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황우석 약속대로 '2차 검증' 나서라"
[프레시안 강양구/기자] 〈PD수첩〉이 지난 6개월간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의혹을 취재해 온 과정을 기록한 '취재일지'를 전격 공개했다. 〈PD수첩〉 측은 '취재일지'를 공개하면서 "처음에 약속했던 대로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 '진위 여부'에 대한 최종 검증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한 '조작 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가 〈PD수첩〉 취재일지 내용의 진위 여부와 자신이 2차 검증에 합의했는지의 여부만이라도 밝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PD수첩〉 "황우석 교수 약속대로 2차 검증에 나서야"
〈PD수첩〉은 1일 그 간의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갖가지 의혹을 취재해 온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취재일지'를 공개했다. 이 취재일지 공개는 취재 내용의 방송에 앞서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 진위 여부에 대한 최종 검증을 하기로 약속해놓고도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PD수첩〉측은 밝혔다.
〈PD수첩〉 관계자는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을 위해서 줄기세포 5개를 주면서 '검증 결과가 논문과 다르게 나오면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 한다'는 약속을 해놓고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PD수첩〉이 계속 1차 검증 결과만으로 방송할 경우 국민적 혼란이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2차 검증에는 임하지 않겠다'는 주장만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D수첩〉 관계자는 특히 "11월 17일 1차 검증 결과를 통보하자 황 교수 측은 검증 결과와 검증 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서대로' 2차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공개하면서 "그러나 11월 28일 황 교수는 대리인을 통해 2차검증에 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PD수첩〉 관계자는 "황 교수가 떳떳하다면 약속한 대로 2차 검증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어제(30일) 방송을 위해서 1차 검증 결과에 대한 입장만이라도 인터뷰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마저 거부했다"고 밝혔다.
1차 검증 결과 '미지수'…〈PD수첩〉 검증에 자신감?
〈PD수첩〉 관계자는 두 기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1차 검증 결과에 대해서는 '최종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MBC의 한 관계자는 "〈PD수첩〉측이 'DNA 지문' 분석 결과 최소한 1개 이상의 '불일치' 판정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 관계자는 다만 일부 언론에서 혼선을 빚고 있는 검증작업의 진행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로부터 처음에는 줄기세포 2, 3, 4, 10, 11번 라인 등 미분화된 줄기세포 5개, 이것을 추출한 환자의 체세포를 각각 배양한 것 5개,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쓰는 바탕영양세포 5개 이렇게 총 15개를 제공받았다"고 공개하면서 "하지만 나중에 서울대 의대 측에서 환자의 머리카락(모근세포) 5개를 다시 제공받아 최종적으로는 이 모근세포 5개와 당초 받았던 줄기세포 5개의 'DNA 지문' 분석 결과를 비교하는 것으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PD수첩〉 관계자는 "〈PD수첩〉이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린 후 국내외의 법의학자들로부터 이 결론에 대한 검토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D수첩〉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도 검증 결과에 대한 검토를 요구해 놓은 상황이다.
다음은 MBC가 공개한 '취재일지' 전문.
△2005년 6월 1일 : 제보자 A씨, 〈PD수첩〉 제보란에 자신의 신원을 정확히 공개하며 최초 제보.
△6월~7월 : 제보자 A씨를 수차례 만나 제보 내용 확인. 제보의 내용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매매된 난자와 연구원 난자가 사용된 점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
△8월 : 제보자 B씨, '연구에 사용된 난자 의혹'에 대해 증언.
△9월 : 제보자 C씨,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에 대해 증언.
△10월 20일 : 미국 피츠버그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연구원 K를 만남.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3차례 물은 후에 2005년 논문에 대한 중대한 증언. 또한 피츠버그에서 연구원 P씨를 만나 난자 제공 여부에 대해 인터뷰.
△10월 31일 : 황우석 교수 정식 인터뷰. 이때 난자 문제에 대한 질문과 함께 피츠버그 연구원 K의 증언 내용에 대해 물음. 2005년 논문 의혹에 대해 〈PD수첩〉과 함께 검증하기로 합의함.
△11월 6일 : 줄기세포를 인수하러 갔으나 황우석 교수는 자리에 없었고 이병천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있었음. 줄기세포 4점을 주는데, 그것이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몇 번째 것인지 특정해주지 않겠다고 함. 취재진은 검증을 위해 몇번 줄기세포 라인인지 확인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황교수팀은 이를 거부함. 결국 줄기세포를 받지 못하고 옴.
△11월 7일~11일 : 안규리 교수 측에서 검증 과정을 감시하고 양측의 이견을 조정 할 재판관격 인물을 참여시키자고 제안. 안교수측은 명망있는 변호사 K씨를 지정. PD수첩팀은 이에 동의함.
△11월 12일 : 황 교수 측에서는 계약서 쓸 것을 요구함. '검증 결과가 논문과 동일하면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논문과 다르게 나오면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한다'는 내용. 계약서를 완성함.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로부터 줄기세포 5개라인(2,3,4,10,11번 줄기세포 라인)과 동일한 환자의 모근세포를 받음. 이때 과정을 감독할 변호사와 서울대 의대측의 과학자 교수가 전 과정을 참관함.
△11월 17일 : 검증 결과 나옴. 황우석 교수팀과 만남. 황우석 교수팀에서는 황 교수와 서울대병원 성명훈 기조실장, 황교수의 지인 윤 모 씨가 참석함. 〈PD수첩〉팀에서 최승호, 한학수 PD 참석. 감독 역할의 변호사가 참관. 황우석 교수는 "검증 결과를 믿을 수 없으며 검증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힘. 계약서대로 황교수측에서 2차 검증을 요구. 〈PD수첩〉팀은 이를 수용하고 1주일 이내에 마무리하기로 양측이 합의함.
△11월 28일 : 황우석 교수의 대리인 윤모씨, 〈PD수첩〉의 최승호, 한학수PD, 감독역할의 변호사가 다시 만남. 황교수는 대리인을 통해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고 통보. 〈PD수첩〉팀은 1차 검증결과만으로 방송할 경우 국민적 혼란이 우려된다는 점을 역설. 황 교수 측은 2차 검증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 고수.
△11월 30일 : 황우석 교수 측에 1차 검증 결과에 대한 입장(검증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 인터뷰 요청. 황교수 측 거부. 〈PD수첩〉 공문으로 재검증 요청 및 재검증 거부시 1차 검증결과에 대한 반론만이라도 인터뷰해줄 것 요청.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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