대로 이명박이 주장하는 경제성장의 논리는 모두 과거의 그것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기업 위주, 국가가 주도하는 대형 삽질,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어느정도의 부패는 눈감아줘도 된다는 식의 뉘앙스..
    어쩌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전체 파이를 키우는 일은 문국현보다 이명박이 더 잘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이제 전체 파이를 아무리 키워봤자 내 삶의 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선대의 전례를 봐왔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파이 크기를 유지하고 조금씩 키워나가며 대신 한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더 높이는 것이야말로 수구파가 그토록 울부짖는 '선진국 진입'의 진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구 3대 언론이 노정권을 비난할때 지겹도록 써먹은 "(2만달러 시대에 살면 뭐하나)서민 경제가 파탄났는데!!"란 소리는 이런 묻지마 성장 위주 정책이 결코 옳은 답안이 되지 못함을 드러주고 있습니다.

    문국현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을뿐 실제 능력은 어떨지 모른다구요?
    지금은 대선 전입니다. 모두가 공약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것들은 아직까지는 말로써만 존재할 뿐입니다.
    대선이후, 당선된 후보가 자신의 말뿐인 공약들을 현실로 만들고 못만들고는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일입니다. 지금은 문국현의 공약도, 이명박의 운하도, (열우당)대신당의 정체불명의 울부짖음도 모두 말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최소한 저는 문국현의 저 공약에서, 그의 통찰력과 올바른 시각, 그리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정도의 능력은 보았고, 그게 이명박의 답안보다 훨씬 옳다고 보기에 그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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