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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생일인데..
그냥 생각을 좀 적어볼게요. 이 글 재미없을거에요. 제가 재미 없는 사람이라..
생일이 엄청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저는 주변사람 생일은 거의 다 외웠고,
예전엔 싸이월드, 요즘은 카톡에 생일이 뜨기에..
바쁘면 케잌만 전하고, 서로 여유되면 고기 사주며 축하해주고... 그런 돈과 시간 하나도 아깝지 않았고 참 즐거웠어요.
최근은 시기가 안 좋고, 제 나이도 서른셋, 주변에 다들 일과 육아에 바쁘다 보니..
그저 그들에게 자주 먹는 치킨, 피자 정도 물어보고 카톡으로 선물하면 3만원 정도에 작은 마음 전하며 축하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올해도 이렇게 10명 정도의 친한 이들에게 마음을 전했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오히려 내가 더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정확히 00시 00분에 전화가 왔습니다.
작년에 헤어진 애인입니다.
그녀는 자기가 1등이냐고 묻습니다. 생일 축하를 가장 먼저 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애정이 여전히 있지만, 제가 마음이 불편할까 연락을 못 했다고 합니다.
통화를 끊고, 자고 일어나서... 퇴근 후 잠깐 10분 정도 보자고 했는데, 4시간 이상 얘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저는 지금 집에 도착.
그리고 하나 알게되네요.
그녀는 나의 서른세번째 생일을 축하해준 유일한 사람이라고..
내가 주변 사람들의 특별한 날을 신경쓰는 것이 꼭 보상심리를 가지고 하는 행동도 아니고,
저 역시 제가 마음이 좋아서 하는 행동이기에 큰 의미는 없었는데..
그래도 기대감이 제로는 아니었는지... 이상하게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작년 겨울... 두 번다시 연애 하지 않을거라고 거듭 다짐했는데,
오늘 그 결심이 무너질려고 합니다.
보온병에 그녀가 만들어준 미역국이 참 따뜻합니다.
이래서 연애하나 봅니다.
생일은
마음을 나약하게 만드는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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