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눈에 동공이 안 닫히는 문제가 생겨서 안과에서 큰 병원 가보라는데 겁이나서 고민글 올렸었는데요.
결론적으론 mri상 양성종양에 가깝고 두개저에 가까운 위치라 1cm의 종양도 여러 신경을 압박할 수 있고 개두술일 경우 옆 얼굴을 다 절제해야 할 정도로 위험부담이 크기에 방사선수술로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보통 수술 스케줄 잡는데 반년이지만 저는 위치가 신경다발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위치해있다 보니 조금만 더 커져도 위험한 위치라 수술 대기가 한달이내로 짧았습니다.
그때 빨리 병원가라고 등 밀어주셔서 다시 한번 더 감사드려요.
피를 안 보니 괜찮겠다 싶었는데 ct 기계처럼 생긴 곳에서 3회에 걸쳐 나눠서 받는 동안(2주에 한번씩 나눠 받았어요) 체력이 깍여나가는 게 확 체감이 되었어요.
마지막 수술 후에는 서비스직(식음료쪽이에요)이라 하루종일 서 있는데 이골이 나 있어서 체력엔 자신있었는데, 어지럼증으로 하루에 10분이상 걷지를 못하니까 엄청 당황할 정도였네요.
담석수술 할때도 느꼈지만 병원에서 말하는 일상생활의 기준이 바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걸 (몸쓰는 일이라면 더더욱)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무혈수술(?) 후 첫 한달은 침대가 고깃배로 느껴질만큼 멀미가 심해서 스테로이드로 뇌부종 낮추는데 집중하다가 간수치가 나락가서(...) 중단하기도 했구요.
집에서 요양하는 동안 어디 나가기만 하면 고열에 몸살에 시달리니 두달동안 침대 붙박이 하느라 다시 아기가 되버린 느낌도 들었어요. 일 하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도 코로나 한번 안 걸렸는데(동료직원 다 걸려도 저는 멀쩡했는데 ㅠ) 갑갑해서 잠깐 나간 까페에서 옮아 올 정도로 면역력도 뚝 떨어지더라구요...허허
반년정도 지난 지금은 이제 가벼운 근육통만 느껴질 정도로 회복되지만요! ㅎㅎ
이젠 한시간 쯤 걸으면 구역질을 느낄 정도라서, 좀 쉬어야겠다 라는 알림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ㅎㅎㅎ
아직 발음이 조금 어색하고 입술저림이 남아있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진다고 하니 더 기다려 봐야겠죠. 열심히 좋아하는 소설 소리내어 읽으면서 재활중입니당! :)
여튼간에, 다음주 검사는 양성일 가능성이 높지만 개두술로 조직검사를 한 게 아니다보니.... 잔여종양은 있는지, 방사선수술 후 붓는 정도에 따라서 초종인지 혈관종인지 알아보는 검사라고 하는데... 치료가 잘 된걸 알아도 떨리네요. ^^;;;
제발 추가종양없이 한번으로 끝나서 체력도 일할 때처럼 하루종일 움직여도 끄떡없을 정도로 점점 더 회복하게되면 (손님앞에서 구역질을 할 순 없으니까요... 또 아직 발음도 ㅠㅡㅠ) 올해안이나 늦어도 내년엔 일터로 다시 돌아가고 싶네요.
그때까진 부지런히 걷고(뇌 신경 회복하는 데 걷기가 최고래요!) 결과나오면 또 생존신고 하러 올게요:)
하 수상한 시절이지만, 오유에 계신 모든 분들은 몸도 마음도 재산도,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의 안위도 모두모두 부디 무탈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