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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78537
    작성자 : 아예이오유
    추천 : 17
    조회수 : 1661
    IP : 1.235.***.119
    댓글 : 25개
    등록시간 : 2017/03/25 20:39:55
    http://todayhumor.com/?animal_178537 모바일
    고양이 치매..
    옵션
    • 창작글



    단순히 기분이 좋은 날인줄 알았어. 너에게.


    올해 16살은 먹은 너지만, 너는 내게 아직은 어린 내 첫째딸이니깐.


    평소엔 한번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힘들어서 큰숨 한번 내쉬면서 올라가곤했던 그 계단을.

    그날따라 아무이유없이 연달아 3번을 쉬지도않고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서 간신히 세웠을때 너는 나를 보지않고 그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벽을 보고있었지.

    그저 귀엽다고 생각했어. 운동하다가 잠깐 쉬는건가? 벽보고 쉬네?..

    그러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표정으로 날보며 갸웃거리며 오는 네게. 순간. 내가 그동안 알던 첫째딸이 아니구나 느꼈단다.

    너는 내가 아플까봐 내 몸에 한번도 올라온적도 없고 밟으면 아플까봐 누워있을적에도 내 발끝을 빙.. 돌아서 옆으로 오던아이였는데.

    내 몸을 성큼성큼 밟고 기어올라와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네가.. 낯설었단다..


    거의 울어본적이 없는 너였지.

    전에 주인분이 내게 말하길 발정났을때도 너무 조용해서 그냥 넘어갔었다고 했었잖아.

    내가 이름부르면 대답하는거 빼곤 니 목소리를 들을일은 거의없었지.

    재작년. 너의 눈수술을 위해 병원을 갔을때 너의 나이를 듣고 마취제를 사용해서 수술을하면 마취하는 도중에 무지개다리를 건널수도 있다는말에

    환각제를 이용해서 큰수술을 마쳤을때도. 너는 안울었었대. 그래서 수의사선생님께서 너무 이뻐하셨지.너무 얌전하다며.

    그런 니가.

    요즘 밤마다 울어댔지.

    이미 중성화수술도 오래전에 끝낸 너가. 이유도없이 울다가 이유도없이 계단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곤 했었어.

    그리고 내가 이름을 불러 너를 데리고 옆에서 토닥토닥해줘야 그제서야 잠을 자곤했지.

    몰랐어. 그냥.. 그냥 나이들어 밤잠이 없어졌나 싶었어..


    내 착한고양이.

    너는 발톱을 자를때도 나 편하라고 오리발마냥 힘주어 발가락사이를 벌려주며 얌전히 안겨있었고.

    너는 집에서 야매미용을 할때도  나이들어 늘어진 뱃살을 내가 잘못건들여 피를 보였을때도 아무말 않고 앉아있었지.

    그런 너가. 자꾸 먼저 다가가는 둘째녀석에게 하악질을 할때마다 몇년째 텃새를 부리는거냐고. 왜 점점더 심해지냐고. 서운해하기도했었고.

    늘 같은 시간에 먹는 간식을 너가 안먹고 멀뚱거리며 날 바라볼때. 입맛이 갑자기 까탈스러워졌냐며 투덜대기도했었어..


    그날.

    단순히 기분이 좋아보였던 그날.

    그리고 너의 알수없는 그 행동에 내가 갑자기 쿵하고 마음이 가라앉던 그날.

    혹시나 하고 검색해본 고양이치매.

    설마설마했어.

    15살 넘은 아이들에게 50%정도 나타난다는 그증상이 네게도 시작된다는걸 이제 알게되었단다.


    너는.

    다시 내게 어린고양이가 되어주기로 한건가봐.

    내 첫째딸. 내 어린착한고양이.

    끝없이 아껴줄께.




    P20170322_192156489_374BD950-9FD4-4E49-9F8A-09306031A109.JPG

    P20161116_025041000_267771D8-ABD6-4EDD-9000-C94A976CD9C5.PNG


    어이쿠. 사진너무 크네요 ㅜ.ㅜ


    고양이 치매 증상이 몇가지 있다고 하네요

    - 수면시간이 길어져서 밤에는 잠이 오지않아 돌아다니거나 울어대는일이 있대요

    - 방향감각을 잃어 목적없이 다니다가 갑자기 멍해지기도 하구요.

    - 공격력이 증가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집사에게나. 같이 지내는 반려묘들에게두요.

    -집사를 못알아보는일도 생기며 집사가 집에 들어와도 반기지 않는것도 한 증상이래요.


    다시 아깽이가 되어가는 이들에게 집사는 더많이 이름불러주고 놀아주고 챙겨주고해야할듯해요.

    이제 슬슬 배변습관도 잊고 아무곳에나 실례를 하기 시작할테고.

    3살짜리 둘째에게 살펴주고 대신 그루밍해줘야할 16살짜리 여동생이 생겼어요.

    아깽이가 한마리 더 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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