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써두었던 두서없는 리뷰를 가지고왔어요;ㅁ; 요런 좋은 게시판이 있었는데!!!
이히히... 보시고, 혹시나 추천 해 주시고 싶은 책이있으면 추천 해 주셔도 좋고,
구미가 당기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더 즐거울거 같구요 :)
처음 읽을때는 너무 이해도 안되고 했는데, 한 세번 읽으니까 그럭저럭하네요. 그 얇은 책이 읽을 때 마다 새로운 걸 보니 저는 아직은 더 많은 책들을 읽어봐야 할 것같습니다;ㅁ;
스토리는 생각보다 간단한듯 간단하지않다. 아마도 어떤 사람이 읽느냐에 따라서 만가지의 표정을 보여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터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나와 호자(귀족), 파샤(고위관료)와 어린파디샤(군주)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나는 베네치아인으로 항해도중 해적을 만나 터키에 노예로 끌려가게된다. 의학과 점성술을 조금 알고있던 지식인인 나는 다른 노예들과 조금 다른 대우를 받기 원했고, 실제로 파샤의 눈에 들어 윤택한 노예생활을 하게되지만, 기독교인이었던 나는 무슬림이 되기를 거부하고, 절체절명의 순간, 호자를 만나게된다. 파샤는 나를 호자에게 노예로 주었고, 평소 서양문물에 대한 관심이 많던 호자는 나를 통해 서양문물에 대해 배우게 되지만, 노예와 주인의 신분관계에서 우위에 있음을 끊임없이 관철하려한다.
초반의 나는 베네치아로 가길 원했지만, 이야기의 중반부로 갈수록 터키에 남기를 원하는데 특히 '흑사병발생'을 계기로 나는 터키에 남겠다는 의지를 책표면에 나타내게 된다. 주인인 호자가 흑사병에 걸린 것 같다고 판단되었을 때 도망쳤던 나는 베네치아가 아닌 가까운 근교의 섬으로 도망친 것이다.
그 후로 이야기는 급속도로 나와 호자의 내면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노예인 나에게 점성술을 포함한 서양문물을 받아 들인 호자와 호자를 통해 터키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
개인적으로 나는 하얀성의 장면들 중에서 나와 호자가 함께 어린 파디샤를 만나러 갔던 장면을 잊지못한다.
항상 바보같다- 내가 가르쳐야할 존재 라고 호자가 나에게 이야기했던 어린파디샤는 나가 보기에 굉장히 어른스럽고 신비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끈임없이 던지는 도중 어린파디샤는 너무나 명쾌한 답-.
모방자.
사실 대다수의 리뷰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나는 하얀성을 읽으며 어쩌면 답은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모방자가 나와 호자와 나의 흉내를 번갈아 함으로써, 아 이건나고 이거는 호자구나. 명쾌한 대답을 해 준것이다!
이 후의 줄거리들이 더 있지만, 이 글을 읽게 될 사람들이 여기까지의 줄거리가 흥미롭다면 반드시 결말을 찾기바라며 - .
한 번은 사실 모든 인생은 서로 닮았다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왠지 그 말이 두려웠다. 파디샤의 얼굴에는 전에는 보지 못한 악마적인 표정이 깃들어져 있었다.
나는 두려움에 잡혀 그의 얼굴을 보며 "저는 저입니다" 하고싶었다 - 하얀성 중에서.
나는 왜 나일까. 나는 사실 내가 아닌 너이지는 않은지.
호자의 광기 - 신을 믿으며 흑사병이 두렵지 않노라 했지만 사실은 죽음이 두려움을 나에게 고백하던 순간. 나 역시 호자가 흑사병이 아닌 단순한 벌레에 물렸다고 생각을 했지만 혹시나 흑사병은 아닐지 의심하면서 호자에게서 도망쳐 나오면서 베네치아가 아닌 터키의 섬으로 나의 조국으로 돌아가지않았음을. 끊임없는 장면의 진행에서 나는 왜 나인가에 대한 실존의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지만, 사실은 읽는 동안에도 내가 왜 나인지에 대해 묻게된다.
