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후반 여자입니다
이십대 중반부터 우울증으로 고생했었고 몇년간 정신과 전전하며 상담치료도 받고 약물치료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가 없어서 몇차례의 자살기도 끝에 대학병원에서 조울증 진단 받고 현재 외래로 반년 넘게 치료 중 입니다
정확히는 양극성 정동 장애와 합병으로 공황 장애, 불안 장애 진단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당시 장애 수준이 중증 이상이며 학습 장애, 판단력 저하, 경계선 지능 장애 수준의 지능 저하 상태로 나왔었고 꾸준히 약물 복용을 하면서 자살 충동은 꽤 호전된 편이지만 여전히 공황증상이나 생활에 있어서 여러 장애들이 느껴집니다
정말 황당한건 저는 sky 본캠 상경계열 정시로 들어갔다가 3학년 까지 다니고 자퇴했고 수능 성적이 좋은편이어서 과외와 언어쪽 프리랜서를 직업으로 삼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정신병이 심해지면서 책 한페이지 읽는데도 한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머리가 돌아가질 않고, 24+75=?? 수준의 초등학교 문제도 풀기 어려울 정도의 사고력 저하로 인해 하던 일은 모두 그만 뒀어야 했습니다
현재도 이전에 공부했던 것들이 거의 다 생각이 나지 않는 수준이라 대형 학원에서 강사제의가 들어왔음에도 거절해야 했구요
이전처럼 과외는 고사하고 머리 쓰는 일은 하기가 힘들어서 근무시간이 적은 서비스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공예쪽으로 작은 기술을 배워 놓은게 있어서 좀 더 공부하면서 그쪽 관련 사업도 같이 준비할 계획이긴 합니다만
주변 시선들이 좀 두렵기도 하고 제 스스로 자괴감도 많이 들어요
지인들도 제 학벌에 이전에 해왔던 직업들이 있는데 왜 좋은 조건의 스카웃 제의도 거절하고 다 버리고 서비스직을 하는지 이해를 못해서
코로나로 인해 이전에 하던 일에 타격도 왔고 하고 싶은 사업 준비하면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지낸다고 설명은 하고 있는데 답답합니다
공부도 다시 이것저것 하고는 있는데 이전처럼 잘 이해되고 스며들지 않고 자꾸 흘러나가는 느낌이에요 현재는 완전 초등학생 수준은 아니지만 뭔가 블라인드 처리된 듯 모든게 흐릿해요
사실 이런 느낌이 정말 무섭습니다 제가 이십대 초중반에 죽어라 쌓아왔던 것들이 한번에 무너지고 완전히 다른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분야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 개인적으로 잘 해내고 싶은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연 새로운 시도를 해도 잘 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구요
병원에서는 장애 정도가 심해 여러 범위의 능력이 전체적으로 다 떨어진것이라 천천히 회복해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정말 돌머리가 된 것 같고 평생 이대로 살아야 할까봐, 이게 진짜 제 모습일까봐 하루하루 두렵습니다
이 사실을 지인들이 알거나 한다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또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결혼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조울증은 완치되는 케이스도 거의 없다고 하고 병원에서도 완치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지 어느정도 회복이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으니 많이 답답합니다
저처럼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정신병력으로 전체적인 능력이 말도 안되게 떨어져보신 분 계실까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정말 나아지긴 하는건지 경험담이나 조언 얻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둥글게 답변해주시면 더욱 더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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