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다'님 원문------------------------------
여기서 이명박 후보를 왜그렇게 욕하는건가요??
뭐... 비리가 많다는둥 해서... 욕을 많이하고..
노무현 대통령 못하는거 있응 감싸주고.. 깨끗하다 하고..
솔직히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있것습니까?!
예전에 피랍되었을때 노무현 대통령 조용하시더만..
이번에도 조용하시네요...
변씨 문제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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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댓글로 적었는데 내용이 길어서 따로 올립니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걸로 생각하고 제 나름의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간단한 거부터 하죠. 오유에 노대통령 지지자는 많고 이명박 지지자는 적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노대통령 지지자도 많고 이명박 반대자도 많기 때문이라고 해야겠지요. (그게 아니면 노대통령 지지자와 이명박 반대자 사이에 아주 넓은 교집합이 존재한다고 얘기해도 되겠네요)
이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노대통령 지지자와 이명박 지지자들간의 세가 비슷하다면 님이 원하는 대로 양방간에 서로 까는 글들이 비슷하게 올라오겠죠. 또 서로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을 찬양하는 글도 비슷하게 올라올 것이구요. 일단 이 균형이 깨져 있기 때문에 이명박씨 까는 글보다 노대통령(또는 참여정부)를 지지하는 글이 훨씬 많은 것이지요. 이건 뭐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또한 둘째 이유에 비하면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지요.
둘째 이유는 '그럴만하기' 때문입니다. 이 얘기는 좀 길어지겠네요...
저는 60년대 이전 출생자들, 그러니까 6.25 세대를 비롯하여 60년대의 극빈한 삶을 살았던 분들이 박정희를 찬양하고, 그 후신인 박근혜 더 나아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분들의 머릿속에는 "그래도 그 사람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먹고 살게 됐다"라는, 절대 가벼이 볼 수 없는 체험적 논리가 뿌리 깊이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이러한 전쟁과 극빈의 공포와 무관한 70년대 이후 출생자 중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물론 이해하려고 애는 씁니다만 인간적으로 결코 존경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에게 숱한 매력을 드러내 보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존경심을 거두게 되지요. 70년대 이후에 태어나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제가 보기엔 그가 사회적 무뇌아에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사실에서 그의 사고 체계와 세계관, 가치관, 공공선과 사회 복지에 대한 관점, 부의 재분배에 대한 입장, 언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여부 등과 같은, 그의 삶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읽어내기 때문입니다.
한 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왔다는 것은 그가 그 당의 성격을 가장 그럴싸하게 구현하고자 하는, 또는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입장이 이러고보면 이명박씨는 가히 악의 꽃이라 할만합니다.
하지만 저도 어떤 이가 어디에 서있냐하는 한가지만으로 그의 모든 것을 결정지어 버릴만큼 아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편하게 결론짓고 희희낙락할만큼 어리지도 않구요. 만약 이명박씨가 어떤 이유로 해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오게 됐다면요? 전 당연히 다른 사람을 찍습니다. 요는 이명박씨가 한나라당의 대표라는 것과 무관하게 많은 인간적인 결함들을 자체적으로 지녔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몇개월간 그의 이름이 연관되어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한 사안들은 사실 그가 스스로 알아서 사퇴해야 할만큼의 무게를 지닌 것들이었습니다. 설령 이것 아니더라도 대체 그에게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 무엇이 있습니까? 이명박씨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를 인간적인 측면에서 존경합니까? 존경하지는 않는데 그가 되어야만 나라가 살 거 같으니까 지지하는 건가요?
오유에는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 걸 겁니다. 도저히 한나라당에는 표를 줄래야 줄 수가 없는 사람들 말입니다. 한나라당에 표를 주는 행위는 기존에 자기가 갈고 닦아왔던 가치관과 신념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인식하는 분들 말입니다. 좀 과장하면 '내 인생은 여기까지구나, 잘 버텨왔는데 여기서 이렇게 꺾이는구나' 싶은 느낌이랄까요. 내가 누구에게 표를 던졌는지 그 누구도 모르지만 본인 혼자서 부끄러워 하겠지요. -물론 이런 가정도 좀 웃깁니다. 왜냐하면 이런 가정이 의미가 있으려면,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내 소중한 가치관은 버릴지언정 개인 수입은 크게 늘어난다거나 하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하니 말입니다. 사실 그렇지도 않잖아요?
화제를 돌리죠. 그럼 오유에서는 노대통령에 대해서 만큼은 왜 이렇게 입을 아끼느냐는 비판도 사실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겁니다. 우선, 지지자라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그 대상을 좋은 시각에서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언론에서 그를 비판할때도 이 비판에 뭔가 억지스러운 것은 없는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서 나온 비판은 아닌지 한번 더 체크하게 되지요.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노대통령의 경우, 거대 언론의 비판이 합당하다 할만큼의 실수를 한적이 거의 없습니다. '배가 고프다'님은 뭔가가 많이 마음에 안드시나본데 한번 예를 들어보세요. 아마 님이 기억하는 거의 모든 예의 경우, 이미 그에 대한 반론이 마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님이 오히려 그런 반론에 눈길을 의도적으로 안 주었을 가능성이 크지요. 왜? 그냥 싫으니까요. 저 인간들 하는 얘기는 그냥 다 싫으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왜 입을 아끼느냐는 비판을 저를 비롯한 노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하는 것도 참 웃기는 겁니다. 전 언론사 논설위원이 아니에요. 전 제 개인적인 의견을 나름 합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편파적'으로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중립을 지킬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노대통령을 잔뜩 욕하고 싶은데 오유는 조용한 것이 영 불만이시면 왜 뭐 그 있잖아요, 노대통령(참여정부, 국민의 정부) 싫어하는 애들 많이 모여있는데요, 그런데 가서 애들을 데리고 오세요. '저기 오유라는 막장이 있는데 이렇게 그냥 놔둘 거냐고, 거기 휩쓸리는 어린 청년들이 불쌍하지 않냐'며 한번 얘기해 보세요. 왜 저에게 하기 싫은 일을 시키는 겁니까? (그리고 설령 언론사 논설위원이라도 얼마든지 편파적일 수 있는 겁니다. 다만 그가 그렇게 편파적이기까지 지극히 '공정했다면' 말이죠. 이건 제가 한 얘기가 아니고 외국 어떤 애가 한 말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이 말 맞지 않아요? 백번, 천번 생각해봐도 저건 아니고 이게 맞는 걸 어떡한단 말입니까?)
물어보신 것도 간단한 거였고, 사실 이런 댓글을 다 읽으실 분 같지도 않은데 다른 분들 혹시 시간 되면 보시라고 길게 적었습니다. 쓰면서 저도 생각을 좀 더 정리했구요.
요약을 하자면 기계적인 중립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며 따라서 남에게 요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물론 이는 중립성이 크게 훼손된 경우엔 예외로 쳐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명박씨는 한나라당이라는 배경을 떠나서도 인간적인 차원에서 이미 결함을 숱하게 지니고 있으므로 저는 그를 '차마' 지지할 수 없다는 것 이 두가지였습니다.
-p.s) '털어서 먼지' 이 얘기는 님이 아직 사회적으로 많이 미숙하다는 것을 드러낼 뿐입니다. 열문제 중에서 한 문제 컨닝 한 애랑 다섯 문제 컨닝한 애가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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