온전히 외모 뿐만아니라 내면까지도 닮아가는 두 사람의 앞에서 나는 나이다, 호자는 호자이다 하는 이야기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을때, 그 사람을 나라고 대답해 줄 수 있는건아닐까.
20대 초반의 나는 '나는 나야'라는 대답에 대한 의심을 갖지않았지만,
현재의 나는 과연 나는 정말 나일까. 너를 대하는 나와 타인을 대하는 나.
그 사람들이 온전히 나일까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수가 없다.
다른 것을 생각하려고 애를 쓰자, 눈앞에 고향집의 뒤쪽 정원을 향해 나있는 창문으로 보이던 풍경이 떠올랐다. 탁자 위 자개 쟁반에는 복숭아와 체리가 놓여 있었다. 탁자 뒤에는 골풀로 짠 긴 의자가 있었고, 의자 위에는 초록색 창틀과 같은 색의 새털 쿠션들이 놓여 있었다. 그 뒤로 우물가에 앉은 참새와 올리브 나무와 체리나무가 보였다. 이것들 사이에 서 있는 호두나무의 꽤 높은 가지에는 긴 끈으로 묶은 그네가 희미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P.39>
방으로 들어온 남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와 닮아 있었다. 내가 저기에 있다니!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마치 누군가 내게 장난을 치려고, 내가 들어온 문의 맞으년에 있는 문으로 나를 한 번 더 들여 보내곤, 봐, 사실 넌 이런 사람이어야 돼, 문을 통해 이렇게 안으로 들어왔어야해, 손과 발을 이렇게 움직이면서 방에 앉아 있는 다른 너를 이렇게 바라보았어야 해!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우리는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놀란 표정이 아니었다. 그떄서야 실은 그가 나를 그렇게 많이 닮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28>
그는 손을 내 어께어 얹으며 내 곁을 지나갔다. 나는 고민을 나누었던 그의 어린시절 친구 같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내 목덜미를 쥐고 나를 끌어당겼다. "이리와, 같이 거울을 보자."라고 했다. 희미한 등불 및에서 우리가 얼마나 닮았는지 나는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사득 ㅏ샤의 방에서 기다리며, 그를 처음 보았을 때도 이런 감정에 휩사였던 것이 생각났다. 그떄 나는 내가 되어야 할 사람을 보았다. 지금은 그도 나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둘은 같은 사람이었다! 지금, 이것은 매우 명백한 사실처럼 다가왔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였다. 내가 나인 것을 이해하기 위해. 재빨리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러나 그도 나와 같은 행동을 했다. 그것도 아주 노련하게,...<P.105>
한번은, 몇 년 동안 그에게 써서 바친 모든 책, 동물에 관한 책, 일정표를 가져오게 했다. 한 장 한 장 넘겨 읽으면서, 우리 중 누가 어느 부분을 썼으며, 어느부분은 누가 누구를 대신하여 상상했는지를 말하게 했다. 하지만 호자를 진짜 분노케 하고 나를 혼이 빠지게 놀라게 한 것은 우리가 그와 함께 있을 때 불려나온 모방자였다.
그 사람의 얼굴이나 몸은 우리와 닮지 않았다. 키가 작고 뚱뚱했다. 옷도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그가 말을 하기 시작하자 나는 무서워 졌다. 그가 아니라 호자가 말하는 것 같았다. 호자가 그러하듯이,....<P.146-147>
탁자 위 자개 쟁반에는 복숭아와 체리가 놓여 있었다. 탁자 뒤에는 골풀로 짠 긴 의자가 있었고, 의자 위에는 초록색 창틀과 같은 색의 새털 쿠션들이 놓여 있었다. 곧 일흔 살이 될 나는 그곳에 앉아있었다. 그 뒤로 우물가에 앉은 참새와 올리브 나무와 체리 나무가 보였다. 이것들 사이에 서 있는 호두나무의 꽤 높은 가지에는 긴 끈으로 묶은 그네가 희미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