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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며칠전 택배상하차 해보겠다고 글올렸던 아재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일단 살아있기는 합니다..
저는 코로나로인해 아직은 어린 아이가있지만 이혼까지 하게되었고
무일푼으로 길바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약 두달간을 차안에서 생활하다 차량을 정리하고 고시원만한 원룸을얻었고
심한 우울증으로 대인기피증증세까지 보이며 셀프로 세상과 단절해버리고
석달간 방구석에 처박혀 은둔형외톨이 생활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상태에서 버려지다시피 했기때문에 주머니사정이
넉넉할리가 없으니 식사는 하루한끼, 그것도 밥보다는 라면이나 삼각김밥등으로
해결하였고, 최근엔 그나마도 어려워져 남은쌀로 누룽지를 만들어
숭늉으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맹물에 다시다만 풀어서 먹는등의
비현실적인 생활을 유지했었습니다.
늘 잠에서깨면 자살생각으로 시작해 자살생각으로 잠이드는
아주 위험한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었고
아직도 서랍안에는 잘 매듭지어져있는 로프가 있습니다.
방안에는 현재시간을 알수있는 시계나 핸드폰도없어
오늘이 몇월몇일인지 지금이 몇시인지조차 분간하기 힘들고
눈을뜨고있는시간이 길어지면 몰려오는 허기에 억지로 잠을청하고
그렇게 이박삼일동안 잠만 잔적도 있구요.
성인이된이후로 눈물한번 없었던 냉정하고 강한사람인줄 알았는데
드라마 도깨비였나 자살하려는 남자에게 공유가 핫도그를 주며
"창문을열어 환기를 시키고 단추를잠가. 필요할거야" 라는 장면이 있었는데
택시타고온 아이를 부둥켜안고 우는장면에 정말이지 살면서 단한번도 해본적이없는
대성통곡을 한시간동안이나 했습니다.
어제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핸드폰이 없기에 아르바이트사이트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를 PC카카오톡으로 연결해
여기저기 일할수있느냐 묻고 차편을 맞춰가며 일당이 얼마고 몇시까지고
이런거없이 그냥 데리러와준다는말에 아무곳이나 나가게되었습니다.
그 긴밤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정말 혼이나간 상태로 일을 마치게되었고
방에돌아와 샤워만 하고 뻗었습니다.
오늘 오후 알바비가 입금되어 늦은점심을 근처 한식뷔페에서 먹게되었습니다.
돈이 없을때는 그렇게 먹고싶었던 짜장면과 탕수육, 떡볶이 어묵등은 생각도나질않고
그냥 싼 가격에 배불리 먹을수있는곳부터 찾게되더라구요.
동그란 쟁반에 음식을 정말많이 담았습니다.
6개월동안 15키로가 빠졌는데 정말이지 그 15키로를 오늘먹어서 찌워도 되지 싶을정도로
많이펐습니다.
한수저 한수저 입에 넣을때마다 설움이 밀려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삼키며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사비 7천원.
정말 예전이라면 아무렇지도않게 생각했을 돈인데,
몇개월만에 먹어보는 단맛,짠맛이 이렇게나 좋았던건지 새삼 느끼게되었습니다.
식사와함께 비상식량으로 라면몇개와 찬거리를 사다놓고
나머지돈은 생면부지사람에게 도움을받은거라 그분들께 돌려드렸구요.
오늘은 이미 늦어서 일을 나가지 못했고,
내일부터 다시 일을 나가보려합니다.
빚이 많지도않습니다.
아이 양육비랑 이것저것해서 1000만원정도를 우선순위에두고
나머지 개인빚들은 미뤄두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루이틀정도 일을 더하고 받은일당으로 중고핸드폰이라도 하나 마련해서
통신문제를 해결하고 당분간은 먹는거에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는 코로나를 저주합니다.
이놈이 사람이라면 벌써 백번도 더 찢어 죽였을겁니다.
한남자의 인생을 망쳐놓았고, 한가정을 찢어놓았으며
헤어나올수없게 만들었습니다. 저놈이..
몸이 말을듣지 않습니다.
내일 오후까지 정말꿀같은 단잠을 자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을 나가겠습니다.
기도합니다.
이제는 사진속얼굴밖에 기억나지않는 내 아이를 꿈속에서나마
오랫동안 볼수있기를..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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